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인물: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 그래픽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부동산 신탁업은 이익의 한계에 부딪힌 금융계에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 받았다. 2001년 국민은행에 합병된 한국주택은행의 자회사로 출범한 KB부동산신탁(대표: 김청겸)은 KB금융그룹의 이익 개선에 가장 큰 공신을 세워 주력 자회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의 전신은 주은부동산신탁주식회사로 2002년 그룹 전체의 사명 변경으로 인해 현재의 사명을 사용하게 되었다. 2018년 순이익률이 무려 72.9%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실적을 과시하며 다시 한 번 KB금융그룹 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완전히 자리잡아 가고 있다. 향후 부동산 규제와 더불어 경기 불안정 등의 외부적인 요인과 함께 경쟁 심화 등 부동산 신탁업계에 다양한 악재가 예상되며 KB부동산신탁에 대해서 마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긴 어려워 보인다.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신한금융그룹과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한 우리금융그룹과의 경쟁구도는 물론 부동산 신탁업계 상위권 진입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예상하기 위해 현 상황을 분석해 본다.

◆ 폭발적인 실적 상승, 그러나 수익구조는 점점 더 편중화 심화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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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이 아시아신탁을, 우리금융그룹이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는데 열을 올린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KB금융그룹도 자회사 KB부동산신탁을 통해 실적 견인 효과를 누렸다.

KB부동산신탁의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5년 연속 상승했다. 2014년 507억원 수준의 영업수익을 거두었으나 5년새 2.3배 늘어나 1146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201억원, 148억원이었다가 같은 기간 각각 3배씩 늘어나며 645억원, 470억원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KB부동산신탁의 수익성 지표도 우수한 편이다. 영업이익률은 매년 올라 2017년 61.7%까지 상승했다. 2018년부터 부동산 경기 불안정으로 인한 규제 등으로 인해 5.4%p 가량 소폭 하락했지만 56.3%의 높은 영업이익률 수준을 유지했다. 인상적인 부분은 총자산이익률 및 자기자본이익률이 매년 늘어난 점이다. 실제 대부분의 부동산 신탁사가 총자산이익률 및 자기자본이익률이 같은 기간 증감을 반복했으나 KB부동산신탁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 상승의 요인이 신탁보수의 증가로 인한 수수료 수익의 비중의 증가에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 2014년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의 75.7%, 이자수익이 18.7%를 차지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띄는 듯 했으나 2016년 이자수익의 비중이 5.4%로 대폭 감소하고 수수료 수익이 90.9%를 차지하는 등 수익구조 편중화 현상이 나타났다. 신탁계정대이자 관련 수익이 늘어나며 2018년 이자수익의 비중이 6.6%까지 올랐으나 수수료 수익 비중은 전체 수익의 92.8%로 의존도가 높아졌다. 편중화된 수익구조는 향후 부동산 신탁업계 경쟁 심화를 고려 시 다소 위험할 수 있다. 신규 인가를 받아 새롭게 진입한 3사는 2년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2년간 영위할 수 없어 담보, 관리, 처분신탁 및 관리형 토지신탁과 같은 비책임준공확약형 사업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신탁보수의 비중이 높아 경쟁 심화로 인한 관련 보수료 인하 등으로 실적 저하가 우려된다.

KB부동산신탁의 2016년부터 2019년 3분기까지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관리형토지신탁 및 담보신탁을 위주로 수탁고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3분기에서도 관리형 토지신탁의 비중은 15.1%, 담보신탁의 비중은 77.4%로 보고 되었다. 이는 신규 3사 진입 등으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쟁에서 KB부동산신탁 역시 실적 하락 선방을 위해 신사업 추구와 대리업무 강화 등 수익 다각화 등을 추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 신탁계정대 건전성 악화로 대손상각비 급증,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

KB부동산신탁의 실적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향후 수익성을 고려해본다면 신탁계정대의 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손상각비 급증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가 다시 나빠지자 규제도 강화되는 흐름을 보여 건전성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동산 신탁업계가 일제히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에 집중할 때 KB부동산신탁은 담보 신탁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927억원이었던 신탁계정대는 3년 동안 큰 폭으로 줄어들며 그룹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으로 인한 신탁계정대 증가를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신탁계정대가 1094억원으로 크게 뛰어올라 위험자산 비중 역시 58%로 폭등했다.

사실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타사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다. 담보신탁 관련 사업을 중점으로 실적을 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 관련 사업의 비중이 높지 않다. 그러나 신탁계정대 관련 건전성을 살펴 보면 사정이 다르다. 신탁계정대와 관련된 채권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쌓는 대손충당율은 3.2% 수준이었으나 1년새 13.6%p나 올라 16.8%을 기록했다.

2019년 들어 2분기 17.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되었다.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통장 이상의 주의를 요하는 요주의 이하 신탁계정대 역시 2016년 1억원도 하지 않았으나 1년 만에 476.4% 증가해 304억원이 되었다. 즉 전체 신탁계정대 중 80%가 요주의 이하로 손상될 위험이 매우 높음을 뜻한다. 미분양 관련 손실에 가장 민감한 특성을 가진 만큼 향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사태 등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KB부동산신탁은 KB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높은 실적을 기록해 그룹 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8년 영업수익 기준 업계 4위를 차지하는 등 점점 더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의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담보 신탁 관련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나 경쟁 심화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 위험과 신탁계정대 관련 건전성 악화 등의 해결이 필요한 과제가 잔재해 주의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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