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월세전환 “전세자금펀드”가 대안인가
증가하는 월세전환 “전세자금펀드”가 대안인가
  • 박길준 논설위원
  • 승인 2016.01.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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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뀔수록 전세의 월세 전환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2008년까지 만도 45%에 머물던 월세비중은 2014년에는 10%가 상승해 전세보다 월세가 많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세와 월세의 차이는 분명하다. 목돈이 드는가, 들지 않는가의 차이다. 거꾸로 말하면, 목돈이 모았는가, 모으지 못했는가로 말할 수 있다.

과거 전세와 월세의 차이는 결혼 전에는 월세, 결혼 후에는 전세 그리고 저축을 통해 내집마련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버는 외벌이로는 생활조차 어렵고, 맞벌이를 해야 그나마 소액의 적금을 들 수 있다. 그 적금이 모여 내집 마련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외벌이로는 도저히 생활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 됐고, 맞벌이를 해도 월세내면 생활비 수준밖에 남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나마 전세가도 날로 치솟아 깡통주택에 이어 깡통전세가 나돌고 있고,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와 전세라 하더라도 은행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충당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런 현상에 맞춰 전세의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보증금 펀드를 최근 내놨다. 연 수익률은 4% 내외로 현실에 비춰 비교적 높은 수준을 제시했지만, 원금보장은 되지 않는다고 금융감독원장은 못박았다.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는 원칙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한데, 이들에게 전세자금은 가진 재산의 전부라 할 수 있고, 꿈이자 희망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나서서 전세자금펀드를 만들고 그 곳에 돈과 희망을 넣으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4% 대 수익률은 지금의 경제상황을 볼 때 다소 낙관적인 이율이 아닌가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은 수출을 통해서만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중국과 미국이다. 한데 이곳의 경제상황 좋지 않다. 중국은 날로 쪼그라들고 있고, 미국은 반짝하던 경기가 다시 수그러들고 있다. 이런 때 4%대의 수익률을 제시하는 전세자금펀드는 과연 현실적인 것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입장에서도 제시된 4%대의 수익률은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예금이자는 1%대이지만 대출금리는 3, 4%대이다. 정부가 전세자금펀드를 만들고, 월세전환세대가 남은 전세자금을 펀드에 가입하려면 그 정도의 수익률은 담보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대국민 홍보를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가입자 수를 만들려면 말이다.)

하지만 과연 전세자금펀드에 얼마나 많은 월세전환자가 가입할까. 바로 그 위험도까지 있는 수익률 4%를 믿고 말이다.

반대로 원금이 보장되는 펀드가 정부차원에서 준비된다면, 100% 원금보장이 아니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장되는 펀드를 정부가 내놓는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이는 전세에서 월세로 돌린 후 남은 자금을 정부의 펀드에 넣게 되는데까지의 결단을 내릴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서민에게 있어 투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보다는 낮은 리스크가 중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적 편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인 상가수익률이 6, 7%대이다. 물론 상가건물 노후화로 인한 감가상각도 있겠지만 상권 활성화에 따른 토지가격 상승으로 상당부분 만회도 가능하다. 주식에 비해 부동산은 비교적 안정적 자산이기 때문에 시세상승이라는 또 하나의 이익을 맛볼 수 있다. 물론 이것도 투자이기 때문에 역으로 큰 리스크를 안아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리스크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점을 정부가 숙고하고 만회한다면 분명 정부의 전세자금펀드는 국민들에게 높은 지지도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투자의 핵심은 리스크관리다. 정부는 서민의 자금을 운용하는데 있어 분명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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