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감도 등이 훨씬 높은 나노 센서 개발에 역량 투입할 필요 있어

[뉴스워커 창간특집_나노기술을 말하다⑥] 지난 2월 13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홍용택’ 교수와 ‘이병문’ 연구원 등으로 이뤄진 서울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나노 복합 소재를 이용하여 기존 센서보다 민감도가 20배 높은 초고감도 압력 센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초감도 압력 센서 개발

기존 압력 센서의 경우 전극으로 십(+)자 패턴을 만들고 맞닿는 부분의 압력에 따라 전기 전도도가 달라지는 소재를 사용하여 제작되었는데, 이러한 센서는 구조와 소재상 센서의 민감도에 한계가 있어 미세한 압력 변화를 감지하기 힘들고 관련 데이터를 추가 처리해야하는 단점이 존재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나노 소재와 양자점(Quantum dot) 발광 구조를 채택하여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했다.

초고감도 센서에는 나노 와이어와 나노 셀룰로스를 섞은 복합소재가 사용되었는데 머리카락의 1/100 크기인 1㎛(마이크로미터) 정도 굵기에 100개의 층을 쌓을 수 있을 정도이므로 민감도가 현저히 높은 동시에 센서 자체의 크기도 초소형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ETRI에 따르면 초고감도 센서는 1000Dpi의 해상도로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는 25.4㎛의 압력 분포를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바늘 침의 압력도 감지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바늘 침과 같은 미세한 압력차이도 감지할 수 있으므로 손가락 지문을 활용한 생체인식 보안 분야와 환자의 맥박 정보를 활용해야하는 의료 서비스 분야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센서에 사용된 소재가 유연성을 가지고 있으며 용액 공정을 적용하기도 쉬워서 넓은 면적의 기판이나 웨어러블 기기 제작 시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31일 국제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에 게재됐다.

◆ 뇌전증 환자의 발작 실시간으로 살핀다

지난 2월 13일 ‘IBS(기초과학연구원)’은 고감도 나노 입자를 이용한 센서로 뇌의 신경세포에 있는 칼륨(K) 이온 농도 변화를 감지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흥분한 신경세포는 세포 내의 칼륨 이온을 세포 밖으로 배출하면서 흥분을 진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뇌전증 환자는 신경세포 내의 칼륨 이온을 배출하지 못하고 그 결과 흥분이 유지되어 발작과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따라서 뇌전증 환자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뇌의 신경세포 안에 들어있는 칼륨 이온 농도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수 nm(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을 가진 실리카 나노 입자 안에 칼륨 이온과 결합하면 녹색의 형광을 발하는 염료 물질을 탑재한 나노 센서를 개발했다.

나노 센서에는 칼륨 이온만 선택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막이 코팅되었으며 막을 통과한 칼륨 이온과 결합하여 발생하는 녹색 형광의 세기를 분석하여 신경세포 내의 칼륨 이온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인 쥐의 뇌 해마, 편도체, 대뇌피질에 나노 센서를 주입했으며 해마에 전기 자극을 주어 발작을 일으킨 후 쥐의 뇌 신경세포 내에 있는 칼륨 이온의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실험 대상인 쥐가 부분적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 해마, 편도체, 대뇌피질 순서로 칼륨 이온 농도가 증가했으며 전신 발작인 경우 3개의 부위에서 동시에 칼륨 이온 농도가 증가하고 그 지속시간도 길어짐을 연구팀은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뇌전증 환자가 경련과 발작을 일으킬 경우 환자에 주입된 나노 센서를 통해 칼륨 이온 농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게다가 IBS에 따르면 칼륨 이온 농도는 뇌전증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과 같이 다른 뇌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평가받기 때문에 개발된 나노 센서의 활용 범위는 넓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Nature Nanotechnology(네이쳐 나노테크놀로지)’ 2월 11일자에 게재됐다.

◆ 모세관 현상 이용해 나노 센서 제작한다

2019년 3월 13일 ‘강태욱’ 서강대학교 화공생명학과 교수와 ‘허동은’ 펜실베니아 대학교 교수 등의 공동연구팀은 다양한 재질의 표면에 부착하여 신속하게 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노 센서는 검출 속도와 민감도가 높아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지만 제조 과정이 복잡하거나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 상용화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런데 공동연구팀은 나노 센서 개발에 모세관 현상을 적용하여 제조 과정을 단순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것에 성공했다.

제조 과정은 금속 나노 입자가 얇게 펴진 물을 모세관 현상으로 빨아들였다가 중력을 이용하여 검사 대상에 흡착하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단순화 되었으며, 모세관의 면적이나 모양을 조절하면 나노 센서의 형태 또한 다양하고 용이하게 조절할 수 있다.

기존 기판에 일일이 나노 입자를 배열하는 것과 비교하여 모세관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 주이므로 제조 비용면에서도 강점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나노 센서로 모발에 함유된 미량의 마약 성분, 쌀 등 식품에 묻어 있는 살충제 성분을 감지했으며 위조지폐 여부도 신속하게 판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검출까지 걸리는 시간은 수초 이내이며 기존 센서와 비교하면 민감도는 최대 10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Nano Letters(나노 레터스)’ 2월 27일자에 게재됐다.

나노 센서는 nm(나노미터) 수준의 입자를 이용하므로 나노 수준의 정보를 감지할 수 있어 기존 센서보다 훨씬 높은 민감도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나노 연구자들은 나노 기술을 적용하여 민감도가 높으며 제작이 용이한 나노 센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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