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재난은 ‘돈 벌 기회’인가... 파국으로 치닫는 시장교란 사태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재난은 ‘돈 벌 기회’인가... 파국으로 치닫는 시장교란 사태에 대해
  • 김규찬 기자
  • 승인 2020.02.1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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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네덜란드에서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인 ‘튤립 파동’이 일어났다. 수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튤립이 큰 인기를 끌어 높은 계약 가격으로 팔렸고 심지어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다. 당시 네덜란드에선 꽃이 피지 않은 튤립까지 계약하는 선물거래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이처럼 당시 튤립에 대한 거품은 꺼질 줄 몰랐으나 어느 순간 폭락세로 돌아섰고 ‘튤립 사재기’와 ‘튤립 매점매석’은 단순히 상인들이 파산한 것을 넘어 네덜란드가 경제대국의 자리를 영국에게 넘겨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건으로 대한민국이 국가적인 재난에 빠져있을 때에도 일명 ‘꾼’들은 향후 정부의 개발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매물을 싸게 사기 위해 부동산을 찾았다. 이는 1997년 IMF사태 때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절약’을 외치고, 금모으기 운동까지 하며 대한민국의 부채를 갚기 위해 노력할 사이 ‘꾼’들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부동산 투자를 알아봤고 자산을 현금화해 큰 돈 벌 기회를 포착했다.

이와 같은 ‘꾼’들의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국가적 재난은 ‘꾼’들에게는 큰 돈벌이의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꾼’들은 이번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마스크로 인한 시장교란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보건용 마스크 및 손 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를 시행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마스크 생산업자는 마스크 생산ㆍ판매량을 식약처에 신고해야 하게 됐다.

이처럼 식약처가 직접 나서 마스크 매점매석과 사재기 현상을 근절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마스크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등 회사 간의 갈등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더욱이 회사 간 무단계약철회나 단가인상 등은 기존 바이어들과의 계약을 철회시키거나 변경시킬 수 있으며 이는 곧 마스크에 대한 소비자가격 상승, 도매가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더욱 큰 문제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0일, 본지에게 마스크 대란으로 인한 유통업체와 공장 측과의 갈등에 대한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를 보낸 유통업체 대표 A씨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당초 공장과 마스크 1개당 단가 312원에 200만 개를 계약하기로 하고 계약서를 작성했으나 이후 공장 측은 다른 업체에서 마스크를 개당 900원에 가져가겠다고 했으니 단가를 900원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기존 바이어들과 협상된 단가가 있었기에 공장 측 요구를 거절했고 결국 공장 측은 마스크 1개당 900원을 제시한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A씨는 “공장 측 대표는 ‘900원에 계약을 하게 되면 당장 큰돈을 벌 수 있고 이는 일생에 올까말까한 기회다’고 말했다”며 “손해배상도 해결하겠다고 했으나 말을 바꾸며 배상해줄 수 없다고 법적으로 가자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A씨는 “공장에서 사재기 및 브로커들이 단가 협상을 해 공장에서 출고하는 원가율도 오르면서 도매가와 소비자가도 계속 가격이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며 “정부에서도 소비자가가 아닌 공장을 단속해야한 이러한 매점매석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회사 간 갈등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도 전가되고 있다. 실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마스크를 주문했으나 결국 주문이 취소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쿠팡에서 마스크를 주문했고 배송도착예정일, 송장번호까지 받았으나 결국 주문이 취소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도 나서 마스크 매점매석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발표했고 기획재정부 장관의 고발이 있으면 공소제기가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이에 따른 처벌이 너무나도 가벼워 매점매석을 뿌리 뽑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매점매석 행위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실제 받는 처벌은 이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0일 한 마스크 판매 업체 대표가 보건용 마스크 105만 개를 불법 거래하는 등 매점매석 행위가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으로부터 적발됐고 지난 5일에는 3만9900원에 판매되던 100매들이 마스크가 30만원에 판매된 사실이 적발됐음에도 이와 같은 행위가 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다소 약해보이는 처벌 규정에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국민 불안 심리를 이용한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를 비롯해 국민안전을 볼모로 한 시장교란 행위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합동단속으로 최대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포착한 ‘꾼’들과 이들을 엄정한 단속으로 다루겠다고 예고한 정부 간의 보이지 않는 싸움의 결과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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