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北, 연락사무소 철폐하나…남북 정상간 합의 폐기 수순 밟을까 우려
[한반도 정세] 北, 연락사무소 철폐하나…남북 정상간 합의 폐기 수순 밟을까 우려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6.08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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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한반도 정세]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1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정상적으로 유지되던 오전 개시 연락 업무에 응답하지 않았다. 최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 전단 살포 비난 담화 이후 남북 정상간 합의를 폐기하겠다는 공언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연결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9월 14일 연락사무소가 개소한 이후 북한이 응답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정상 간 합의에 의해 개성에 만들어졌다. 남북 인력이 같은 공간에 상주하며 연락 업무를 해왔다. 하루 두 차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마감 연락을 진행해왔다.

연락사무소는 남북관계가 교착 국면이었던 지난해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다 올해 1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북한이 사무실을 잠정 폐쇄하면서는 서울-평양간 전화 및 팩스선을 통해 연락 업무를 유지해왔다.


 김여정 담화 발표 나흘만에 철폐 절차 밟는지 주목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지난 5월31일 탈북자라는 것들이 전연(전방) 일대에 기어나와 수십만장의 반공화국 삐라(전단)를 우리측 지역으로 날려 보내는 망나니짓을 벌려놓은 데 대한 보도를 봤다”며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았다.

김 제1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의 조항을 결코 모른다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이 북남 합의를 진정으로 귀중히 여기고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에게 객쩍은 호응 나발을 불어대기 전에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줴(줘)버리고 청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5일에는 통일전선부 명의의 담화를 통해 구체적인 보복조치를 열거했다. 담화는 “김여정 제1부부장은 5일 대남사업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들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며 연락사무소 철폐와 개성공단 완전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이행해 나갈 것을 경고했다.

정부가 7일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으나 북한은 내부에서 군중 집회를 여는 등의 반발을 이어갔고 급기야는 이날 연락사무소 오전 업무에 나서지 않으면서 연락사무소 폐기 수순으로 가는 모양새다.

다만 정부는 북한이 아직 전통문 등 명확한 입장을 보내온 것이 없고 통화 연결만 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업무 중단’이라는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여상기 대변인은 “오늘 오후에도 예정대로 통화를 시도할 예정이고, 이와 관련해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세현 “김여정 담화, 일종의 화풀이…軍 동원해 살포 막아야”


한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일종의 화풀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금 북한은 코로나19가 침투해 매우 힘든 상황이다. 민심이 힘들 땐 외부에 적이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김 제1부부장이 ‘적은 역시 적’, ‘남조선은 무지무능한 정권’ 등의 비난 발언을 한 데 대해 “우리가 화풀이 대상이 돼 있는 것”이라며 “우리도 코로나19로 어렵다는 걸 북한이 이해해야 하지만, 북한은 잔뜩 신경질이 나 남의 사정을 봐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 단체가 오는 25일 대북전단 100만장을 날리겠다고 밝힌 데 대해 “6·25전쟁이 일어난 날을 골라가지고 (북한에) 자극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찰과 군 병력을 동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어차피 (대북전단을 날리는 곳이) 군사지역이라 군이 동원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가 강력히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고 막는 그런 모양새를 비치면 (북한도) 좀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여당에서 대북전단 살포 관련 법률안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야권에서는 북한에게 정부가 끌려다니고 있다며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떳떳하지 못하게 북한에 대해 아무 대응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우리에게 뭐라 이야기 하면 거기에 마치 순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자존심을 건드리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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