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 기술로 한국의 전자산업 국가 경쟁력을 발전시켜

[뉴스워커 창간특집_나노기술을 말하다③] 지난 1월 14일 ‘IBS(기초과학연구원)’는 한국의 ‘현택환’ IBS 나노입자연구단장 연구팀과 미국의 ‘폴 알리비사토스’ UC버클리 부총장의 공동 연구팀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나노 다결정 소재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한⦁미 공동연구팀, 성능 대폭 향상시킨 나노 다결정 합성 성공

공동연구팀은 나노 다결정 소재의 결정 알갱이를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소재가 가진 ‘경계결함’을 균일하게 조절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계결함 밀도와 구조를 연구팀의 의도대로 제어하는 것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경계결함이란 다결정 소재를 구성하는 다양한 결정 입자 사이에 존재하는 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소재에 존재하는 경계결함은 소재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강철의 경우 불균일한 경계결함이 많아질수록 강도가 저하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경계결함을 균일하게 조절하고 경계결함의 밀도와 구조를 제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이온전도도와 같은 소재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엄밀하게는 경계결함을 합금이나 합성과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불순물이 많이 포함된 소재의 성능은 좋지 않으나 일부러 순수한 소재에 특정 불순물을 합금하거나 합성할 경우 소재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을 연상한다면 이번 연구의 대략적인 개념이나 성과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공동연구팀은 합성된 나노 다결정을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해본 결과 촉매성능이 향상되었으며 전지 성능 또한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반도체의 전기전도도, 배터리⦁연료전지⦁촉매의 전기화학적 활성, 강철의 강도 등 소재의 다양한 특성들이 결함 구조와 밀도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을 보이므로 관련 연구가 촉매성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이번에 개발된 나노 다결정 합성법은 금속과 세라믹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소재에 적용될 수 있으므로 반도체와 배터리 등 다양한 첨단소재를 사용하는 산업분야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어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 논문은 국제적인 학술지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Nature(네이쳐)’지 1월 16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 나노 막대를 이용하여 초박막 편광필름 개발

‘KAIST’는 ‘이도창’, ‘김신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나노 막대를 기반으로 하는 초박막 편광필름을 개발했다고 2019년 3월 20일 밝힌 바 있다.

편광이란 전자기파를 구성하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이 특정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전자기파를 의미하는데, 디스플레이 제품 중 LCD는 편광판이 필수적이며 OLED도 검은색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혹은 야외시인성 확보 등을 위해 편광판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번에 연구팀이 사용한 나노 막대는 막대의 긴 방향으로 편광을 발생시키는 특이한 광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어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편광판 소재로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이며, nm(나노미터) 수준의 얇은 편광필름을 제작할 수 있으므로 제품의 두께에 민감한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나노 막대 단일 입자의 편광 특성을 필름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나노 막대 입자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것이 요구되는데, 전극기판과 패터닝된 기판을 사용하는 기존 제조 방법으로는 초박막 편광필름에서 요구되는 두께의 균일성 등을 충족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공기-용액 계면과 나노 막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력, 나노 막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력 등 상호 작용하는 힘들을 미세 조정하여 나노막대들이 공기-용액 계면에서 스스로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게 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편광 필름을 형성하는 것에 성공했다.

형성된 초박막 편광필름은 길이 30nm, 지름 5nm의 나노 막대들을 88%의 정렬도로 일정하게 배열한 수십 μ㎡(제곱마이크로미터) 면적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용된 초박막 편광필름 제조방식은 기판으로 사용한 공기-용액 계면을 용액의 증발로 쉽게 제거가 가능하며 조립 면적에 제한이 없는 관계로 광범위한 소재 사용이 가능하여 폭넓은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다흰’ 박사가 1저자인 이번 연구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Nano letters(나노 레터스)’에 게재됐다.

◆ 사진 1장으로 반도체 결함 알 수 있다

지난 2월 10일 ‘KRISS(한국표준과학연구원)’는 김영식 책임연구원 팀이 3차원 나노 소자의 구조와 특성을 생산라인에서 즉시 발견할 수 있는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상분광기, 편광카메라, 대물렌즈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융합하여 기존 여러 번의 검사 과정을 거치던 것을 1번의 과정으로 축소했으며 공간분해능을 10배 이상 향상 시켜 검사의 정확도를 높였다.

이번에 개발된 측정 장비는 대물렌즈에 생성된 간섭무늬를 영상분광기와 편광카메라를 통해 분석하여 입사각, 파장 등의 정보를 얻으며 최종적으로는 나노 소자의 두께와 굴절률 값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나노 소자의 불량 여부를 판별한다.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나노 소자는 2차원 평면으로 집적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3차원으로 10층 이상 겹겹이 쌓는 패키징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 결과 3차원 나노 소자의 성능은 우수하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해져 기업들은 제품의 불량률을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존에는 3차원 나노 소자의 불량을 알기 위해서 완성품의 일부를 파괴하여 검사를 진행했으므로 기업들은 불량 검사 시 일정부분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국 기업들은 3차원 나노 소자의 불량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김영식 책임연구원 팀은 나노 소자가 발생시킨 간섭무늬를 측정 장비로 분석하여 거의 실시간으로 3차원 나노 소자의 불량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식 책임연구원은 국산 측정 장비의 개발로 일본 측정 장비의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첨단 소자의 수율 확보로 첨단 산업에서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발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Optics Express(옵틱스 익스프레스)’와 ‘Optics Letters(옵틱스 레터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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