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완 RE멤버스대표,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

2011년 주택시장은 한마디로, 무질서한 대혼돈 그 자체였다. 지역별동조화도 깨진데다 매매, 전세시장이 각각 따로 놀았기 때문이다. 지방활황, 수도권침체로 시장이 완전 이원화되면서 전세시장은 급등하는 가운데, 주택의 유형과 면적등에 따라 집값양극화현상도 두드러졌다.
먼저 매매시장을 살펴보자.

2011년은 금리인상, 소득감소, 가계부채증가, DTI규제부활 등으로 수차례의 규제완화정책추진에도 불구하고 매매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하락과 유럽발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로 잠시 살아나던 주택시장은 추석이후 다시 얼어붙고 말았다
2011년 9월말기준으로 아파트값은 전국적으로는 8.2% 상승했으나 서울 0%, 경기 1.6%, 수도권 0.7% 상승에 그쳤고 인천은 1.2% 하락했다.

반면에 전세시장은 훨훨 날았다.
수도권, 지방할 것 없이 9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공급물량부족, 보금자리주택의 대기수요증가, 매매기피등의 여파로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1년 9월말까지 전세통계를 보면 서울 12.1%(강남 12.8%, 강북 11.6%), 수도권 12.8%(경기 15.5%, 인천 3.6%), 부산 16.7%, 대구 13.5%, 광주 21.2%, 대전 13.3%, 울산 13.1% 등 전국 평균 약 14% 상승했다.

2011 수도권매매시장이 수요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이유는 주택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조차 자가매입회피, 보금자리주택대기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로 쏠렸기 때문이다.

- 2012년은 부동산경기의 순환싸이클상 회복기 진입
2012년 아파트시장은 어떻게 바뀔까? 2012년에도 침체가 지속될 것인가? 아니면 상승신호가 나타날 것인가?

불확실한 시장예측을 위해서는 부동산경기의 순환변동패턴, 선행지표, 핵심변수의 점검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볼 수 있겠다.

먼저, 중장기예측기법의 하나인 벌집순환모형(HONEY-COMB CYCLE MODEL)에 따르면 국내주택시장은 2011년 1/4분기를 기점으로 제6국면인 회복초기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모형의 특징은 가격과 거래량으로 부동산경기의 하강과 상승국면을 예측하는 바, 2010년 10월중에 일단 저점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3월말까지 상승하던 집값은 2011년 3.22대책의 DTI규제부활여파로 4월부터 재하락후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다시말해, 2001년이후 5년넘게 대상승후 2007년부터 5년간의 장기하락조정을 거친 주택시장은 2011년 과도기를 거쳐 2012년부터 새로운 상승싸이클의 출현 내지 상승추세로의 전환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주택시장의 선행지표인 주택거래량과 미분양물량, 부동산 소비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 등을 살펴보자.

국토부가 발표한 아파트연간거래량 통계를 보면 2007년 83만9천가구, 2008년 88만9천가구, 2009년 92만9천가구, 2010년 84만9천가구를 기록했다.

그리고 아파트월간거래량은 2010년 9월 5만6천가구, 10월 7만2천가구, 11월 8만5천가구 12월 10만6천가구로 2010년 9월 이후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2011년 1월 7만9천가구, 2월 7만7천가구, 3월 9만7천가구, 4월 8만7천가구, 5월 7만9천가구, 6월 7만3천가구, 2011년 7월 7만2천가구, 8월 7만4천여가구로 다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시장을 짓눌렀던 미분양지표는 개선중이다.
2008년 16만가구를 초과했던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물량은 2011년 9월말 현재 7만가구이하로 절반정도로 감소했으며 지방을 중심으로 감소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하는 부동산소비심리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2011년 7월에는 전국평균 125.5로서 전월대비 7.2p 그리고 8월에는 전국 평균 129.9로서 2개월간 연속해서 상승후 9월들어 전국평균 125.7로 서 4.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심리는 상당히 불안한 모습이다.

