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사진=일본 우메다시티, 제공=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김준환 교수
지난 호까지 8회에 걸쳐 일본의 6大 부동산디벨로퍼의 현황과 그들의 주요 사업방식 및 자금조달방식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지금부터는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여 일본의 부동산디벨로퍼들이 개발한 실제 사례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하지만 일본의 부동산시장과 한국의 부동산시장의 성격에 다소 차이가 존재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 부동산시장은 아직 우리가 겪어본 경험이 없는 부동산 버블붕괴와 부동산시장 장기침체라는 경험을 하였다. 따라서 일본 부동산시장의 버블 전, 버블 후, 그리고 버블붕괴 후 부동산시장의 기본적인 변화들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한다면 일본 부동산개발사례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일본 부동산개발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일본 부동산시장의 변화와 일본의 부동산개발사업의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일본 부동산개발사례를 살펴보기에 앞서 몇 차례에 걸쳐서 일본 부동산장의 변화와 부동산 개발사업의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부동산버블 전후의 일본부동산시장의 변화 그 첫 번째로 일본 부동산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토지시장의 구조적 변화=

일본 부동산시장은 시장의 큰 흐름에 의해 부동산 버블전, 부동산 버블기, 부동산 버블붕괴 후 등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일본 부동산시장의 버블기는 통상 학술적으로 1986년~1991년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일본 부동산시장은 이 부동산버불기를 기점으로, 그 버블이전과 버블붕괴 후에 커다란 특성변화가 있었다. 버블기에 폭등하였던 지가는 1991년 부동산버블이 붕괴 되면서 가격폭락이 시작되어 2004년까지 약 14년 동안 장기적인 지가하락이 지속되었다. 특히 6대도시(도쿄 區部, 오사카시, 나고야시, 교토시, 고베시, 요코하마시) 상업용지의 경우에는 약 5분의 1미만수준으로 지가가 급락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버블이 붕괴된 이후 일본인들의 토지에 대한 가치관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첫 번째로는 토지신화의 붕괴이다.
부동산 버블 이전에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최고의 자산증식의 수단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즉, 토지의 가격은 절대 내리지 않으며 재산으로서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버블붕괴 후에는 토지도 가격이 내릴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재산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결국 버블붕괴 후 토지 등 부동산은 일본인들에게는 더 이상 최고의 투자대상이 아니었다.

두 번째로는 기업의 부동산 소유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이다.
버블 이전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동산매입을 통한 회사의 규모 확대와 수익성 도모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였다. 하지만 버블붕괴 이후 과도한 부동산투자에 의한 유동성악화로 많은 회사들이 도산을 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악성 부동산담보로 인해 많은 은행들도 함께 도산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버블붕괴 이후 기업들은 부동산을 보유의 관점에서 유효이용의 관점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세 번째로는 부동산증권화와 부동산투자에 있어서의 자금조달의 다양성이다.
부동산 버블이전에서 금융권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에 의해 부동산에 필요한 투자자금의 거의 대부분을 충당하였다. 하지만 버블붕괴 후에는 이러한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었으며, 또한 투자자가 혼자서 사업리스크를 감당할 수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다양한 모색이 진행되었으며, 자금의 유동화를 통해서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부동산 투자의 자금조달이 다양화되었다.

네 번째로는 토지의 수익성과 편익성을 중시하게 되었다.
토지 등 부동산은 무조건 오른다는 기본적인 공식은 버블붕괴 후 처절하게 무너지게 되었다. 따라서 토지는 더 이상 오르지 않으며, 오른다 해도 선별적일 것이며, 그 전제는 수익성과 편익성이 담보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일본인들은 깨달게 되었다. 따라서 부동산시장도 상품의 가치와 가격을 평가할 때 토지의 이용가치에 의해 가격을 평가하게 되었다.

=사회환경 요인의 변화=

부동산 버블붕괴 후 일본은 사회환경 요인들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사회환경 요인들의 변화는 일본의 부동산가격 하락과 장기침체의 한 요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부동산시장에도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첫째로 저출산으로 인한 자녀수의 감소와 고령화인구의 증가이다.
부동산 버블붕괴 후이 1990년대 이후 일본은 저출산에 의한 자녀수의 감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수명연장에 따른 고령화 인구의 증가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림4>는 일본의 연령별 인구변화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14세 이하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자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버불붕괴 후 지금까지 일본 부동산시장 특히 주택시장의 가격하락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쳐왔으며, 향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중 저출산으로 인한 자녀수의 감소로 인해 일본은 [상속에 의한 3주택자 문제]가 주택시장의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은 우리가 눈여겨 볼만한 한 것이라 생각된다.

▲ 【그림4】인구변화 추이,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둘째로 세대구성원의 감소를 들 수 있다.
<그림5>에 나타난 것과 같이 세대당 구성원수가 1960년대에는 4명 수준이었던 것이 2005년에는 2.6명으로 크게 줄었으며 향후 2.4명 수준으로 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독거노인, 독신자 등의 1인세대수는 지속적인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현제 한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주택의 규모가 대형에서 소형화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눈여겨봐야할 것이다.

▲ 【그림5】세대수와 세대구성원수의 변화 추이,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셋째로 기업의 간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의 감소와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비율의 감소를 들 수 있다.
<그림6>에 나타난 것과 같이 10억엔 이상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있어서의 간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대규모 자금조달에 있어서 기업은 주식의 발행 등을 통한 직접금융에 의해 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해 나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림6】간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비율 추이,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또한 <그림7>에 나타난 것과 같이 최근 30여 년간 은행의 부동산대출이 버블기를 제외하곤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림7】부동산 담보대출액의 변화,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넷째로 토지에 대한 의식구조의 변화이다.
버블붕괴 후 토지에 대한 국민과 기업의 의식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그림8>에 나타난 것과 같이 버블붕괴 직후에는 토지를 저축이나 주식 등에 비해 유리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61.8%에 달했던 것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4년에는 33.2%까지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 【그림8】토지는 저축이나 주식 등과 비교하여 유리한 자산인가(국민의식조사),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또한 <그림9>에 나타난 것과 같이 기업도 토지를 저축이나 주식 등에 비해 유리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버블직후에 66.7%였던 것이 2002년에는 36.3%까지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기업의 경우는 최근 3년 전부터 다소 증가하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들 수가 있다.

▲ 【그림9】토지는 저축이나 주식 등과 비교하여 유리한 자산인가(기업의식조사),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자본금의 규모에 따른 토지소유의식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림10>에 나타난 것과 같이 자본금이 규모가 크면 클수록 향후 토지를 소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 【그림10】향후 토지소유가 유리한가(자본금 규모별, 토지소유의식 조사),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지금까지 부동산버블 전후의 일본부동산시장의 변화 중 첫 번째로 토지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사회환경 요인의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음 호에서는 부동산버블 전후의 일본부동산시장의 변화 중 두 번째 순서로 주택보유 현황 및 토쿄와 수도권의 지가와 시장변화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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