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OCI와 이우현 부회장_지분경영 구조를 보다 ②유니드] 故 이회림 OCI 창업주의 3남이자 故 이수영 회장의 동생 이화영 회장이 이끌고 있는 유니드는 OCI그룹 중 주력 계열사 중 하나다. 1980년 5월 10일 ‘한국카리화학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후 1995년 8월 ‘유니드’로 변경했다. 그리고 2004년 12월 3일자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어 현재까지 거래되고 있다.

이화영 회장과 그의 외아들 이우일 전무가 합작하여 설립한 비상장회사인 유니드글로벌상사가 최상위 기업으로 유니드를 지배하고 있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화학제품과 원료의 수출입업 및 대행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1994년 9월 ‘캠테크’라는 사명으로 출범했다. 1997년 동양화학공업으로부터 국제영업부서를 이관받아 OCI상사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7년 9월 유니드글로벌상사로 최종적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화영 일가가 이끄는 유니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해당하여 개선의 필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외에 유니드의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 보도한다.


유니드의 실적 잔치 뒤 오너일가 회사로 일감몰아주기…최상위 지배기업 유니온글로벌상사의 일감몰아주기


이화영 회장은 유니드, 유니드글로벌상사, 유니드엘이디, 유니드강소화공유한공사, 강소오씨아이화공유한공사 등 총 다섯 군데에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그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유니드는 해를 거듭할수록 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유니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상승했다. 영업이익 및 순이익 역시 각각 5.9%, 87.5%씩 증가해 848억원, 67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순이익 또한 2018년 한 차례 하락했으나 1년 만에 큰 폭의 성장을 이루어 내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야말로 유니드는 실적 잔치를 벌이는 중이다. OCI가 실적이 처참하게 하락하고 있는 모습과 사뭇 대조된다. 한 기업이 호실적을 낸다는 것은 분명히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유니드의 실적 잔치 속에 감춰진 사실 하나가 있다. 바로 최상위 지배기업에 해당하는 유니온글로벌상사의 일감몰아주기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상장회사의 경우 20%, 비상장회사의 경우 30%인 기업을대상으로 규제를 하고 있으며 내부거래액이 200억원이거나 3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인 경우 규제가 가능하다. 유니드글로벌상사의 경우 이화영 회장과 아들 이우일 전무가 각각 64.29%, 35.71%를 보유하고 있어 오너일가가 100% 소유한 비상장 회사다.

유니드글로벌상사의 내부거래 비중 추이를 나타내는 위 그래프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사이 그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7년 총 매출액의 8.4%에 해당하는 795억원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듬해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8.6%p나 급상승해 17%까지 치솟았고 총 1조1010억원의 내부거래가 성사됐다.

2019년에는 전년에 비해 내부거래액이 756억원으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으나 총 매출액의 감소로 인해 내부거래 비중이 15.7%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2017년부터 2019년 까지 3년 평균 13.7%의 내부거래 비중을 기록했으며 또한 매년 200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유지하고 있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공교롭게도 유니드글로벌상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2017년을 기점으로 매출액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017년 별도기준 매출액이 9490억원이었으나 2018년 들어 6492억원으로 약 3000억원 가까이 빠졌고, 지난해는 4800억원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7년까지 끊임없이 추락하다가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이익률이 1%대도 되지 않는 그야말로 영업 성장성이 정체되어 있는 상태다. 외부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원을 찾지 못하고 있어 매출 수준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일감몰아주기에 의존하는 모습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유니드글로벌상사가 가장 많이 내부거래를 하는 특수관계자는 종속기업인 OCI(International)와 지분법피투자기업인 유니드, 기타 OCI 등의 기업집단 계열회사이다. 종속회사 OCI(International)을 대상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조카 이우현 부회장이 이끄는 OCI 등에서 그 다음으로 큰 매출을 거두고 있다. 유니드는 상품 매출 등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액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듯 하지만 배당 수익 등의 기타수익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 내부거래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일감몰아주기는 결국 오너일가가 100% 차지한 비상장회사를 밀어주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더욱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을 여지가 있어 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판단된다.


 총 배당수익의 절반 가까이는 오너일가 주머니로 들어가는 중


유니드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실적이 성장하여 이익금을 주주에게 나누어주는 일종의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했다. 한 기업이 호실적을 기록했을 때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분명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총 배당수익의 절반 가까이가 오너일가를 비롯해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니드의 지분 중 총 25.05% 소유한 유니드글로벌상사를 비롯해 이화영 회장 등 오너일가에 돌아가는 배당수익의 총액은 2017년 45억원, 2018년 44억원, 2019년 4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이화영 회장과 배우자 이은영 씨, 아들 이우일 전무에게 돌아가는 배당수익만 따로 계산해도 2017년, 2018년 약 18억원, 2019년 14억원이다. 이외 고 이회림 창업주의 차녀와 3녀, 이숙희 씨와 이정자 씨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약 3억원 수준이다. 오너일가라는 이유로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채로 챙겨가는 수익이 상당한 것이다.

위 표에서 나타난 유니드글로벌상사를 비롯한 오너일가에게 돌아가는 배당수익이 총 배당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6.1%, 2018년 45.3%, 2019년 45%로 거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즉 배당금의 절반 이상을 오너일가가 쓸어온 셈이다. 이에 따라 배당 정책도 주주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 결국 오너일가의 배 불리기 전략이 아닌지 우려된다.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유니드글로벌상사로의 부의 이전 효과가 일어난 셈이며 오너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간 비중이 큰 것은 재고의 필요가 있다.

OCI그룹이라는 한 지붕 아래 견고한 실적을 내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유니드, 그러나 일감몰아주기와 고액배당으로 오너일가의 배 불리기 전략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심도 있는 개선이 요구된다. 현재 이화영 회장이 51년 5월생으로 81년생 8월생인 이우일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비상장회사인 유니드글로벌상사가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여 향후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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