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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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백두혈통의 ‘곁가지’들을 모두 본국으로 소환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대미협상 라인을 위축시키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도 제기하는 등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고모부 김광섭·숙부 김평일 평양 본국 소환한 김정은…배경에 ‘주목’


북한 외무성은 지난 14일 김일성 주석의 사위인 김광섭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를 27년 만에 교체하고 최강일 전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을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주석의 사위인 김광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경진의 남편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고모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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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으로 임명된 최강일은 북한 외무성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최선희 부상을 보좌해 주요 실무를 맡았다. 최강일은 2018년 2월 김영철 당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하기도 했다.

이후 최선희가 판문점과 싱가포르 등에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만날 때마다 동행하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해 왔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도 미국 측과 의제 협의에 나선 인물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형제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 전 체코대사의 후임 인선도 발표했다. 김평일의 후임으로는 주원철이 임명됐다.

1954년생인 김평일은 김일성 주석과 그의 두 번째 아내인 김성애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평일은 김일석 주석과 닮은 모습으로 유력 후계자로 점쳐진 바 있다. 김 주석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정일과의 후계구도에서 뒤로 밀려난 후 사실상 해외 유배 생활을 해 왔다.


 정성장 “김정은 권력에 위협 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


북한 외무성의 이같은 인사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관측을 내놓았다. <헤럴드 경제>에 따르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평일과 김광섭의 인사와 관련해 이들이 평양으로 돌아오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렸다는 진단이다.

또한 이들이 해외에 계속 체류하면서 망명을 선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대사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감시와 통제로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할 수 없었던 만큼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인물로 교체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과중심적 인사스타일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그는 또한 북한이 이번에 체코와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폴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등의 신임대사까지 동시에 발표한 데 대해선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외무상에 임명된 후 이뤄진 대규모 인사”라면서 “이번 인사를 계기로 외무성에 대한 리선권의 장악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北최강일, 북미 협상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 맡을까 ‘관심’


미국 측에선 김광섭과 최강일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이 최강일의 오스트리아 대사 임명과 관련해 미국과의 협상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고스 국장은 RFA에 “오스트리아 대사의 주요 업무에는 IAEA를 비롯해 핵 프로그램 문제를 꼽을 수 있다”며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경제적 중심지로 대북제재 속에서 재정적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최강일은 재정적 문제보다 미국과 향후 핵협상이 있을 경우 유럽국가들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후 북미협상이 개최될 경우, 유럽국가들에 대한지지 확보 차원의 외교를 펼칠 수 있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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