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박수현 기자] 제약업계가 한숨을 돌렸다. 유한양행, 대웅제약을 제외한 매출 상위 제약사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2분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 영업, 수출이 갈수록 위축되면서 실적이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스워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제약사 30곳의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총 매출액은 4조1916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7784억원 대비 1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21억원에서 4407억원으로 41.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3%에서 10.5%로 2.2%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다수 산업군이 실적부진에 빠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매출 상위 10개의 제약사의 경우 유한양행, 대웅제약을 제외한 매출 상위 제약사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전년대비 매출증가율이 각각 68.2%와 65.3%로 집계대상 중 가장 높았다. 또 한미약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9%와 10.8% 증가했다.

종근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5.2%와 56.1%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제품설명회나 학술대회, 심포지움 등 대면 마케팅 활동이 크게 감소하고 3월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비용지출이 줄어든 점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분기 매출 3728억으로 유한양행을 제치고 제약바이오업종 매출 1위에 올랐다. 영업이익은 120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55.4%)을 나타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의 매출이 상승한 배경에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주력 품목으로 필수 소비재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감염병으로 인한 타격이 적었다.

매출이 하락한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의 경우에도 코로나19에 의한 직접적인 타격보다 내부 문제등의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의 경우, 20년 1분기 매출액은 31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2%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4% 줄어든 10억원이다. 이같은 이유는 유한양행의 매출비중이 높았던 도입신약들이 특허만료 이후 매출하락세를 지속하고, 자체 개발한 복합신약들도 판매가 부진을 겪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2574억원, 영업이익은 56% 급락한 55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부진의 이유는 매출 비중이 컸던 위장치료제 라니티딘(알비스)이 발암가능물질 검출 사유로 판매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메디톡스와의 소송비용은 영업이익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분기는 무사히 넘겼지만, 당장 2분기부터는 제약업계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약국 대상 영업 활동이 줄었기 때문에 오히려 기업들의 1분기 영업비용이 절약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2분기부터는 잘 모르겠다"며 "현재 회사들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경제 피해를 인력 감축 대신 유동성 확보와 비용절감으로 버티고 있는데, 여기서 더 어려워지면 인력 감축도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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