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운반선 사업 등 카타르와 강화된 협력관계 구축할 필요 있어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팀 기자

지난 4월 22일 중국의 신화통신은 중국의 조선기업인 ‘후둥중화조선’과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 ‘QP’가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체결된 LNG 운반선 건조 계약 규모는 200억 위안(한화로 약 3조 4820억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중국 조선기업이 수주한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규모로 알려졌다.

한국 조선업계는 후둥중화조선이 QP와 체결한 계약은 기본적으로 LNG 운반선 8척을 건조하여 인도하고 추가로 8척을 옵션으로 수주할 수 있으며 2024년에서 2025년까지 선박을 인도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후둥중화조선의 연간 대형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이 5척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추가 발주 분에 관해서 한국 기업이 수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확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신화통신은 후둥중화조선이 카타르와 계약에 성공한 이유로 4세대 LNG 운반선 설계 관련한 후둥중화조선의 기술력이 탁월한 점을 제시했으나 LNG 운반선 후발 주자로 평가받는 후둥중화조선의 기술력만으로 카타르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에는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카타르산 LNG를 대규모로 수입하거나 LNG 선박의 건조에 파격적인 금융지원을 제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제기된다.

카타르는 ‘노스필드’ 확장을 통해 연간 LNG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 2600만t까지 증가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대규모로 증산된 LNG를 구매해줄 고객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셰일 증산과 코로나 사태로 유가가 폭락하여 카타르 정부가 LNG 운반선 건조 사업을 연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사업이 연기되지 않을 것을 보면 LNG 증산 물량을 소비해줄 고객을 이미 찾았을 것이며 그 고객이 바로 중국이라는 견해가 유력하게 제시되는 것이다.

출처: 관세청

최근 한국이 카타르에서 수입한 LNG와 석유제품 금액이 저유가로 인해 2012년 ~ 2014년과 비교하여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2019년 한국이 카타르에서 LNG를 수입한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68억 달러이며 중량 기준으로 1131만t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록을 살펴보면 중량 기준으로는 대략 1155만t ~ 1425만t을 기록하여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기록인 1029만t ~ 1335만t과 비교해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금액 기준으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51억 달러 ~ 79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기록한 97억 달러 ~ 120억 달러와 비교하여 거의 절반 수준으로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카타르에서 수입한 전체 금액을 비교해도 2017년에서 2019년까지 수입액이 2012년에서 2014년까지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는 한국이 카타르의 제품을 중량기준으로는 비슷하게 구매하고 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저유가로 인해 절반 가까이 하락하여, 이제까지 한국이 카타르의 중요 고객으로서 누려왔던 지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과 카타르의 우호관계와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앞세워 카타르가 발주하는 LNG 운반선을 한국이 독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중국의 후둥중화조선이 최대 16척의 LNG 운반선 건조를 수주함으로써 이와 같은 전망을 수정할 필요가 생겼다.

물론 한국은 2019년 기준 카타르로부터의 수입액이 130억 달러(한화로 약 16조 485억 원)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카타르의 중요 교역국으로 볼 수 있지만, 카타르는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인해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카타르의 협력 관계 구축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한국과 카타르 양국을 위해 양국이 이제까지 구축한 협력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고려가 필요하다.

중국과 카타르의 협력 관계 구축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향후 LNG 운반선 발주와 같은 카타르와의 협력이 필요한 사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후둥중화조선의 LNG 운반선 수주 성공은 한국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우수한 기술력만을 이유로 수주를 낙관해서는 안 되며 가격 경쟁력 등의 확보와 기존에 구축되었던 영업망을 적극 활용하여 LNG 운반선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저유가 상황으로 인해 과거 중동 국가와 맺었던 협력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으므로 더욱 강한 협력 관계 구축을 꾀해야 하며 한국 기업들이 선박을 수주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에 역량을 투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수주 경쟁에서 종종 실패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수주 경쟁에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 전략에 변화를 주지 않은 채로 과거에만 안주하고 있다면 그는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한국 기업과 정부는 원팀이라는 인식하에 해외 시장을 함께 개척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