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연속 전세자금 대출 2조원씩 급증
- 서울 아파트 전셋값 1년 만에 7.28% 상승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주택매매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대출 현황으로도 그 움직임이 파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 억원, 자료_은행 각사 / 정리 및 그래픽_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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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가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 대출 비중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국내에 본격적인 코로나 19가 확산된 지난 2월, 급증한 국내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에 현황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단위: 억원, 자료_은행 각사 / 정리 및 그래픽_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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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잡기 위해 가계부채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 거래량이 줄고, 전세 수요가 늘어난 지는 오래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81조3058억 원보다 8조2666억원 늘어난 89조5724억원로 집계됐다.

단위: 억원, 자료_은행 각사 / 정리 및 그래픽_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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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11월 공적 보증기관의 전세자금 대출 규제 강화가 확대되어 올 1월 시가 9억 원 초과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전세 대출을 전면 제한했다. 무주택자여도 대출받은 후에 9억 원 넘는 주택을 구매하면 즉시 회수되므로 주택 수요가 낮아질뿐더러 고가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이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은마아파트 등 강남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 반전되면서 주택 수요는 매매보다는 전세로, 금융권 또한 전세자금 대출 비중이 늘게 됐다. 특히, 기업은행은 4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약 6000억원 감소한 반면, 전세자금 대출금액은 약 59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미뤄볼 수 있다.

단위: 억원, 자료_은행 각사 / 정리 및 그래픽_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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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 강화와 코로나 19의 여파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해져 ‘내 집 마련’을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일부 사람들이 다른 투자 목적으로 넘어와 전세 수요가 더욱 증가하면서 전셋값까지 상승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의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지난해 1월 강남구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2786.3만원 수준에서 올해 4월에는 3065.6만원으로 집계되면서 1년 만에 7.28%라는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매매 실거래는 3개월 만에 1억원씩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_은행 각사 / 정리 및 그래픽_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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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 19 여파로 주택거래가 줄고 있지만, 전세 매매계약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과열된 주택시장은 잡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앞으로도 전세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전세 대출 최저 금리는 2.2~2.4%(대출금액에 따라 차등적용)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자금 대출은 전세 보증금의 최대 80%까지 가능하며 대출 상품마다 대출 한도 및 가능 조건이 다르므로 본인에게 맞는 상품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자료_은행 각사 / 정리 및 그래픽_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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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전세자금 대출 일부 보증 상품에 대해 신규 대출의 일시적인 중단을 계획했으나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으나, 올 2월 기준 전세자금 대출이 20조원을 넘어 지난달 말에는 22조에 달했다. 주요 5대 은행의 잔액이 평균 17조원으로 미루어보아 월등히 높은 수준의 금액이다.

자료_은행 각사 / 정리 및 그래픽_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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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급증하는 아파트 외 주택 대상 일부 상품 제한을 통해 가계대출 속도를 조절하고자 했으나, 서민 주거 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라며 “코로나 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등에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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