사진 속 인물: 배일규 아시아신탁 대표이사,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2006년 10월 부동산컨설팅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2007년 8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신탁업 인가를 받은 후 2009년 현재의 사명 아시아신탁으로 최종 변경했다. 또한 2019년 5월 아시아신탁이 신한금융그룹의 가족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아시아신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금융권의 영업상의 한계가 드러나며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부동산 신탁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아시아신탁은 2018년 말 매출 기준 점유율 순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력과 함께 금융기관으로서 다수의 노하우를 지닌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로 본격 새 출발 후 업계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2018년 영업이익 전년대비 12.7% 감소, 건전성 악화에 수익성 빨간불

아시아신탁 또한 여느 부동산 신탁사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이어오는데 성공했다. 2014년 매출액 268억원 수준이었으나 2017년 2.4배 가량 외형성장에 성공해 640억원을 기록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이 아닌 안정성에 비중을 둔 수탁고 운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외형 성장의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다. 그러나 2016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42.5% 뛰는 모습을 보이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6년 57.1%, 2017년 59.8% 수준까지 치솟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부동산 관련 경기 악화 조짐과 정부 규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실적이 저하되었다. 2018년 영업수익은 6.2% 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2.7%, 14.2% 줄었다. 2018년 영업이익은 335억원, 당기순이익은 242억원에 그치는 등 실적 상승세가 역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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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에서도 실적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총자산이익률 33.3%, 자기자본이익률 51.4%로 정점을 찍는 듯 했으나 이듬해 다시 하락했다. 2018년 총자산이익률 24.8%, 자기자본이익률 32.3%로 2년만에 각각 8.6%p, 19.1%p씩 줄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2018년에는 영업이익 및 순이익의 감소로 수익성 지표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이익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대출채권 관련 손실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의 확장과 함께 신탁계정대가 늘어나며 자산건전성이 악화되자 대손상각비가 증가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폭발적인 실적 성장의 동력이면서 동시에 자산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위 표에 따르면 2018년 약 44억원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100% 증가한 수치다. 2015년에도 50억원 가량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하긴 했으나 이후 대폭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더니 3년만에 대손상각비가 크게 늘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대손상각비 역시 37억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신탁의 지난 5년간 신탁계정대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을 기점으로 대손상각비가 크게 늘어난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2014년과 2015년 빠르게 증가하던 신탁계정대는 1년새 56.6%나 감소해 113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2년만에 285억원 늘어나 398억원을 기록하는 등 차입형 토지신탁 관련 사업에서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 2016년 1580억원 수준이었던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2018년 4652억원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그러나 신탁계정대는 부동산 경기에 굉장히 민감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그만큼 신용위험에 노출될 위험 역시 덩달아 높아지며 대손상각비가 크게 계상돼 영업비용이 치솟은 것이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가 불안정세를 띄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쉬운 차입형 토지신탁의 증가세는 주춤했다. 올해 3분기 기준 관련 수탁고는 47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8억원 늘어난 것에 그쳤다. 그러나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신한금융그룹의 설명에 따르면 아시아신탁을 통해 수익성이 뛰어난 차입형 토지신탁 관련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시아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올해 3분기 기준 942%로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기준을 훌쩍 상회하는 등 안정적인 자본건전성을 지하고 있으며 신한금융그룹의 막강한 자본력 동원 시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부동산 신탁사를 향해 규제의 잣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전성 관리는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신탁계정대의 건전성 악화를 인식해 순영업자본비율 산정 기준을 수정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올해 3분기 피고 건수만 217건, 소송 리스크 해소 과제 남아

부동산 신탁업은 업계 특성상 소송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미분양 사태 혹은 시공사 부도 등의 여러 요인에 의해 부실화되면 소송을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높은 보수율에 따른 높은 리스크로 인해 소송 위험이 크다.

아시아신탁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2016년을 기점으로 피고 건수 및 금액이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2016년 85건의 소송이 제기되어 소송 리스크가 한시적으로 개선된 듯 했으나 이후 줄어들 기세 없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171건의 소송에 직면해 무려 910억원의 소송비용이 발생했다. 이는 2018년 자기자본 1045억원의 88%에 달하며 영업수익 68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올해 들어서도 점점 더 많은 소송이 발생했고 3분기 말 기준 당사 피고인 소송 건수 217건과 관련된 비용만 1452억원인 것으로 드러나 소송 리스크에 대한 부담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참고로 올 3분기 영업수익은 소송비용의 36% 수준인 529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신탁은 NH농협캐피탈로부터 제기된 2014년 소송에 46억원 상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합의금은 기존에 적립한 충당부채 45억원과 순이익에서 나머지 금액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2017년 49억7671만원이었던 소송충당부채는 4억510만원으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소송 당한 상태로 이미 2심 패소까지 겪고 대법원 상고 절차를 밟고 있다. 소송의 결과에 따라 상황 전개가 달라지겠지만 크고 작은 소송전에 시달리며 잠재적인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 NH농협캐피탈 관련 소송처럼 패소가 현실화되면 회사 전체가 비상에 걸릴 위험이 다분하다. 신한금융그룹이 아시아신탁을 통해 리스크가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소송 리스크 개선도 과제로 남았다.

2018년 영업수익 기준 아시아신탁은 11사 중 7위를 차지했다. 부동산 신탁업계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실적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 않아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한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나 신규 3사의 진입 등으로 경쟁 심화되어 부동산 신탁업의 성장성마저 둔화된 상태다. 신한금융그룹의 막강한 자본력과 업계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아시아신탁이 두각을 드러내 순위 변동을 일으키고 상위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공격적인 사업을 시도하며 적절한 건전성을 유지할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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