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액공정 기반의 광연소 법을 이용하여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 이산화바나듐 박막 결정화에 성공... 차세대 스위칭 및 전자 소자에 활용 기대

- 김봉중 교수·윤명한 교수 공동연구팀, 연구결과 재료화학 국제저명학술지인 Chemistry of Materials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총장 김기선) 신소재공학부 김봉중 교수와 윤명한 교수 공동연구팀이 졸-젤* 용액공정**을 이용한 심자외선 광연소 공정법***을 개발하여 전이 금속 산화물**** 중 하나인 이산화바나듐***** 다결정 박막을 대면적 유연성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 구현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 졸-젤(sol-gel): 용액 내에 입자가 분산된 형태를 졸(sol), 이를 가열 또는 냉각했을 때 고체 또는 반고체 상태의 일정한 형태를 갖춘 것을 젤(gel)이라 함. 작은 단위의 분자로부터 결정화된 고체 재료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금속 산화물, 특히 실리콘 및 티타늄 산화물의 제조에 이용됨

** 용액공정(sol-gel solution processing): 반도체 및 절연체로 응용이 가능한 다양한 기능성 금속산화물 재료를 졸-젤 상태의 용액화된 잉크로 제작하고 이를 기판상에 도포시켜 박막을 형성하는 공정 

왼쪽부터 김봉중 교수, 윤명환 교수, 이원준 박사과정생, 조용륜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김봉중 교수, 윤명환 교수, 이원준 박사과정생, 조용륜 박사과정생

*** 심자외선 광연소 공정법(deep ultraviolet photocombustion method): 심자외선(DUV)) 광활성화(photoactivation)과 연소(combustion)의 합성어. 특정한 온도에서 폭발적인 발열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연소반응 물질과 그 내부 결합을 끊어낼 수 있는 높은 에너지를 갖는 자외선이 융합된 효과를 얻어낸 공정법

**** 전이 금속 산화물(TMO, transition metal oxide): 전이금속에 산소원자가 결합한 화합물로 촉매와 반도체 소재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음

***** 이산화바나듐(VO2, vanadium dioxide): 금홍석형(金紅石型) 구조를 가진 청색 결정의 산화물로 섭씨 68도를 기준으로 그 이하에서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의 특성이, 그 이상에서는 전기가 통하는 금속체의 특성으로 바뀌는 성질을 지님  

또한 투과전자현미경(TEM)*내로 가스를 흘려보내며 원자 크기의 높은 해상도에서 빠른 이미지 촬영이(1초당 30프레임) 가능한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기법을 통해 이산화바나듐 박막이 무정형 고체에서 결정질 고체로 변화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 투과전자현미경(TEM,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고전압의 전자빔(beam)을 쏘아 얇은 물질을 투과하게 함으로써 수십만 배 이상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    

이산화바나듐(VO2)의 ‘절연체-금속 상전이’* 현상은 상온에 가까운 온도(섭씨 68도)에서 수십 펨토 초(10-15초)의 속도로 매우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차세대 스위칭 소자(예: 열 센서, 광센서, 가스센서, 열화상 카메라, 트랜지스터, 비휘발성 메모리)의 핵심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 금속-절연체 상전이 : ‘상전이’ 현상은 물질의 원자 또는 분자구조, 조성 상태가 바뀌는 것(ex. 고체↔액체↔기체)을 의미하는데, 전기가 통하는 금속 상태에서 온도 변화 등에 의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로 변화되는 경우 ‘금속-절연체 상전이(Metal-Insulator phase Transition)’라고 함.    

그림_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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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연구에서는 결정질 이산화바나듐 박막을 만들기 위해 주로 물리적인 증착법(예: 물리기상증착*, 스퍼터링** 등)을 이용하였다. 이러한 기법은 섭씨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제작이 가능하여 고온에 취약한 플라스틱 기판에 적용할 수 없었다. 

* 물리기상증착(Physical vapor deposition): 진공 상태에서 물리적 방법으로 피 가공물의 표면에 코팅된 재료를 증착하는 공정으로, 금속 막, 합금 막뿐만 아니라 증착 화합물, 세라믹, 반도체, 고분자 막 등을 증착하는 데 사용  

** 스퍼터링(Sputtering): 집적회로 생산라인 공정에서 쓰이는 진공 증착법의 일종으로 산업계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공정법이며, 비교적 낮은 진공도에서 플라즈마를 이온화된 아르곤 등의 가스를 가속하여 타겟에 충돌시키고, 원자를 분출시켜 웨이퍼나 유리 같은 기판상에 막을 만드는 방법   

본 연구에서는 졸-젤 용액공정을 기반으로 한 심자외선 광연소 공정법을 통해 폴리이미드 기판 위에서 결정질 이산화바나듐 박막을 형성하기 위한 임계 온도를 섭씨 500도에서 250도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 새로운 개념의 광연소 공정법은 연소용 산화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질산암모늄*을 적절한 비율로 이산화바나듐 전구체에 첨가하고, 심자외선(DUV)을 조사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유기계 불순물 제거와 금속-산소 간의 결합**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라디칼***을 발생시킴으로써 결정화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그림_대표연구
그림_대표연구

* 질산암모늄 (AN, ammonium nitrate): NH4NO3의 화학식을 가지는 암모니아의 질산염으로서, 대기압, 실온에서 백색 결정상의 고체. 이는 농업에서 흔히 쓰이는 고질소 비료이며, 또한 로켓 연료 및 폭발물(IED, Improvised explosive device)에서 산화제로 쓰임. 녹는점은 169.6 °C이고, 약 210 °C에서 분해되기 시작함     

** 중축합 (Polycondensation): 저 분자량 부산물(예: 물, 알코올, 유기물 불순물 등) 제거를 통해 이중 또는 다중 기능의 화합물로부터 중합체를 생산하는 과정  

*** 라디칼 (radical): 원자와 분자의 내부 전자가 다른 전자나 이온에 의하여 충돌되거나 혹은 촉매 등의 작용으로 여기되어 다른 물질과 반응하기 쉬운 상태를 나타내는 화학 용어   

더 나아가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위에 수 평방 센티미터에 이르는 대면적의 이산화바나듐 소자 배열을 만들어 수십 차례 이상 높은 곡률로 구부린 후, 온도에 따른 전기적 저항 변화 특성을 분석했다. 소자 배열의 모든 부분에서 균일하고 신뢰성 있는 상전이 특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김봉중 교수와 윤명한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절연체-금속 상변이 특성으로 각광받는 이산화바나듐 결정 박막을 용액공정을 이용하여 플라스틱 기판 위에 합성하고 소자의 신뢰성을 확보한 최초의 결과로써, 대면적 플렉시블 스위칭 및 전자소자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디스플레이용 무정형 졸-젤 금속산화물 반도체에 주로 적용되어온 심자외선 광활성화법을 금속산화물 절연체를 넘어서 다양한 결정질 기능성 금속산화물 박막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지스트 신소재공학부 김봉중 교수(교신저자)와 윤명한 교수(공동 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조용륜 연구원(제1저자)과 이원준 연구원(공동 제1저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저명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Chemistry of Materials, IF: 10.159)에 2020년 4월 9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또한 학계 및 일반인에게 널리 알릴만한 내용으로 인정받아 학술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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