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한 AI 분야에서 앞서가기 위해 인재를 확보하고 기업간 연합 필요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최적의 유전자 가위 절단효소 추천하는 AI 알고리듬 개발


지난 6월 25일 ‘IBS(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의 ‘김형범’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변이체 13종의 효율을 비교 분석하여 표적 염기서열에 가장 적합한 교정 도구를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딥러닝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하여 생명체로 하여금 인간이 원하는 특성을 획득하게 하거나 이상이 생긴 유전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교체하거나 잘라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필요에 의해 개발된 유전자 가위 기술은 연구자가 원하는 부위의 DNA 부분을 정밀하게 잘라낼 수 있다.

최근에는 ‘크리스퍼(CRISPR-Cas9)’ 가위로 불리는 제3세대의 유전자 가위 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크리스퍼 가위는 교정하려는 특정 DNA 부분을 찾아내는 ‘가이드 RNA’와 DNA를 잘라내는 ‘Cas9 절단효소’로 구성된다.

크리스퍼 가위의 절단효소로 널리 쓰이는 것은 ‘화농성연쇄상구균’에서 획득한 ‘SpCas9’로 효율성은 뛰어나지만 표적이탈이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적이탈이란 절단효소가 원하지 않는 부분의 유전자까지 잘라낸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연구자가 의도하지 않은 유전자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정밀한 유전자 교정을 위해서는 표적이탈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절단효소의 변이체들이 개발되었지만 최근까지 각 변이체들의 성능, 사용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김형범 연구팀은 13종의 변이체를 대상으로 상황에 따른 유전자 교정 효율을 검증하여 어느 상황에서 어떤 변이체가 가장 적합한 것인지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이에 기반한 데이터로 최선의 유전자 가위를 추천해주는 알고리듬인 ‘DeepSpCas9variant’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관련 연구 성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6월 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SOC 위험요소를 AI로 관리한다


지난 6월 25일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는 공사 현장의 건축물이나 노후 시설물, 발전 플랜트 등 SOC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AI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먼저 기계연의 ‘인공지능기계연구실’은 AI와 IoT 센서를 이용한 시설물 재난안전 관리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관리 시스템은 IoT 센서로 시설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바람과 온도, 지진 등의 복합적인 데이터를 계측하여 저장한 후, 이 데이터를 AI로 분석하여 미래 시점의 위험도를 예측하며 위험도에 따라 대비책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스템의 IoT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유무선 통신으로 관리 서버와 클라우드에 즉각 송신되며 디지털화된 중앙 관리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후 필요한 경우 관리자에게 경고를 발신하게 되므로 SOC의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계연의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은 발전소, 선박, 해양 등 다양한 플랜트 설비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반 기계시스템 예측진단 및 사고대응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플랜트 내부의 고온고압 펌프 같은 부품에 균열이 생길 경우 폭발 사고나 위험물이 유출되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계연은 현장에 설치되는 고온고압 펌프와 동일한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고 다양한 고장 조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 후, AI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미래의 고장 가능성을 점검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시스템의 고장을 수동적으로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밸브를 개발하여 고장으로 인한 폭발이나 위험물 유출에 실시간으로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스마트밸브와 이를 제어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관리자나 긴급대응팀이 고장으로 인해 사고 위험이 커진 현장으로 출동하지 않아도, 원격 시스템 관리가 실시간으로 가능해지므로 폭발이나 위험물 유출에 의한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 확보 위해 인력 확보하고 기업간 연합 잇달아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4일 20여개의 연구거점이 존재하고 2만 명이 넘는 연구 개발인력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자사의 연구조직 ‘삼성리서치’의 수장으로 ‘승현준’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승현준 소장은 하버드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MIT’와 ‘프린스턴 대학교’등에서 물리학, 컴퓨터 공학, 신경과학, 딥 러닝 등을 연구한 석학이다.

업계에서는 딥 러닝 등 AI를 학습시키는 연산에 강점을 보이는 반도체인 ‘NPU(신경망 프로세싱 유닛)’ 등 AI 관련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승현준 교수를 삼성리서치의 수장으로 임명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승현준 소장은 오랜 시간동안 컴퓨터 공학과 뇌신경 과학을 연구해왔기 때문에 셀 수없이 많은 신경세포와 시냅스로 구성된 인간 두뇌의 신경망을 모방하여 대규모 연산이 가능한 NPU 같은 AI 반도체 개발의 적임자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승현준 소장의 취임으로 수준 높은 NPU를 개발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AI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는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뿐만은 아니다.

‘KT’가 주축이 되어 구성된 ‘AI원팀’에 올해 6월 초 ‘LG전자’와 ‘LGU+’가 참여하면서 ‘KT’, ‘LG전자’, ‘LGU+’, ‘현대중공업그룹’, ‘KAIST’, ‘한양대’, ‘ETRI’가 AI 분야에서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업계에서는 AI원팀에 참여한 기업들과 연구기관이 보유한 통신, 가전, 반도체 기술들의 시너지 효과로 AI 관련 기술 적용 분야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이보다 앞서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가 AI 동맹을 결성한 관계로 AI원팀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협력한다면 한국 AI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차량, 선박, 항공기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티까지 AI가 적용될 분야는 광범위할 것으로 전망되며, 반도체, 통신 기술 등 특정 기술 분야만 발전한다고 높은 수준의 AI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한국 기업들의 AI 연합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