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위해 사전작업 완료한 티맥스소프트 연내 기업공개 향방은...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1997년 6월 3일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소프트웨어 자문개발 및 공급을 주 영업 목적으로 설립된 티맥스소프트의 창업주는 카이스트대학교 부교수 출신의 박대연 회장이다. 박대연 회장은 가족 중심의 경영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2013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연구개발에 대한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맥스소프트 외 티맥스데이터, 티맥스A&C는 지난 3년 간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매출 기준 빅3에 들어가는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2월 총 300여 명의 연구원들을 신규 채용하는 등 성장 속도에 불이 붙을 수 있을지에 대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초 글로벌 우려로 떠오르고 있는 코로나 19의 공포가 티맥소프트에게도 몰려왔다. 지난 5월 용인시 코로나 19 66번째 확진자에 이어 직장동료가 추가 감염되면서 전 사업장이 폐쇄되기도 했다.


기업공개 발목 잡은 관계사 간 복잡한 자금거래, 해결은?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살펴 보면 Oracle, IBM, Microsoft의 뒤를 이어 티맥스소프트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2017년 7.9%, 2018년 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품목별 시장 점유율은 미들웨어인 DCAP에서는 압도적으로 높은 42%의 점유율을, 인터페이스 미들웨어는 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JEUS를 중심으로 주력 제품인 미들웨어는 전체 제품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외에도 인터페이스 제품군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통신 및 유통 분야로도 꾸준히 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의 5년 간의 매출액은 비교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5년 중 최저치인 905억원의 매출액을 냈지만 이후 조금씩 매출액이 올라 2018년에는 5년 중 최대치인 1002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9년 976억원대로 다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률은 29.2%로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하며 수익성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및 성장성만 두고 보면 기업공개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2017년부터 티맥스소프트의 기업공개 의지를 확인한 이후 지적 받은 것은 다름 아닌 관계사인 티맥스데이터 등과의 복잡한 자금거래였다.

박대연 회장이 2019년 말 기준 88.71%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티맥스데이터는 지분 관계가 전혀 없어 ‘관계사’에 불과했던 티맥스소프트로부터 2015년 80억원, 2016년 80억원이라는 엄청난 수준의 차입금을 받았다. 이후 2017년에는 기존 장기차입금에서 27억원을 더 늘리고 나아가 37억원의 단기차입금까지 받으며 총 차입금액은 144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그러던 중 본격적으로 기업공개를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하여 박대연 회장이 기존에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100만 주를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 300억원에 매각했고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다시 티맥스데이터의 395억원 상당의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대가로 보통주 100만주와 교환했다. 추후 티맥스데이터가 보유하고 있는 100만주에 달하는 주식을 교환 받는 조건으로 회사채를 매입한 것인데 이때 티맥스데이터는 박 회장으로부터 티맥스소프트 주식을 현물출자의 형태로 유상증자를 하여 얻었다. 그 결과 자금이 생긴 티맥스데이터는 기업공개에 문제로 작용할 소지가 있는 티맥스소프트로부터 받은 단기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게 되었고 현재는 장, 단기차입금이 모두 0원이다.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소프트는 지배구조가 전혀 겹치지 않고 단순히 박대연 회장이 개별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관계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맥스소프트로부터 막대한 수준의 차입금을 지원 받은 점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티맥스소프트가 차입금까지 늘려가며 대여금으로 제공할 자금을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티맥스소프트이 오너기업을 위한 곳간으로 이용되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2015년부터 기업공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한 2017년까지 총차입금액의 평균은 1027억원이었다. 자금거래를 완전히 해소한 직후인 2018년 말 919억원, 2019년에는 75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분 관계도 없는 단순한 오너기업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닌 기업에 무리하게 차입금을 늘려가면서 자금을 지원해 준 것은 엄연히 내부통제와 관련해 지적 받을 만하다.

최근 들어 기업공개 심사 과정에서 어떠한 요소 보다 기업투명성과 직결 되어 있는 내부통제에 대해서 다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교환사채 등을 이용하여 자금 대여 문제를 지금 당장 해결했다 하더라도 박 회장이 티맥스데이터의 지분을 88.71%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전력 자체가 내부통제와 관련하여 꼬투리 잡힐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해결한 것을 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전력 자체가 전반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볼 가능성이 있다.


티맥스소프트에 의존하여 매출 내는 관계사, 독립할 수 있을까?


관계사와의 거래 등은 주요한 내부통제 기준 중 주요한 요소다. 주요 관계사로 지목 받고 있는 티맥스데이터, 티맥스에이앤씨는 과연 내부통제의 잣대를 피할 수 있을지 알아 봐야 한다.

2020년 1월 1일부로 상호명이 기존 티맥스오에스에서 티맥스에이앤씨로 변경된 이 회사 역시 박대연 회장이 2720만주를 보유하여 80%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2015년 설립된 이곳은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가 보통주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오너기업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는데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비중이 매우 심각하다. 2018년의 경우 총매출액 34억4840만원에서 무려 96.9%가 관계사인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데이터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감소하긴 했지만 76.9%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티맥스소프트로부터 70억원, 티맥스데이터로부터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맥스데이터의 내부거래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7년 56.2%, 2018년 44.1%, 2019년에는 23.1%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내부거래 금액의 거의 대부분이 티맥스소프트로와의 매출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

티맥스소프트가 티맥스에이앤씨에 대해서도 앞서 짚어 본 자금대여 등을 정리하려는 흔적이 발견된다. 기존에 티맥스소프트에게 18억원의 차입금을 받은 것을 모두 상환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후부터 티맥스데이터로부터 계속해서 단기차입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총자산의 증가로 인해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40%대로 떨어지는 듯 하더니 2019년 들어 티맥스데이터로부터 124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추가 조달, 이로써 단기차입금의존도가 74.4%로 다시 치솟게 되었다. 티맥스소프트의 5% 이상 소유 주주가 된 티맥스데이터와는 지분 관련하여 일절 관계는 없지만 두 회사 모두 영업적자 및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행보는 결국 두 회사가 독립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티맥스소프트의 도움을 또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요즘은 수익성 지표 등이 좋지 않더라도 내부통제와 관련된 문제가 일절 없는 곳은 심사 통과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 반대로 모든 것이 괜찮아도 내부통제와 관련해 과거 심각한 수준의 이력이 있다는 이유 만으로 심사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티맥스소프트의 박대연 회장이 2030년 10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연내 기업공개에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