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인 지원 검토와는 별개로 경제보복조치에 대한 대응은 지속 전망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경제기획_뉴스워커] 한국은 지난해 발생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대응하여 일본산 불화수소의 비중을 낮추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용 소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램테크놀러지’의 2019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34억 원으로 전년도에 기록했던 326억 원보다 33.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5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도에 기록했던 21억 원보다 11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산 불화수소 비중 저하 노력 계속된다


업계에서는 램테크놀로지의 실적이 호전된 이유로 2019년 하반기부터 고객사들의 주문 증가로 불화수소 관련 매출이 증가했으며 원가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가 단기간에 종료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렘테크놀러지의 향후 영업실적은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화학소재전문기업인 ‘솔브레인’이 고순도 불화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조기 증설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솔브레인이 생산하는 고순도 불화수소는 9가 12개 있다고 하여 ‘트웰브나인’으로 불리는 99.9999999999% 정도의 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솔브레인이 고순도 불화수소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 인해 그간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의존했던 일본산 불화수소를 상당량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머리티얼즈’ 또한 2019년 경북 영주에 고순도 불화수소 생산설비를 갖추고 최근 고객사들에 샘플을 제공하는 등 대량생산에 착수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5월쯤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다수의 한국 기업이 불화수소 생산에 참가하고 있고 참가 예정 중이므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여 한국의 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C 고품질 블랭크 마스크 연내 양산 개시 등 국산 블랭크 마스크 역량 상향


‘SKC’는 일본산 의존도가 90%가 넘는 고품질 블랭크 마스크 시제품을 국내 수요기업들과 테스트 중에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랭크 마스크(Blank Mask)’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포토 마스크(Photo Mask)’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포토 마스크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엔지니어가 설계한 미세회로를 기판에 형상화한 것을 의미하는데, 빛에 노출시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노광공정에서 일종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재료로 볼 수 있다.

한편 블랭크 마스크란 엔지니어가 설계한 미세회로를 형상화하기 전 기판을 의미하는데 포토 마스크를 ‘사진 촬영 후의 필름’으로 비유하고 블랭크 마스크는 ‘사진 촬영 전의 필름’으로 비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반도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가 설계한 미세회로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블랭크 마스크가 필수적이며 nm(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회로를 구현해야 하므로 고품질의 블랭크 마스크는 고품질의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블랭크 마스크 분야에서는 ‘호야(HOYA)’ 같은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막강해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거의 독과점 수준의 지위를 누려왔다.

그런데 SKC는 2018년부터 430억 원을 투자하여 2019년말 블랭크 마스크 생산 시설을 완공했고 올해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2021년까지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투입하고 있어 일본산 비중을 차츰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산업통상자원부도 SKC를 포함한 국내 소재, 부품, 장비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공언했으며, SKC 또한 신규 공장 완공에 필요한 환경 등 인허가 신속처리, 수입 장비 할당관세 적용과 정부 R&D 등을 적기에 지원해 준 것에 대해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혀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민관이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분명히 했다.

한편 SKC 외에도 국내 기업인 ‘에스앤에스텍’이 블랭크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인해 에스앤에스텍의 2019년 영업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에스엔에스텍은 2019년 개별 재무제표 기준 84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여 전년도 매출인 610억 원보다 38.5%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11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도 영업이익인 52억 원 보다 11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조치가 장기화되는 현 상황에서 불화수소 같은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수출규제 품목이 아니라도 일본산 제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한국 기업들은 계속해서 일본산 제품의 비중을 축소하는 방안으로 전략을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 또한 그를 측면 지원하는 형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인도적인 측면에서 한국 전쟁 참전국을 중심으로 타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웃인 일본에게도 한국의 국내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정식 요청이 있는 경우 의료물품 등의 인도적인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인도적인 지원을 검토하는 것과는 별개로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조치가 지속되고 있는 이상 일본산 제품의 비중을 줄이는 한국의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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