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수첩] 최근 금융권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불안감이 꾸준하게 조성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금융사고가 한바탕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뒤 지난해 10월에는 라임펀드 논란이 수면위로 떠올라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일부 펀드의 환매 연기 선언 때문이었다.

이번엔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논란으로 또 다시 증권가가 시끄럽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마켓컬리 등 유망 비상장사에 투자를 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사모펀드 운용사다.

지난 28일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1100억 원 규모의 펀드 환매연기를 신청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환매연기 이유가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TRS 자금 회수를 급격히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1일 130억 원 규모의 TRS 전액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했고 미래에셋대우도 뒤이어 80억 원의 돈을 뺐다. 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지켜본 증권사들이 갑작스럽게 TRS 대출금 상환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알펜루트자산운용은 환매 중단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선 증권사 중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이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알펜루트 펀드의 최대 판매사였고 회수에도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260억 원 규모의 TRS 대출 자금과 투자금 30억 원을 모두 거둬들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간 문제를 넘어 소비자 및 투자자들의 손실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한국투자증권과 알펜루트자산운용 사이의 부작용에 따른 피해를 소비자가 오롯이 부담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측은 작년 10월부터 비중을 줄여가고 있었으며, 서서히 상환요청을 했으나 알펜루트자산운용 측이 이를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회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인고객들은 자신의 돈은 묶여 있지만 증권사들이 자신들의 돈을 빼려고 하는 상황을 달갑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금감원이 조금 더 구체적인 대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의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일각에선 금감원이 투자자에게 엄중한 경고를 하지 않았던 터에 지금까지 DLF 사태 및 라임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9일 증권사들이 금감원에 향후 사모 운용사 펀드에서 TRS 관련 자금 회수 계획이 없다고 밝혀 이번 논란도 곧 잠잠해 질 전망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펜루트에 대한 회수와 펀드 환매 중단 조치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금감원의 심도 있는 조사와 선제적 대비로 금융권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장의 혼란을 깨끗이 잠재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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