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지속 발전 위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원칙 필요

한국의 한류가 K팝 등을 중심으로 세계적 위상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 점유율은 턱없이 모자라며 더 높게 뻗어가기 위해서는 한류정책에 대한 획기적 발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래픽 황성환 기자
한국의 한류가 K팝 등을 중심으로 세계적 위상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 점유율은 턱없이 모자라며 더 높게 뻗어가기 위해서는 한류정책에 대한 획기적 발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래픽 황성환 기자

한류 콘텐츠 산업 성장중


지난 7월 16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신한류 진흥정책 추진계획을 수립했다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발표했다.

문체부는 2018년 기준 세계 콘텐츠시장 규모는 총 약 2.4조 달러인데 그 중 한국은 623억 달러의 규모로 점유율 2.6%를 기록하여 세계 7위라고 설명했다.

한류 콘텐츠 수출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3.9% 증가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9년 ‘국제교류재단’ 자료 기준으로 해외 한류동호회 회원수가 9932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한류 콘텐츠 산업은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출입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콘텐츠 수출이 100달러 증가할 때 관련 소비재 수출은 248달러가 증가할 정도이며, ‘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한류 연계 소비재와 관광 수출액은 2016년 75.6억 달러에서 2019년 123.2억 달러로 증가하여 연평균 17.7%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한류 콘텐츠 산업의 파급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 콘텐츠 산업과 한류 산업이 크게 타격을 입고 있다는 평가다.

문체부에 따르면 2020년 3월에서 6월까지 국내 영화관 총 관객 수 전년 동기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방한 외국인 수도 전년 동기대비 9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타격은 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상황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류 콘텐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온라인 콘텐츠 제공업체인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동남아지역 각국 콘텐츠 인기 순위 10위안에 한류 드라마가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20일에 공개된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경우 6월 22일 기준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 대만, 태국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더 킹: 영원의 군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과 같은 한류 드라마가 순위권 안에 포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16일 ‘아사히신문’은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한국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일본인 층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게다가 최근 일본 넷플릭스에서 사랑의 불시착뿐만 아니라 ‘이태원 클래스’ 등의 한류 드라마도 상위권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동남아 각국과 일본 등에서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어든 대신 콘텐츠를 소비하는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잘 만들어진 한류 드라마 같은 한국 콘텐츠들의 소비가 같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류 진흥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문체부는 신한류 진흥을 위해 극복해야할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한류는 대중음악과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 편중되어 있어 콘텐츠가 협소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2019년 ‘해외문화홍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관련 접촉 분야는 대중문화(37.8%), 문화유산(10.5%), 스포츠(8.3%), 순수예술(2.4%) 정도로 편중이 심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콘텐츠 확대와 온라인 서비스를 확충한다.

둘째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자료에 의할 때 2019년 기준 수출 마케팅에 한류를 활용하는 중소기업은 27.6%에 불과하므로 타 산업과의 연대를 확대하여 한류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셋째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일부 소비시장 중심으로 과도한 상업적 진출로 인해 반한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한류 애호층 관리와 쌍방향 교류 증진으로 반한류 정서를 관리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기준 16.2%였던 반한류 공감도는 2019년 기준 26.6%로 상승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한류 진흥과 관련하여 각 부처별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므로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지적에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범부처 한류 정책 협의체를 형성한다.

1990년대 일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한류는 2010년대에 이르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꾸준히 계속하는 노력이 필요하기에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협의는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경쟁력 높은 한류 콘텐츠 지속 발굴


각 정부관련 부처들은 경쟁력 높은 한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문체부와 중기부는 한국 게임과 E스포츠가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이를 위해 2020년 하반기에 ‘게임산업진흥법’ 등을 개정하여 규제를 완화하고 맞춤형 제작, 유통 지원체계 등 분야에서 관련 기업을 지원한다.

또한 올해 11월에 각 국가의 대표 선수들이 참여하는 ‘제1회 한중일 E스포츠 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E스포츠 지역 경기장과 시설 등을 지정하여 국제 표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문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관광거점에 실감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여 실감형 콘텐츠 확충에 협력한다.

이 외에도 문체부는 중소 영화제작사 육성을 위한 투자펀드를 확충할 예정이며 독립예술영화 제작, 유통, 개봉 및 전용관 지원 확대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 2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봉준호 감독 등 기생충 제작진, 출연진들과의 오찬에서 영화산업의 융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지만 절대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마련된 신한류 증진 정책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지원은 아끼지 않겠지만 제작에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받은 콘텐츠 제작진들이 각자 최선을 다한다면 한류는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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