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건조 관련 협약 체결했지만 업계와 정부의 협력 통해 경쟁력 높여야.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한국 조선3사 카타르와 LNG 운반선박 건조관련 협약 체결


현지시각으로 지난 6월 1일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조선 빅3’와 ‘카타르 석유공사(이하 QP)’가 192억 달러 이상(한화 약 23조 5776억 원) 규모에 100척 이상의 LNG 운반선박 건조와 관련한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국 조선업계에 따르면 QP의 요구에 따라 각 사에 할당된 구체적인 발주량은 공개할 수 없다고 알려졌다.

화상으로 진행된 협약 체결식에 카타르 측에서는 ‘사아드 시리다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 및 QP CEO와 ‘세이크 칼리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카타르 가스 CEO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 측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CEO,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CEO, ‘남준우’ 삼성중공업 CEO 등이 참석했다.

QP에 따르면 알 카아비 장관은 한국이 카타르의 핵심(key)적이며 전략적인 에너지 관련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한 알 카아비 장관은 카타르와 한국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에 중요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과 성윤모 장관에게 감사함을 표시했으며, 이번 사상 최대 규모의 선박 발주가 카타르와 한국 양국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성윤모 장관은 한국과 카타르의 협력관계가 기존의 에너지와 조선업 분야 외에도 ICT, 헬스케어, 플랜트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강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가삼현 대표는 현대중공업이 카타르의 사상 최대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기술을 통해 카타르에 높은 완성도의 선박을 건조하여 인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근 대표는 QP의 LNG 프로젝트에 대우조선해양을 파트너로 선택해 준 것에 감사를 표했으며 빠른 시간 안에 카타르측 관계자들을 옥포 조선소로 초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남준우 대표는 QP와 삼성중공업 사이에 체결된 협약에 매우 고무되었으며 자사의 숙련된 노동력과 높은 기술력을 통해 최고 품질의 선박을 적기에 인도할 것이고, 이번 협약식이 카타르와 한국의 경제적 협력관계를 더 공고히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 체결로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건조 기술력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카타르와 한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조선업계가 보유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경쟁력의 핵심


한국 조선업계는 높은 수준의 LNG 선박 건조 기술력이 이번 대규모 LNG 운반 선박 수주 관련 협약체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반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LNG 운반 선박은 천연가스의 대량 운송을 목적으로 가스의 온도를 영하 163°C 이하로 낮추어 부피를 1/600로 줄인 액화천연가스 상태로 저장용기에 저장하여 운반한다.

일반적으로 영하 163°C의 극저온 환경을 유지한 상태로 장거리 운송이 가능해야 하므로 LNG 운반 선박은 컨테이너 운반 선박보다 높은 수준의 건조 기술이 요구된다.

특히 영하 163°C의 천연가스는 저장용기 혹은 외부에서 전해지는 열로 인해 가스가 기체로 전환되거나 저장용기 밖으로 누출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극저온의 환경을 유지하고 저장용기에 균열이 발생하여 가스가 누출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한국 조선업계는 숙련된 용접공을 통해 확보한 정밀 용접 기술과 철저한 이물질 관리 등 높은 수준의 선박 건조기술을 무기로 2018 ~ 2019년 기준 국제 시장에서 LNG 선박 수주 점유율이 약 97%에 달한 바가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카타르 사업 초기 옵션까지 합하여 16척의 건조 물량을 중국 조선업체에 빼앗긴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중국 조선업체의 LNG 운반 선박 건조 기술 자체는 아직 한국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값싼 노동력에 의한 가격 경쟁력과 중국 정부의 금융지원 혹은 LNG 구매력을 포함한 외적 요소는 중국 측의 경쟁력이 강하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LNG선 건조를 중국보다 10년 먼저 시작했지만 현재 양국간 기술 격차는 5년 정도로 평가되며 앞으로 3 ~ 4년 후의 판도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게다가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중국 조선업체의 LNG 선박 수주로 2025년까지 중국 측의 추가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왔지만, 최근 중국 업체가 러시아 쇄빙 LNG 운반선 수주에도 나설 것이란 외신보도를 감안하면 단 기간 내에 중국 측 생산능력이 확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을 내어놓은 적이 있다.

즉 한국이 카타르 LNG 운반선박 관련 사업에서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 경쟁에서 일단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 조선업계와 정부가 현실에 안주한다면 향후 수주 경쟁의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향후 수주 경쟁에서 한국이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는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력의 향상과 가격 경쟁력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 정부는 금융지원이나 발주 국가와의 협력 강화 등 수주 경쟁에서 측면지원을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조선업 지원은 지속된다.


지난 5월 27일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하 수은)은 울산광역시와 함께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조선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간담회에서, 당초 계획한 3조 8000억 원 보다 1조 4000억 원이 증가한 5조 2000억 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은은 조선사가 중소협력사 납품에 대한 결제자금으로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대출을 1조 6000억 원에서 1조 900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방문규 은행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 조선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수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조선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27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조선업계 관련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애로 사항을 청취한 바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 관련 인사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제작금융 지원 확대’, ‘선수금 환급보증 한도 확대 및 신속한 발급 지원 요청’, ‘외국 기술 전문 인력의 입국절차 간소화’ 등을 요청했다.

이에 산업부는 요청된 사항 중 제작금융, RG 관련 사항 등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그 외의 사항들도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재 코로나19와 수주 경쟁으로 인해 한국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다소 겪고 있지만 조선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친다면 이와 같은 어려움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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