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빗장을 꽁꽁 걸어두는 모양새다.

특히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한 데 이어 우리 측에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밝혀오는 등 바이러스 차단에 나섰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로 인해 일각에선 남북관계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 개성 연락사무소 폐쇄조치 이어 금강산 시설 철거도 연기 통보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염 방지를 이유로 2월말로 통보했던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밝혀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 30일 오후 11시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새로 설치한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로 연결된 팩스를 통해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보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월까지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대남 통지문을 발송한 바 있다.

북한은 금강산 철거 연기에 앞서 30일 오전 남북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완전 해소될 때까지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개성 연락사무소가 폐쇄됨에 따라 남북은 서울~평양 전화선과 팩스선을 이용해 협의를 갖기로 했다.

◆ 남북관계 전망 어떨까…안도와 우려 공존

북한의 이같은 조치에 일각에서는 금강산 시설물 철거가 단행되지 않아 안도된다면서도 남북관계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먼저 금강산 시설물 철거를 연기한 것 자체는 정부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에 대해 개별관광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선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갈등 조짐을 보이면서도 개별관광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남북협력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남북이 국면 악화 속에서도 유지하고 있던 대화 채널이 전화선으로 축소되면서 대화 동력 자체도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입장에선 올해 상반기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으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의 확산세를 볼 때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 북한도 코로나 타격…김정은, 중국에 지원금·서신 보내

북한 역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이나 관광객 입국을 차단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북한으로서는 신종 코로나의 확산이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서 위문을 담은 서한을 발신하며 정상외교에 나섰다. 특히 북한은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은 지원금과 함께 서한을 발신하면서 대중 정상외교를 펼치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김정은 동지께서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에게 중국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전염성 폐렴을 막기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서한을 보냈다”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1월 31일 결정에 따라 노동당 중앙위는 중국 공산당 위원회에 지원금을 보냈다”고 전했다.

서한의 발송 시기와 지원금의 규모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전날 베이징에서 목격된 북한 김성남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서한 발송에 대해 북중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마무리될 시점에 맞춰 김 위원장의 방중이나 북죽정상회담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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