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자취를 감췄다. 이를 놓고 미국 측은 김 위원장이 잘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자취를 감췄다. 이를 놓고 미국 측은 김 위원장이 잘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지금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두고 전 세계적으로 소란이 일었던 가운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는 그가 아마도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밖으로 나와 비료공장에서 리본을 커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여러분이 알다시피 우리의 생각은 그가 아마도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우리는 북한을 ‘운둔의 왕국’(the Hermit Kingdom)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얻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들은 정보에 대해 극도로 말을 잘하지 않지만 그(김 위원장)가 살아있고 잘 지내는 사진들을 공개했으며, 우리는 그가 그런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VOA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의 진위 여부를 미국이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어느 한쪽으로 말할 수 없다”며 “그러나 그 사진들은 공개된 출처에 나와있는 사진들이고, 따라서 우리도 동일한 사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 뿐 아니라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생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가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주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은, 1일 이후 또 열흘 넘게 깜깜 무소식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 주재 이후 자취를 감췄었다. 그러다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킨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추면서 세간에는 중태설을 비롯해 뇌사설, 사망설까지 도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었다.

잠시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김 위원장은 13일 현재까지 또다시 10일 넘도록 자취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언급처럼 북한에서 정보를 얻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동향이나 위치, 상태에 대해선 북한 매체가 공개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건강이상설로 다수의 언론들이 오보를 낸 만큼, 김 위원장의 이번 ‘은둔’에는 북한 매체의 발표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은 올해만 총 17회에 그쳤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개활동을 66%나 줄여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병기 위원의 브리핑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군 전력과 당정회의를 직접 챙기는 등 내부 전열 재정비에 집중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공개활동을 대폭 축소하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20여일간 잠행하는 동안 코로나19 방역과 물가대책 수립, 군기 확립을 지시하고 외국 정상에 대한 축전을 전달하는 등 정상적인 국정활동을 해왔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로 악화된 北 경제…김정은 경제 시찰 가능성?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악화된 북한의 경제난을 챙기기 위한 경제 시찰에 나섰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드러나는 경제 지표들을 볼 때,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을 폐쇄하면서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역 역시 줄어들었다. VOA가 보도한 국제무역센터(ITC)의 무역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 2월 대 러시아 수출액은 8000달러(약 98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달인 1월의 14만 달러(약 1억7,140만원)나 전년도 같은 기간의 19만6000달러(약 2억4040만원)에 비해 줄어든 규모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VOA에 “북한 경제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미 대북 제재로 최악의 수준에 있는 북한 경제에 국경 봉쇄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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