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순간과 힘주어 쥔 카메라..그리고 물러서지 않는 용기

극적인 순간과 힘주어 쥔 카메라,
그리고 물러서지 않는 용기와 통찰력으로 무장한 사진가!

이들의 만남이 엮어온 70년간의 비주얼한 역사의 기록
그 경이로운 결과물을 놀라운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

“우리의 목적은 사진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리는 것이다.”
미셸 로랑(1972년 퓰리처상 수상)

“이것은 단지 사진에 관한 일이 아니다. 삶에 관한 일이다.
게다가 스스로를 지킬 힘도 없는 사람들의 삶에 관한 일이다.”
월리엄 스나이더(1989, 1991, 1993년 퓰리처상 수상)

“단순히 뉴스를 인쇄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 잘못된 일을 공격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조셉 퓰리처(퓰리처상 설립자)

 
1942년 첫 수상작을 발표한 퓰리처상 사진 부문. 올해로 상이 설립된 지 70년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퓰리처상 사진 부문의 수상작들을 모은 전시가 두 차례 있었는데, 1998년 ‘퓰리처상 사진대전: 죽음으로 남긴 20세기의 증언'과 2010년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 퓰리처상 사진전’이었다. 두 전시 모두 놀라운 흥행을 거두며 화제가 되었다. 특히 2010년 전시의 경우 사진전으로는 드물게도 전국에서 2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저널리즘의 노벨상’,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최고의 경지’라고 평가받는 퓰리처상, 그 사진 부문 수상작들의 감동과 매력은 무엇일까.

역사의 한복판, 사건의 현장에 바짝 다가선 사진들
『퓰리처상 사진』은 사진 부문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지난 70년간의 모든 사진들을 한 권에 모은 책이다. 퓰리처상 사진 부문 수상작들의 특징은 각 사진들이 한 편의 작품이자 역사의 순간, 특종의 순간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이오섬의 성조기 게양부터 베를린 장벽 붕괴, 세계무역센터 붕괴, 미국이 벌인 이라크 전쟁을 비롯해 2011년 아이티 지진과 로스앤젤레스 폭동이 남긴 상처에 이르기까지, 퓰리처상은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는 역사적 순간의 이미지들을 상기시킨다. 또한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골목길에서 양동이 하나에 물을 받아 서로를 챙겨 가며 목욕을 하는 아이들이나 동료가 자는 동안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의 모습, 승리를 기뻐하는 운동선수의 표정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짙게 피어나는 인간애를 포착한 사진들로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퓰리처상 사진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을 찍는 사진가들에게서 나온다. 이 책이 수록한 사진 대부분은 사진가의 목숨을 건 각오와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는 용기 덕분에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이 사진들은 단지 구도가 좋은 사진, 빛의 연출이 멋진 사진, 좋은 이야깃거리를 포착한 작품만이 아니다. 그 ‘순간의 기록’ 하나하나에는 앵글에 잡힌 사건의 정치․문화․역사적 배경과 사진가의 드라마틱한 촬영 과정이 깃들어 있다.

 

사진으로 엮은 현대사 백과사전
『퓰리처상 사진』은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다. 이 책은 사진이 담은 사건에 대한 설명은 물론 사진 촬영 과정의 이야기를 다각도에서 들려준다. 특히나 본문 하단의 작은 상자들은 각 시대의 주요 사건들을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게 환기시키는 연대표 구실을 해준다. 이것들은 지난 시대의 뉴스 1면 기사들을 엄선하여 읽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퓰리처상 사진』은 지난 70년간의 퓰리처상 수상작들을 통해 전 세계 현대사를 압축하여 ‘목격’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다 보면 세계 각 지역이 겪은 과거의 성취와 비극들을 기억하고 인정하게 될 것이며 그러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사람들의 용기와 창의성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카메라 기술의 발전은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전체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퓰리처상 수상작의 담론을 카메라 메커니즘의 발전과 함께 조망하고 있다. 예술 사진은 100년 전 그대로의 카메라로 찍어도 지금 내보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기동성, 순발력, 전달 속도 등을 중요시하는 저널리즘에서는 카메라의 발전에 무척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초기 대형카메라, 20세기 중반의 소형 카메라, 컬러사진과 디지털사진이라는 메커니즘의 발전 단계로 수상작들을 나누고 있다. 사진은 인간이 만들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카메라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솔직하고 대담한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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