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기업 건전성 검증 ③시큐아이] 시큐아이(최환진 대표이사)는 안전하고 완벽한 보안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2000년 3월 20일 설립되었다. 2015년 삼성SDS가 에스원으로부터 시큐아이를 인수해 2019년 3분기 말까지 전체 지분의 56.52%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올라가 있다.

당시 삼성 그룹 내 사업 재편의 목적으로 최대주주가 변동되었으나 문제는 이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위기론에 휩싸였다. 에스원이 최대주주일 때 17.7%의 영업이익률은 기록했으나 1년만에 7.9%p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편 5년 뒤에도 영업이익률이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물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이 80.2% 감소해 실적 하락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쟁이 유독 치열한 보안업계 시장에서 삼성SDS라는 든든한 지원군에도 불구 수익성이 고꾸라지고 있는 점에 대해 해결책에 대한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사업구조 재편 5년 만에 영업이익률 한자릿수로 추락, 원인 분석!

2015년 삼성 그룹 내 사업 재편의 목적으로 삼성SDS가 에스원으로부터 600만 주를 넘겨 받아 최대주주가 변동되었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 삼성SDS가 650만 주로 전체 지분의 56.52%를 보유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100만 주를 보유한 삼성물산이 2대 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 그룹에 속해 있는 시큐아이의 사업 재편 후 실적은 합격점을 받기 어렵다.

사업 재편이 이루어지기 전인 2014년만 해도 매출액 941억원,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166억원, 143억원을 기록했으며 당시 영업이익률이 17.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5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같은 기간 49.4%이나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7.9%p 줄어 9.8%로 한 자릿수로 곧바로 추락했다. 2016년 매출액은 여전히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늘며 영업이익률이 12.5% 회복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듬해 2017년부터 꾸준히 외형은 성장했으나 수익성은 되려 악화 되었다. 영업이익률이 2017년 8.5%, 2018년 7.6%까지 떨어지며 사업 재편 직후인 2015년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2018년 107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1000억원을 돌파해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매출원가 및 영업비용이 크게 올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5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2019년 들어서 외형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계속 됐다. 2019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을 비롯해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듯 싶었으나 2분기, 3분기 모두 매출액이 증가한 것에 비해 수익성은 모두 악화됐다. 작년 3분기 매출액은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억원, 32억원으로 85.3%, 79.8%씩 하락했다. 외형은 계속 늘어나는데 수익성이 계속 뒤쳐지는 원인은 높은 수준의 내부거래 의존도에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시큐아이가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린 매출액 추이를 통해 내부거래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임을 확인할 수 있다. 5년 간 전체 매출액은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는 동안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등의 거래액은 계속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14년 11.5%였던 내부거래 비중은 계속 상승해 2018년 41.9%까지 치솟았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금액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특수관계자 이외의 거래 상대방과의 거래에서 이익을 내기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3분기 말 매출액 기준 순위 상 시큐아이는 3위에 해당한다. 총 15군데 이상의 업체가 경쟁하고 있으며 최근 대형 업체를 위주로 매출액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3~4군데서 과점 하는 형태로 경쟁하고 있는 양상이어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아닌 이상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매출 실적을 늘리는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부거래가 늘어나며 매출이 상승하는 속도에 비해 수익성 상승은 속도가 나지 않아 영업이익률이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I기업을 대상으로 내부거래 비중, 수의계약의 비율 등을 강력하게 조사하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해 수익성 개선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빠른 시일 내로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수익 창출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매출원가율 70% 돌파, 대외 경쟁력 갖추기 위한 방안은?

F/W, UTM, IPS 등의 제품과 정보보안 솔루션 관련 상품 및 유지 관리 서비스 등의 용역을 제공해 매출을 올리는 시큐아이의 대외 경쟁력을 기르는 방법 중 하나는 매출원가는 낮추되 제품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시큐아이의 매출원가율은 매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56.9%였던 매출원가율은 사업 구조 재편 후 일시적으로 매출원가율이 낮아졌지만 이듬해부터 계속 높아지더니 2019년 3분기 말에는 무려 72.7%까지 상승했다. 2019년에는 2018년보다 분기별 매출액이 확대되었으나 매출원가의 증가 속도가 빨라 매출원가율이 급증했다. 이 때문에 매출총이익이 감소해 수익 악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지만 매출원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또 다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답보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베트남 등의 동아시아를 비롯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SDS 출신 최환진 대표이사 역시 미국 시장과 일본 및 동남아 시장으로의 개척을 통해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시큐아이의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 비중은 2013년부터 꾸준히 줄어왔다. 2013년 매출액의 13.8%가 해외 시장에서 발생할 만큼 해외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낸 적이 있으나 이후 삼성SDS의 품에 안긴 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액 비중이 크게 줄었다.

2018년에는 전체 매출액의 불과 2.2%만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작년 3분기 말에는 1.4%로 그 비중이 더 줄어들었다. 시큐아이가 2018년 매출액 최대치를 갈아치운 근원이 내부 거래 확대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블루맥스 NGF’를 출시해 북미, 동남아, 일본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할 방침으로 현지 통신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유통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액 비중을 늘리는 것이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큐아이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시큐아이는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려 기술력을 갖추는데 투자했다. 보안업체 특성상 가격 경쟁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제품 및 상품 등의 성능 등이다. 따라서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2014년 매출액의 9.8% 수준인 9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나 점차 그 비중을 늘렸고 2018년에는 전체 매출액의 13.9%인 15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해외 경쟁사와의 경쟁에 대비해 출시한 블루맥스 NGF를 출시할 수 있었다. 시큐아이측 관계자는 "블루맥스 NGF는 차세대 방화벽으로 국내 공공, 기업, 금융 등 다양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며 "일본을 포함해 베트남, 북미, 인도 등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환진 대표이사가 이끄는 시큐아이, 삼성SDS 출신인 만큼 그룹 내 시너지 효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일부 의견도 있다. 그러나 SK인포섹, 안랩 등과 비교해 현재 성장 동력의 마련이 미흡한 것이 사실로 보인다.

2019년 또한 2018년의 매출액을 거뜬히 갱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수익성은 한층 더 악화된 조짐이어서 2020년에는 반드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로 수익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배기업 삼성SDS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하며 이로써 대외 경쟁력을 갖추는데 주력해 주기를 주주 및 나아가 우리 국민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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