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주춤할 것이라는 부산분양, 삼성 ‘82 : 1’ 대박신화

시장 주춤할 것이라는 부산분양, 삼성 ‘82 : 1’ 대박신화
과거 추세도표만 보는 애널리스트, 그런 예측 시대와 괴리

들썩이던 부동산시장을 맛본지 오래인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은 6년 만에 최대(11월 기준)의 아파트 분양물량을 쏟아냈다. 전국적으로 2만6607가구다. 년 평균 부동산 거래량이 4만 가구인 것을 보면, 11월 한달 간 쏟아낸 분양물량은 과다하다 볼 정도다.

왜 이렇게 많은 물량을 건설사는 내놨을까. 경기의 호기인가. 물량 밀어내기 인가. 이에 관해 부동산전문가들의 입방아는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건설사들은 과연 시장에서 이런 물량이 소화되리라 보는 것일까. 부동산시장 대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은 이와 다르다. 지금의 물량은 살포에 가깝다는 것이다. 즉, 내년 시장이 불투명하니 올해 어떻게 해서든 내놓고 보자는 것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는 것.

계절적으로 아파트 분양이 가장 잘 되는 시기는 이사철, 즉 봄과 가을이다. 지금은 겨울의 문턱에서 세차게 겨울비가 내리고 있는 지금. 이들은 어떤 계산으로 물량을 쏟아냈는가.

지난 29일 한 부동산 정보업체는 11월 6년 만에 최대의 분양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큼지막한 보도자료를 각 일간 언론사에 내놨다.

2006년 이후 최대의 물량이라는 것이다. 실제 2006년 11월 분양물량은 1만8112가구였다. 부동산 호기였던 이때도 11월이라는 특수성으로 이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이듬해인 2007년 같은 달에는 2만4502가구다. 물량이 많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지금의 물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이후 부동산시장은 급격히 냉각되었다. 1먼2612(2008년 11월)가구의 분양물량이 대변해주고 있다.

시장은 여전히 냉각상태를 모면하기 힘들 것처럼 보였다. 반면, 작년 4/4분기부터 부산의 부동산시장이 터지기 시작했다. 내놓는 물량마다 연일 대박행진을 하며, 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였다. 지난 10월 애널리스트의 자료는 “부산시장 마감쳤다”라는 자료로 일관했다. 9월과 10월 부산의 아파트 분양률은 지금까지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속적인 상승기조였던 분양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던 이유다.

하지만 11월 16일 삼성물산의 아파트 분양(해운대, 재건축아파트)에서 또 다시 대박을 낳았다. 1순위에서 81.4:1이라는 요사이 찾아보기 힘든 성과를 거뒀다. 시장 전문가들은 “해운대라는 특수성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부산에서의 분양열기가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은 부동산전문가들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자료를 도표의 자료를 굳게 믿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음에도 내년 부동산시장은 ‘불투명’이라는 말로 일관했다.

한 유명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월 부동산 세미나에서 당분간 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불투명성 그리고 베이비붐세대의 은퇴, 세계경제의 불안함 등을 들며 부동산시장은 어둡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국내 대표급 애널리스트는 올 11월 6년만의 최대 분양실적을 보이는 현상을 놓고 ‘밀어내기’다고 일축했다. 내년도 부동산시장은 올해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전에 털어놓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내년 부동산시장의 밝은 면을 설명하는 전문가도 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최근 4년간의 부동산 거래현황을 놓고 볼 때 4만가구가 평균이라는 것이다. 반면, 올해 거래량은 4만8000개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내년 시장도 전체적으로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겠지만 국지적인 상승여력은 여전히 짙다고 말했다.

즉, 현 시대는 모두가 오르고 전체가 내리는 일괄현상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이며, 오를 재료가 있는 곳만 큰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강남구 삼성동의 아이파크 아파트가 국내 최고의 아파트 가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그 인근으로 보금자리를 옮겼고 그 후 평당 3000만원 하던 땅 값이 6000만원에도 사기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김준환 교수는 “예측이라는 것은 신의 영역에 가깝다”며 “부동산시장의 전망도 상당부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부동산 학과 교수는 “현장에 오래 머무르고 다량의 데이터 확보는 분명 유리함이 있지만 그것이 전체인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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