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한진그룹 전문 경영진 교체 요구, 밀폐된 한국기업 가족경영·여성차별 도전”
美언론 “한진그룹 전문 경영진 교체 요구, 밀폐된 한국기업 가족경영·여성차별 도전”
  • 류아연 기자
  • 승인 2020.03.19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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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워싱턴] 한진그룹 지배세력의 전문 경영진 교체 요구가 밀폐된 한국기업의 가족경영과 여성차별에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조원태 한진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주축으로 벌어지고 있는 한진 경영권 분쟁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외신은 ‘땅콩회항’으로 비난을 받은 조 전 부사장이 갑질논란으로 그룹 지배력에 힘을 잃었지만, 그가 MBA 출신 전문 경영인으로 그룹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한진 가족불화’가 몰고온 주가상승 효과


블룸버그, 스트레이츠타임즈는 조원태 한진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대해 최근 집중보도했다.

현재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강성부 KCGI 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등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사실상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조 회장 측은 3자 연합의 권홍사 회장이 자신을 명예회장으로 요구했다며 폭로전을 시작했으며, 3자 연합 측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주총 이후 전개될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조 회장 측은 3자 연합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진칼이 그룹의 경영권이 달린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는 3자 연합을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외신은 ‘땅콩회항’ 사건으로 운송 및 물류 비즈니스, 호텔 등 그룹의 비즈니스 지배력을 잃은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 회복에 나섰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형제인 조 회장을 포함한 그룹의 경영진을 모두 전문 경영진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신은 조 전 부사장의 이러한 요구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기보다, 조 회장이 호텔 등 비핵심 자산을 처분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함으로써, 오히려 현재 벌어지는 ‘가족불화’가 주가 상승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조 회장은 델타항공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조 전 부사장에 맞서기 위한 동맹을 강화했다.

현재 의결권이 인정되는 조 회장 측 지분은 조 회장 6.52%,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0%, GS칼텍스 0.25%, 대한항공 사우회 등 3.8%를 포함해 총 36.5%으로 파악됐다. 이에 맞선 3자 연합은 KCGI 17.29%, 반도건설 8.2%, 조 전 부사장 6.49%, 타임폴리오 자산운용 2.2% 등 총 34.18%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한진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거의 3배가 증가했으며, 지난 4일, 최고 기록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위기가 항공 및 관광 기업을 크게 흔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월 20일 이후 한진 주가는 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은 “갑질논란으로 세계적인 불명예를 얻은 조현아 한진그룹 상속인은 한국의 가장 큰 재벌 중 하나인 조현태 회장에 대한 주주 반란을 일으켜 상황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KCGI 행동주의펀드를 포함한 동맹의 지지와 의결권을 확보하며, 최근 몇 달 동안 지분을 확보하며 한진칼의 최대 주주가 됐다”며 “이후 3자 연합은 오는 27일 주총에서 회장의 철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리_류아연 기자(워싱턴)

 “한진 경영권 교체, 여성 권한 강화 견인”


이러한 가운데 외신은 조 전 부사장이 제기한 경영권 교체는 OECD 성별임금평등 부문에서 하위권을 차지한 국가에서 여성의 권한 강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외신은 한진그룹이 한국의 다른 재벌들과 마찬가지로 수십년 동안 가족 이외의 경쟁자들을 경영권에서 제외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신은 2003년 아버지를 계승한 고 조양호 전 한진 회장 역시 탈세 및 횡령 혐의에 직면한바 있다고 전했다.

특히 외신은 조원태 한진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의 지배권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4월 아버지가 사망하자 기업의 경영권을 이어받았지만,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코넬 대학 졸업생 출신이자 그의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그룹의 크고 작은 문제를 담당해왔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조 전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기내식 개발 및 업그레이드, 긍정적인 반응을 받은 승무원 유니폼 디자인 등 그룹의 성장을 견인한 사업들을 감독해왔다고 분석했다. 조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으로 비난에 직면했지만, 여성기업가 역할 모델로서 주목받았다고 평가했다.

세계 의결권자문사인 ISS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30개국에서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SS는 “한국 기업들 중 다수는 밀폐된 재벌 가족 경영을 하고 있으며, 성 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태도가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며 “한국기업의 여성 대표는 전체 중 2.3% 정도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한진그룹의 경영권에 대한 분쟁은 KCGI 펀드의 지분 가치를 지난 5월 기준, 약 7억 3,900만달러(약 9,290억원)로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조 회장은 2019년 크리스마스에 기업의 리더십과 누나의 역할에 대한 논쟁을 벌이며 어머니의 집에서 꽃병을 깨뜨린 것이 공개돼 사과한바 있다”며 “이후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해당 사건을 사과하고 조 회장 측에 합류하며 3자 연합에 맞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이 포함된 3자 연합이 요구하는 전문경영진 교체는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조 전 부사장의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외신은 “조 전 부사장은 다른 형제·자매보다 능력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 전 부사장은 경영에 도전하고 인수를 시도한 최초의 한국 대기업 상속자”라고 한국여성개발원의 말을 인용해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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