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획] 방사광 가속기 ‘기초과학뿐 아닌 첨단산업에도 큰 영향 준다’
[산업기획] 방사광 가속기 ‘기초과학뿐 아닌 첨단산업에도 큰 영향 준다’
  • 염정민 기자
  • 승인 2020.06.30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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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 가속기 활용한 국내 기초과학과 산업 발전 두 마리 토끼 잡아야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방사광 가속기 이용하여 분자가 탄생하는 전 과정 관찰성공


지난 6월 26일 ‘KAIST’는 ‘IBS’ 연구원이자 KAIST의 화학과 교수인 ‘이효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하여 ‘원자가 결합하여 분자가 탄생하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으며 관련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온라인 판 6월 25일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펨토(Femto, 1/1000조)’ 초 수준으로 발생하는 순간을 관측하기 위해 특수 광원인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X선자유전자레이저(펨토 초 X선 펄스)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화학반응의 경우 원자와 반응공간의 크기가 옹스트롬(1/100억 m) 수준으로 매우 작으며 반응시간 또한 펨토 초로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가시광선을 이용해서는 관찰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펨토 초 X선 펄스는 파장이 10~0.01nm(나노미터)로 원자 수준의 크기도 관찰이 가능하며 펨토 초 단위로 X선 펄스가 방사되므로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사건도 포착할 수 있다.

이미 2005년 분자결합이 끊어지는 순간과 2015년 화학결합을 통해 분자구조가 생성되는 순간을 관측하는 것에는 성공한 바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기존보다 더 빠른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향상시킨 실험기법과 구조 변화 모델링 분석기법을 적용하여 세계 최초로 원자수준에서 화학반응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관찰하는 것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금 삼합체(Trimer)’의 화학반응을 관찰한 결과 금 원자를 연결하는 2개의 화학결합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 결합이 35펨토 초 후에 먼저 발생하고 360펨토 초 뒤에 나중의 결합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화학적으로 결합한 후 원자들은 같은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간격이 축소되었다가 확장되는 진동운동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관측되었다.

이는 그동안 이론적으로 추정되거나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화학반응의 메커니즘을 방사광 가속기로 확인하고 발견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종구’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연구한 결과로 반응 중인 분자의 진동과 반응 경로를 직접 추적하는 ‘펨토 초 엑스선 회절법’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촉매 반응과 체내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의 메커니즘을 밝혀낼 수 있다면 촉매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우수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의 주장은 원자 수준의 크기와 펨토 초 수준의 순간을 관측할 수 있는 방사광 가속기를 통해 화학반응의 메커니즘이 구체적으로 파악되고 장기적인 연구과제로서 충분히 연구된다면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소자 더 작아질 수 있다


지난 6월 25일 ‘신현석’ UNIST 자연과학부 교수와 ‘신현진’ 삼성전자 연구원, IBS 등의 국제 공동연구팀은 유전율이 매우 낮은 절연체를 발견하는데 성공했으며 관련 연구 성과가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위 소자의 크기를 축소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소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기 간섭의 영향이 커지기 때문에 집적도를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결국 간섭을 줄이기 위해서 외부 자기장에 반응하는 크기를 의미하는 ‘유전율’이 작은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낮은 온도에서 ‘육방정계 질화붕소’가 기판에 증착되는지 연구하던 중 우연히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 특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은 1.78에 불과하여 현재 반도체에 사용되고 있는 절연체인 ‘다공성 유기규산염’의 유전율인 2.5보다 약 30% 작다.

게다가 기존 절연체는 유전율을 낮추기 위해 미세한 공기구멍을 추가한 관계로 강도가 낮아지는 단점이 발생했지만, 비정질 질화붕소를 사용할 경우 미세한 공기구멍을 추가하지 않아도 되므로 반도체의 강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연구팀은 이론적 계산과 포항 방사광 가속기 시설을 통해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이 낮은 이유가 ‘불규칙한 원자배열’에 있음을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하여 소재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면, 확인된 메커니즘을 응용하여 더욱 우수한 소재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비정질 질화붕소를 절연체로 상용화할 수 있다면 반도체 칩의 전력 소모와 동작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므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일본의 수출규제에 초격차 전략으로 대응하여 한국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데 조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신규 방사광 가속기 구축으로 선진국과 기술개발 경쟁 돌입


지난 3월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신규 방사광 가속기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후 5월 8일 충북 청주를 방사광 가속기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타미플루’가 ‘스탠퍼드 대학교’의 방사광가속기(SSRL)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분석의 성과이며,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는 연간1000 시간 이상 방사광 가속기의 빔 라인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등 각 국가들은 첨단 R&D 개발에 방사광 가속기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도 방사광 가속기 시설이 구축되어 있으나 연구과제 기준으로 수요/공급 수용률은 70% (1.4 : 1), 연구시간 기준으로 수요/공급 수용률은 53% (1.9 : 1)로 R&D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과기부는 설명했다.

게다가 첨단 R&D 관련하여 방사광 가속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신형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를 구축하여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이다.

신규 방사광 가속기의 최종부지로 충북 청주가 선정되었으나 특정 지역의 발전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므로, 각 정부 부처와 지자체, 연구기관, 기업들은 신규 방사광 가속기를 현명하게 활용하여 한국의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산업 발전을 위한 토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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