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해주는 환자·지역주민들 있어 힘이 납니다”

다양한 에피소드, 긴박한 상황 등 소개

‘퇴원 후에도 격려해 주시는 환자, 지역의 자긍심으로 응원해 주시는 시민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그리고 서로 북돋우며 밝은 분위기로 일하는 동료애가 우리를 버티게 하는 또 하나의 힘입니다.’

전남대학교병원 국가지정음압격리병동(이하 음압격리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자를 간호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병원 잡지 ‘푸른무등’에 기고해 눈길을 끈다.

글쓴이는 간호 24년차 최은영 간호사이다.

최 간호사는 음압격리실에서 매일 반복되는 고된 업무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주변의 격려가 도움이 됐다고 기고문에서 밝혔다.

최은영 간호사
최은영 간호사

‘코로나19에 맞서는 전사들의 일상’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는 환자의 돌발행동에 따른 긴급상황, 음압격리실에서 중증환자 치료 준비상황, 대화를 통한 환자의 정서적 안정 유도 등의 사례 등이 실려있다.

또한 서둘러 병원에 온 탓에 입원에 필요한 용품을 사전에 준비하지 못해 의료진에 부탁하거나 먹거리를 요청하는 경우도 실렸다.

이번 기고문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음압격리실에서의 환자와 의료진의 일상의 일부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일반 병실과 달리 음압격리실 출입 때마다 전신보호복인 레벨D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 이중장갑 등으로 ‘중무장’하고서 진료에 매진하는 의료진의 노고를 실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간호사는 기고문 서두에 ‘우리는 코로나19를 무서워하지 않으며,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음압격리실 분위기를 소개한데 이어 ‘최대한 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다음은 최 간호사의 기고문 내용을 상황별로 나누어 요약한 것이다.

# 환자의 돌발행동에 따른 긴급상황

음압병실에서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간호사실 환자감시 모니터에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급하게 방호복을 다시 챙겨 입고 격리실로 들어가 보니 환자가 화장실 다녀 온 후 산소흡입을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청력이 약한 환자에게 확성기로 ‘산소흡입을 하고 계셔야 돼요’라고 수차례 말하고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음압격리병실내 간호
음압격리병실내 간호

# 음압격리실에서 중증환자 처치준비

에크모 치료 결정이 났다. 응급상황이고 작은 격리실이지만 의료진의 동선 시나리오를 급하게 구성했다. 여러 과 의료진이 한 팀이 되어 필요한 장치를 완료하고 나니 오전 7시에 출근해서 어느 덧 밤 11시가 돼가고 있었다. 오늘도 한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 한 하루였다.

# 대화를 통한 한자의 정서적 안정 유도

인터폰이 또 울린다. ‘선생님 지금 병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내 이야기가 인터넷에 올라 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라며 침대에 머리를 숙인채 웅크리고 있다. 급히 들어가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키며 얘기를 나누다 ‘선생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듣고서 안심하며 음압격리실을 나왔다.

# 진료 외 환자들의 요청 사항

‘목욕타올은 혹시 없나요’ ‘주스 먹고 싶어요’ ‘밥 좀 빨리 주세요’ ‘소화가 안 돼요’ ‘열이 나는 것 같아요’ 입원 초기에 경황없이 입원한 환자들이 있어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킨과 로션과 개인용품까지 챙겨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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