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전세가 과거대비 평균 30% 상승… “이제 좀 나아지려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수도권 전세가격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은 평균 -0.01%, 전세가 변동률은 평균 -0.02%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가는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수요가 감소, 10월 마지막 주에 보합을 보인 이후 2주 연속 하락세(-0.03%→-0.02%)다. 전세가 하락지역 또한 전주 14개에서 20개로 늘고 상승지역은 22개에서 11개로 줄어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는 청실의 이주수요가 정리되고 이사철도 지나면서 전세수요가 크게 줄었다. 일부 집주인들은 기존 가격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 가격으로는 계약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삼성동 롯데 102㎡가 1천5백만원 내린 3억6천만~4억원, 상아3차 115㎡도 2천5백만원 떨어진 3억3천만~3억5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동작구 역시 전세 물량도 남기 시작했고 수요자문의도 뜸해졌다. 본동의 경우는 래미안 트윈파크(5백23가구) 입주 영향이 컸다. 흑석동 동양메이저 79㎡가 1천만원 하락해 2억~2억2천만원, 본동 래미안 105㎡가 1천만원 하락해 3억1천만원의 매매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전세가는 강남구가 -0.15%로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그 다음으로 동작구(-0.06%), 금천구(-0.05%), 양천구(-0.04%), 송파구(-0.03%), 강서구(-0.02%)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광진구(0.06%), 마포구(0.05%) 등은 상승했다.

매매가는 하락폭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거래 침체 현상을 보이며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주 서울 매매가 변동률은 전주(-0.11%) 대비 하락폭이 0.10% 감소했다.

강남구는 개포동과 일원동의 매매가가 하락했다. 급매물이 나와야 그제야 거래가 이루어지는 수준으로 매수자가 많지 않아 매도자들이 호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개포동 주공1단지 49㎡가 1천7백50만원 하락한 8억~8억1천만원, 일원동 가람 89㎡가 1천만원 내린 3억6천만~4억원이다.

반면 예외적으로 송파구는 가락동 가락시장 때문에 강세를 보였다. 용도지역 상향조정 건이 도시계획위원회의 안건으로 선정된 것이 호재가 된 것. 3종으로 상향조정될 경우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으며 가락시영1차 42㎡가 3천만원 올라 4억9천5백만~5억5백만원, 가락시영2차 33㎡가 3천만원 오른 4억3천만~4억4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은평구가 -0.21%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고, 그다음으로 도봉구(-0.08%), 강남구(-0.06%), 강서구․양천구(-0.02%), 성북구․노원구(-0.01%) 등이 하락했지만 송파구가 0.07% 오르며 하락폭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 닥터아파트

그렇다면 앞으로의 중장기적인 시점에서 서울의 매매가와 전세가는 어떻게 변화할까? 이에 기자는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지난 3년간 서울 강남권의 평균 매매가와 전세가에 관한 자료를 요청, 분석에 나섰다.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서초구의 3.3제곱미터(약 1평)당 평균 매매가와 전세가를 2009년부터 2011년까지를 분기별로 나누어 각각 12개의 데이터를 산출해 냈으며, 이 데이터를 또다시 합산시켜 강남권 전체의 추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전세가는 확연히 눈에 띌 만큼 가격이 올랐으나 매매가는 크게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강남구의 경우 평당 전세가는 2009년 1분기 당시 941만원이었으나 2011년 4분기 현재는 1,269만원으로 꾸준히 상승, 무려 26% 가량 올랐다. 강남권 중 가장 가격이 낮은 강동구도 533만원에서 731만원으로 평당 평균 198만원 비싸졌다.

하지만 매매가는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 2009년 1분기 당시 강남구의 평당 매매가는 3,188만원이었으나 현재는 3,264만원으로 100만원도 채 오르지 않았다. 송파구의 사정도마찬가지. 송파구는 현재 2,335만원으로 3년전 가격인 2,310만원과 거의 같다.

자료제공 닥터아파트

사실 매매가는 2010년 초까지는 오르고 있었다. 강남권 평당 평균 매매가는 2009년 1분기에는 2,553만원이었으나 1년 새 230만원이 올라 2010년 1분기에는 2,783만원이었다. 그러나 그 후부터 2년간 계속 하락세를 보여 2011년 4분기 현재는 2,670만원을 기록,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반면 전세가는 단 한번도 떨어진 적 없이 꾸준히 상승했다. 강남권 평당 평균 전세가는 2009년 1분기에는 779만원, 2010년 1분기에는 919만원, 2011년 1분기에는 1,015만원이었고 2011년 4분기 현재는 1,078만원이다. 거의 변화가 없는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가 올랐기 때문에 매매가 대비 전세가도 4년 새 평균 30.5%에서 40.4%로 10% 가량 크게 상승했다.

닥터아파트의 관계자는 “현재 재건축시장도 경기가 좋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만한 요소가 없어 앞으로도 매매가는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며 “전세도 현재 수요가 줄어들어 하락세로 전향된 상태이며 특히 겨울 동안에는 약세를 보일 것” 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사철인 봄이 되면 겨울보다는 나아지겠지만 벌써 약 3년간 전세가가 계속 오름세로 최고점을 찍었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만 약간 가격 변동이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주 경기도의 매매가는 -0.01%, 신도시는 -0.01%, 인천은 -0.02%의 변동률을 보였으며, 전세가 또한 각각 -0.02%, -0.04%, -0.01% 의 하향세를 기록했다. / 김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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