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산업 소재인 철강업계 긴급 상황에는 적극적인 지원 필요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한국 철강기업들 1분기 영업실적 악화했고 2분기 실적 전망도 다소 비관적


한국 철강기업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1분기 영업실적, 출처: 금융감독원

‘POSCO’와 ‘현대제철’과 같은 한국 철강기업들의 2020년 1분기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POSCO는 2020년 1분기 매출액이 14조 5485억 원을 기록하여 16조 142억 원을 기록했던 2019년 1분기와 비교하여 9.2% 축소됐고, 영업이익은 7053억 원을 기록하여 1조 2029억 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41.4% 역성장했다.

현대제철 또한 2020년 1분기 매출액은 4조 6680억 원을 기록하여 5조 715억 원을 기록했던 2019년 1분기와 비교하여 8.0% 축소됐으며, 영업이익은 27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현대제철의 경우 직전분기인 2019년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하여 2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279억 원의 영업 손실은 1479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2019년 4분기와 비교하여 손실 폭이 감소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으로 한국 철강업계의 2020년 2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는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POSCO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62.1% 감소한 4046억 원 정도로 전망했으며 ‘BNK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1954억 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게다가 증권업계에서는 2019년 4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한 현대제철이 2020년 2분기에도 영업 손실을 기록하여 3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철광석 가격 상승과 수요 저하로 한국 철강기업 경영환경 악화


고철, 철광석 등 가격 현황,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최근 고철, 철광석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동차 수출 급감 등으로 수요가 하락하여 한국 철강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고철 생철 도매가가 2020년 5월 기준 t당 26만원에 형성되었는데 이는 전월인 2020년 4월의 가격 t당 24만원에 비해 2만원(8.33%) 상승한 것이다.

한국 철강업계에 따르면 전국 고철 가격은 2020년 6월 12일 기준 t당 29만원을 형성했다.

한편 철광석 FINES 가격은 2020년 6월 12일 칭다오 수입가 CFR 기준으로 t당 105.02달러를 기록했는데 전월인 2020년 5월과 비교할 때 13.39달러(14.61%)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을 실행하고 있는 중국에서 철광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철광석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세관에서는 지난 5월 기준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전년 동월과 비교하여 3.9% 증가한 8703만t이며 2020년 1월에서 5월까지 철광석 누적 수입량은 5.1% 증가한 4억 4531만t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봉쇄를 완화하고 산업을 재개하는 경향이 지속될 경우 철광석 가격은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된다.

다만 현재 고철과 철광석 가격 등이 각각 52주간 최고점인 t당 36만원(19년 6월), t당 125.77달러(20년 7월 2일)에는 미치지 못한 점으로 미루어 원자재 가격이 최악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20년 5월 기준 자동차 수출량은 9만 5400대 수준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여 57.6% 감소했다.

국내 철강제품 30% 정도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철강의 주요 수요처로 평가받는 한국 자동차 제작 기업들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어, 그 타격이 고스란히 철강업계로 전이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POSCO는 광양 3고로의 가동 시점을 연기하고 창사 후 처음으로 유급휴업을 실시했으며 현대제철 또한 지난 6월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박판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철강 수요 저하에 감산으로 대응하고 있다.

결국 최악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고철,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저하로 한국 철강업계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소제목 : 조선, 자동차 업계등과 협력하여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긴급 상황 대비 필요

최근 경영환경 악화로 철강업계에서는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 가격의 인상 등 철강 제품 가격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철강제품을 사용하는 조선업계와 건설업계 등은 철강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으며 특히 해외 기업들과 치열한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 가격이 상승하면 수주에 지장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즉 철광석 등 원재료의 가격 상승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었다는 철강업계의 주장과 철강 가격이 상승하면 수주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조선업계 등의 주장은 둘 다 근거를 가지고 있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해외 수주에서 승리할 경우 철강 수요가 훨씬 증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국 조선업, 자동차산업 등과 한국 철강업은 경쟁자라기보다는 공생관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철강업계도 무리한 정도의 가격 상승 요구는 자제해야 하며 조선업과 자동차산업도 한국 철강업계를 동지로 여겨야하고 철강업계가 처한 고충을 이해하며 상생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16일 한국 철강업계의 중견기업인 ‘기보스틸’ 등의 현장방문을 통해 한국 철강업계의 경영상 어려운 점을 청취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철강 중견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며 선제적 사업 재편과 코로나19 이후 수요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 강화에 정부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한국의 전체 산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지만 한국 산업의 기초 소재로서 철강의 중요성은 부인하기 어려우므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철강업계에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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