- 상승전망속, 지역양극화와 주거트렌드의 변화예상
주택경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인구, 정책, 금리, 경기, 수급, 투자심리 등 핵심변수의 움직임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으로 구분해 볼 때 2012 주택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집값예측과 관련하여 최대의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인구감소, 고령화등 인구요인을 들 수 있다. 인구 및 가구구조의 변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장기적이고 절대적이다. 2020년이후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2030년까지 가구수증가 및 수도권의 인구집중률은 지속된다. 때문에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2030년이내에 급락가능성은 크지 않다. 게다가 은퇴계층의 주택역모기지론제도의 활성화로 인해 최근에는 35세~54세의 주택주구매층의 연령범위를 넘어 69세까지 주택구매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고령화, 역모기지론 수요증가등으로 여파로 향후 인구감소로 인한 주택수요의 감소폭은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둘째, 아파트 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정책은 2010년부터 규제에서 규제완화로 확실히 방향을 전환했다. 이러한 규제완화의 기조는 2012년에도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욱 탄력을 받을 것 같다. 특히, 분양가상한제와 다주택자양도세중과제도의 폐지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이 두 제도가 폐지될 경우 아파트 시장은 턴어라운드의 전환기를 맞을 수도 있다. 2012년 주택시장의 관전 포인트중 하나는 역시 정책변수다.

셋째, 금리는 물가상승압력 등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양적완화, 경기부양책추진등에 따라 동결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공조에 의해 인하될 여지도 있다. 2012년은 글로벌금융위기극복의 해로서 저금리기조로 인해 금리의 변동성은 적고 주택시장에 대한 금리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넷째, 2012년 실물경기는 중국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3%내외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며, 실물경기 상승으로 주택시장을 견인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유럽발재정위기가 언제쯤 진정되느냐 여부도 관건이다.

다섯째, 2012년의 주택수급구조를 보면 공급부족으로 인해 전세난이 지속되고 매매가격의 상승도 점쳐진다. 2011년 현재 적정한 아파트공급물량은 개략적으로 전국 40만가구, 수도권 20만가구, 서울 4만가구정도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수도권의 입주(예정)물량추이를 보면 2011년 약 19만5273가구, 2012년 15만9708가구, 2013년 12만264가구로서 감소되는 추세다. 특히, 서울지역은 2010년 3만392가구, 2011년 3만 7125가구, 2012년 1만787가구등으로 향후 감소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2012년은 총선, 대선이 동시에 대기하고 있어서 통화 및 재정확대, 지역개발계획, 도로 철도등 SOC계획, 규제개혁등 경기회복조치가 나올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경기순환변동, 선행지표, 핵심변수등의 움직임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볼 때, 2012 아파트 시장은 하락보다는 상승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2013년까지는 공급물량부족으로 인한 전세값의 지속적인 상승과 전세가비율증가에다 정부의 규제완화추진등으로 향후 완만한 U자형 상승은 충분히 기대된다.

하지만, 하락요인도 많아서 급등보다는 물가상승률( 3~4%)수준의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양한 변화도 예상된다.
도시화의 진행, 수도와 수도권의 분리, 도심권회귀 및 직주근접현상, 새로운 개발축의 변화, 역세권 복합개발등은 아파트시장변화를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향후 소형아파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과 단독주택, 전원주택에 대한 선호도 증가등 주거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12년은 경기의 상승전환, 지역별 양극화심화, 주거트렌드의 변화가 다가오는 한해가 될 것 같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이사는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성균관대, 건국대 등에서 대학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종완 대표는 철저한 현장 중심의 살아있는 강연으로 유명하며,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이다. 현재는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로 활동하면서 후대양성에 힘쓰고 있는 부동산 멘토이기도 하다.
본 글은 아나운서저널 12월호에 실린 고종완 대표의 글을 사전에 양해를 얻어 싣게 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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