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경영학교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그룹을 손꼽아 본 적이 있다. 성공사례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쉽게도 인수합병을 통한 경영실패 사례다. 한때는 그룹총수의 성공신화로 언론에서 대서특필했지만 한 번의 경영판단 잘못으로 그룹 전체를 몰락시킨 사례가 최근에만도 한 두개가 아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무리한 인수가격 산정과 불합리한 풋백옵션으로 인해 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대우건설을 재매각 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결국 2010년 그룹전체를 채권단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한 사례다.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은 현재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에 있는 상황이며, 지난해 6년 만에 채권단 워크아웃을 졸업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신규수주 물량을 확보해 가며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아주 냉정하다. 금호산업은 52주 최저가인 8,270원을 기록하면서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 흑자전환 했으나, 투자는 글쎄요?

금호산업이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올해 1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회사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기준 1분기 매출액 2,659억, 영업이익 96억, 당기순이익 247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4억원, 17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워크아웃 졸업 후 어려운 대외여건에서도 내실경영으로 나름대로는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신규 수주도 올해 초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928억 원 규모의 부산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2월에는 군포 공공임대 리츠 시공권, 대전 주거환경개선사업 건설공사 등을 수주했다.

하지만 갈 길이 아직 멀다는 평가다. 흑자달성에도 불구하고 52주 최저가를 갱신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더욱이 올해 건설업종 주가상승률 20% 수준에 비하면 형편없는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 금호아시아나 지배구조

금호산업이 적격 투자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조건이 해결되어야 한다. 현재 금호산업은 기업자체의 펀더맨털 보다는 기업외적인 이슈로 평가되고 있다. 그룹재건이라는 오너일가의 대의명분에 그룹 전체가 휘둘리고 있는 모습이다. 금호산업을 되찾긴 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금호타이어 인수문제가 남아 있다. 인수관련 자금동원 문제라든가 매각과정과 관련해서 언제든 또다시 그룹 전체가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또한 같은 뿌리인 금호석유화학그룹과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형과 동생이 2009년 등을 돌린 후 그룹 간 갈등관계가 지속되어 왔고, 현재 계열분리, 상표권분쟁 등 아직도 법정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두 그룹에게는 경영정상화에 걸림돌이 많이 남아 있다.

▲ 금호아시아나 본사건물 전경

◆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그룹은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은 데 대해 지배구조 안정성과 정통성을 회복했다고 자평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기만 하다. 그것은 내부문제일 따름이고 시장은 투자대상 적격인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경영진은 금호산업이 여전히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경영진은 반성하고, 투자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외국인 보유율 1.5% 수준 / 현대건설 23%, 대림산업 33%, 현대산업개발 49% 수준

주가는 기업의 실적을 반영하고 미래가치에 대응한다. 지금 시장은 기다리고 있다. 주력기업인 금호산업 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대로 된 기업평가와 주가 제자리 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업이 기업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저평가되고 투자자에게 부담을 주는 기업경영 행태는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뉴스워커는 글로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가장 전진배치되고 있는 건설산업분야의 주요 기업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분석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및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총 10회에 걸쳐 홍은기 본지 편집위원의 산업분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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