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가∙시차 파악이 2012 시장예측의 지름길 될 것

'2012년 부동산 투자, 이것이 변수다' 의 주제로 열강 중인 김선덕 소장. 김선덕 소장은 내년 동향 추이는 물론 올해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꼼꼼히 설명했다.
지난 2011년 11월 23일 리얼 아카데미 스쿨(Real Academy School)이 학동역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리얼 아카데미 스쿨은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부에서 주최하고 RTN 부동산TV에서 후원하는 무료 부동산 강의로  이달로 제3회를 맞았다.

갑자기 부쩍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20대에서 6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강의를 듣기 위해 건설회관에 모였다. 주로 서울∙경기도에서 모인 이들이었으며 더러는 지방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부 학부장 김준환 교수는 “사나운 날씨에도 많이 모여 주셔서 감사하다” 며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 이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인 김선덕 소장과 RE멤버스 대표이사이자 건국부동산 경제연구소 소장인 고종완 소장이 2012년 부동산 투자의 변수에 대해 열띤 강의를 펼쳤다. 이 둘은 모두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이며 특히 김선덕 소장은 2011년 부동산 시장 동향, 분석 모델, 정부정책, 주요 변수, 전망 및 전략 등 강의 내용을 5개 목차로 나누어 눈길을 끌었다. 김선덕 소장의 주요 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2011년 부동산 시장 동향

지난 2011년 10월 기준으로 아파트, 단독, 연립 주택의 가격이 모두 올랐다. 그 주된 이유는 1인∙2인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1~2인으로 이루어진 가구가 증가하며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다세대주택이 부족해졌고 그 중 아파트가 가장 선호되며 아파트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르게 된 것이었다.

반대로 대형 평수는 인기가 하락했다. 2010년에는 매매가상승률이 무려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해는 다행히 마이너스까지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중소형 아파트 기준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대형은 10월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2.44%가 상승한 반면, 중형과 소형은 각각 6.9%, 7.1% 정도가 상승했다. 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북, 강남, 인천, 경기도로 나누어 본 지역별 주택 가격 변동을 보면 올해 수도권은 소폭 상승했지만 6월 이후에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인천은 송도 국제신도시 때문에 엄청난 주택 공급을 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는 계속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방은 계속해서 가격이 상승해 좋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 예로 창원의 경우 자기자본수익률이 120%가 넘었다. 과거부터 광주∙대구∙울산 등 지방은 미분양이 많았고 전문가들도 “더 이상 가격은 오르지 않을 것” 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를 뒤집고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게다가 지방은 전세가액이 매매가의 75% 정도로 높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시점에서 전세에 사느니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생각들이 많아진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주택시장 동향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였고 규모로는 중소형, 유형별로는 아파트, 지역별로는 지방 광역시 등의 가격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지역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심리적 요인도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대 시장에서는 전세 비중은 다소 줄고 보증부 월세(또는 반전세) 비중이 증가했다. 반전세가 증가한 이유는 전세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인데 오른 부분의 전세금을 월세로 환산해 내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 부동산 시장 분석 모델

전세라는 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전세를 잘 이해하는 것이 우리나라 시장의 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일본∙미국∙유럽 등에서 버블이 터지는 등 이미 금융시장 붕괴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가 있었음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망정 붕괴한 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전세다.

외국의 경우 집값의 20%정도만 자기자본이고 나머지는 대출 등 빚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국과는 달리 집의 자기자본률이 높은 편이고 그래서 세입자들이 부자인 축에 속한다. 특히 전세는 자기자본이 통상 매매가의 65%나 되기 때문에 외환위기의 충격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고 이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장치였다. 하지만 최근 전세에서 월세로 추이가 변해가고 있다.

매매와 전세만 놓고 보아도 전세선행기, 동반상승기, 조정기 3가지가 반복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전세가가 먼저 오르면 그 후 매매가가 따라 오르다가, 전세가격이 조정받는 동안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 순환변동하는 것이다. 전세와 매매는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전세가가 상승하면 소유자의 자기자본수익률이 높아지고, 이에 가격변동이 초래되는 원리다. 문제는 이 전세선행기, 동반상승기, 조정기 등의 기간이 때마다 다르다는 것인데 이는 전세계적인 불황과 관계가 깊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세선행기로 2001~2년 당시와 시작 패턴은 비슷하나 세계적인 경제가 매우 불안정해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은 서로 시장 진행 상황이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등 대부분 수도권에서는 매매 가격은 상승하지 않으면서 전세 가격만 상승하는 전세선행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에 비해 지방은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동반상승기에 이미 접어들었다.

