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의 실전 경매 수기 첫번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야생화의 실전 경매 수기 첫번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진우현
  • 승인 2011.12.05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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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열 명지투자연구소 대표

“딩동~” “딩동~” 아무리 벨을 눌러도 안에는 아무도 없는지 대답이 없다. 낙찰을 받아 잔금을 낸지가 벌써 한 달이 되어 가건만 인도명령을 보내도 송달이 안 되어 야간송달까지도 보냈지만 야간송달을 간 집행관 직원도 아무도 못 만나고 왔다며 “공시송달”을 신청하라 고한다. 이제 할 수 없이 “공시송달”을 신청하여 “강제집행”을 해야 하는 결과를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

그래도 이렇게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 “송시송달”을 신청하고 곧바로 “강제집행”을 신청하여 날짜까지 받아 놓았다.
누가 경매는 쉽다고 했는가?
이렇게 어려운데…. 이렇게 힘이 드는데……. 하기야 이 세상에서 안 힘든 일이 있을까?
각설하고…….
그런데 그렇게 찾아가도 만날 수 없었던 그 집에 사람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나는 단숨에 그 집으로 달려갔더니 경비실에 계신 경비아저씨가 반갑게 맞아주며 내가 그동안 인사드렸던(?) 보답인지는 몰라도 어제부터 사람이 들어왔다고 알려주셨다. 초인종을 누르니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시며 문을 열어주신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아드님이나 며느리님은 어디 가셨냐고 물으니 할머니는 연락이 안 된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오신 손님이니 들어오시라고 내손을 잡으면서 안으로 들어가자고 하신다.

집안에 들어갔더니 이상하게 가구는 별로 없고 전기장판을 깔고 누워계시는 할아버지가 잔기침을 하시면서 일어나 앉으신다.

가스레인지도 없는지 휴대용 버너로 커피를 끓이셨고 할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신 커피를 대접받으며 고향 할머니의 정을 느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 집안에 사정을 소상히 들을 수가 있었다. 아들은 미국에 가있고 집주인인 며느리는 채무로 인하여 돈 받을 사람들을 피해 다닌다고 하시면서 연락처를 주면 나중에 며느리에게 연락을 취해 보겠다는 반가운 이야기를 듣고 그 집을 나올 수 있었다.
아~ 이젠 강제집행을 안 할 수 있겠구나~
며칠 잠을 못 이루며 걱정을 하던 집행문제가 해결된 것만으로도 그날은 너무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또다시 찾아갔더니 그동안 연락이 되던 며느리가 지금은 연락이 안 된다고 하시면서 미안해하시는 할머니를 보니 차마 “강제집행”을 신청해 놓았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강제집행 날짜는 다가오는데. 나이 드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강제적으로 내보낼 수도 없고. 또다시 피 말리는 날들이 지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에게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며느리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하시면서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신다.
나는 곧바로 전화를 했더니. 아주 거만한 목소리.
무언가 쉽지않겠다는 생각이 스쳐갈 때……. 그쪽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이사비용을 500만원을 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과관 이다.
강제집행을 신청한 것도 알고 있다고 하면서 만약에 집행을 하다가 노인네들이 다치면 그 책임은 다 당신이 져야할 것이라고.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집행관들도 집안에 나이 많은 노인 분들이 있으면 강제집행을 피한다. 왜냐하면 집행을 하다가 노인네들이 쓰러지면 사건이 커지기 때문인데….

이러한 것을 아는 정도면 이 사람은 완전히 전문가 수준이다.
나는 할 수 없이 500만원을 주기로 하였고 며칠이지나 이사를 나갈 때 가보았더니
할머니, 할아버지는 안계시고 집주인라고 하는 뚱뚱하고 도도해 보이는 여자가 만나자마자 이사비용을 달라고 한다.
집안을 살펴보니 아주 깨끗하게 벌써 치워져 있어서 키를 받아 문을 잠그고 이사비용을
주면서 그 돈 일부로 연체된 관리비를 계산하고 돌아서는데…
경비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어떻게 잘 해결됐어?”
“아~네~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을 마치자마자 하시는 말, “그 할아버지, 할머니. 그 사람들 알바들이야~”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세상에 그렇게 착하고 심성 좋아 보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사비용을 더 받아내려는 그 집주인이 고용한 알바라니.
세상에는 뛰는놈 위에 나는 놈이 있음을 절실히 체험한 경매사건이었다.

 
닉네임 야생화로 더 알려진 배중열 대표는 공주사범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연세영어학원 강사로 활동하다가 부동산 경매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 후 명지투자연구소 이사, 부경아카데미 부원장, 한국법학권 경매담당 강사, 수원디지털대학, 한성대학 사회교육원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백배의 축복’, ‘경매천재가된 홍대리’ 등 부동산 재테크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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