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_뉴스워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례적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매년 빼놓지 않고 태양절에 참배를 해왔지만 이번 태양절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고위 간부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가졌으나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태양절은 성대하게 치러왔다. 태양절을 전후해 열병식과 군중대회 등 기념행사를 치러왔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참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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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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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등 내부 행사에 집중하나…김정은 공개행보에 ‘눈길’


김 위원장의 이례적인 행보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이다. 북한은 현재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유입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북한도 성대한 태양절 행사보다 조용한 규모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의 불참도 이같은 연장 선상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확진자 발생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은 경제난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북한 자체적으로 ‘로키(low-key)’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적 활동을 축소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4일 북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북한은 발사했는데 이에 대한 당국 차원의 보도도 하지 않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 활동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김 위원장은 12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도 불참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불참 가능성이 언급된 바 있지만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대외적인 행보보다는 코로나19 방역 및 경제 사업 등 내부에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불참 매우 이례적…집권 이후 처음 있는 일”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과 관련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5일 태양절을 맞아 김 위원장이 금수산궁전을 방문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없는데 이는 집권 이후 처음있는 일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지어 참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협력 기회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협상의 진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보고서가 제기됐다.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발표한 '분쟁지역의 코로나 바이러스' 보고서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캐트린 보토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아시아프로그램 연구원은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는 미국의 요구와 양립할 수 없다”며 “미국은 제재 완화 전 비핵화를 원하고, 반대로 북한은 비핵화 전 제재 완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을 비롯한 한국, 중국 등 북한 주변국들이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를 비핵화 회담의 이점을 찾기 위해 이용할 수도 있지만, 이런 접근이 장기적으로 대북관계를 개선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의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 방역 지원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두 정상의 친선 관계와 양국 간의 긍정적 관계와 동일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코로나19 대유행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거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북한은 코로나19와 같은 심각한 발병을 스스로 견뎌낼 수 없고 질병이 빠르게 확산할 경우 순식간에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아울러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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