주택시장에 대한 허니컴사이클모델은 주택시장의 좋은 순환 모형이다. 이 모델은 가격과 거래량이 그 지표가 되어 제1국면부터 제6국면까지 6개의 국면이 있다. 거래량은 경기가 좋아짐에 따라 늘어나므로 거시경제의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 시장은 특별한 요인이나 호재가 없으면 허니컴사이클의 6가지 국면에 따라 움직이며 이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허니컴사이클모델은 변동 양상을 보인다. 그 원인은 바로 아파트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특징 중 두번째는 전세에 이어 타임(시차)이다. 우리나라에 공급되는 주택의 80%이상은 아파트인데 아파트는 분양과 입주에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가격 변동이 나타난다. 당장 집이 부족해서 짓기 시작한다 하더라도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2년 6개월 정도의 건설기간이 걸린다. 경기가 좋아 사람들이 집을 사려고 생각하는 시기에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가격이 상승한다. 이에 힘입어 가수요까지 추가로 증가하며 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이다가 시간이 흘러 입주할 시점이 되면 공급 과잉으로 수급의 불균형이 오는 것이다. 즉 수요보다 입주물량이 더 많아지며 다시 분양 시장이 침체되게 되고, 경기 회복에 따라 실수요가 증가하면서 또다시 분양 시장이 회복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번에 아파트를 너무 많이 짓거나 혹은 또 너무 짓지 않는 양상을 보여 그 엇박자가 더 큰 편이다.

2010년 하반기 현재 울산∙대구∙대전∙광주 등은 분양 시장이 회복되는 제1국면이며 부산∙경남은 가격이 상승하나 거래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제2국면, 인천∙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은 거래량이 증가하고 경기가 회복되는 5∙6국면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이 서로 상황이 다른 것이다.

 

김선덕 소장은 '허니컴사이클모델'을 강조하며 부동산 경기 국면에 맞춰 투자 대상을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 2012년 부동산 시장 주요 변수

2012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유럽의 재정위기∙신용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3.5~4.3% 정도로 2011년보다 미미하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2012년 국내 거시경제 성장률은 선진국 경기 침체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2011년에 비해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경상수지가 다소 줄어들겠지만 건설 투자는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며 물가는 2011년과 비슷하지만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탈 것이다. 2012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17.7만 호에 불과하고 전년에 비해 14% 정도가 감소, 이에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크겠지만, 2011년 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등의 인허가 물량이 증가해 소형가격 상승 압력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본다.

 

4. 2012년 부동산 시장 전망 및 전략

2012년 거시경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것이나 앞서 말했듯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11년에 비해 더욱 감소하고, 전세 가격 상승에 따라 정부의 주택공급촉진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방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수도권은 소폭 상승세로 전환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대료 상한제, 재건축 시기조절, 뉴타운, 재개발 등 부동산 정책에 따라 변동의 소지는 크다.

또한 허니컴사이클모델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2012년 부산∙경남은 더 이상 크게 가격상승이 되지 않는 제3국면, 대전∙광주는 분양 시장이 활성 마지막 단계인 제2국면, 서울∙울산∙대구∙인천∙경기도는 경기 호조와 함께 가격이 상승하는 제1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투자는 현재 어떤 국면인지에 따라 다르게 해야 하는데 제1국면일 경우 신규분양∙오피스텔∙중소형 주택에 투자해야 한다. 제2국면의 경우는 소형~대형 아파트∙상가가 좋으며 제6국면일 때는 택지마련∙오피스텔∙중소형 주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분양∙입주 등 전 과정 수익 극대화 전략을 세우면 더욱 좋으며 반대로 과잉 공급 지역의 물건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김선덕 소장은 “강남 등 절대선호지역이 아니고서는 사이클 국면에 따라 투자대상을 달리 정해야 한다” 고 허니컴사이클모델을 강조했다. 이어 “건축기간이 짧으면 그 시장은 빨리 흥하고 빨리 쇠퇴한다” 라며 상품의 움직임은 건축기간과 비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 중에는 아파트가 건축 기간이 가장 길기 때문에 늦게 뜨고 늦게 떨어지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편”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의에서는 RE멤버스 대표이사이자 건국부동산 경제연구소 소장인 고종완 소장이 경제위기, 노후위기, 자산위기 등의 3개 위기를 들며 앞으로의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 리웍스리포트 ㅣ 김도경 기자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