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 팀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 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대북메시지를 발신하면서 북한이 이에 호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인영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23일 국회에서 개최된 가운데, 이 후보자는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과감히 결단하고 쉼 없이 부단히 시도하려는 의지도 필요하다”며 “북미관계에도 보다 건설적인 해법을 가지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자 해결자로서 우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겠다”고 거듭 남북관계 해결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자는 특히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을 연계하지 않고 병행해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 낸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북미관계 멈칫 해도 남북관계는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그는 “북미관계가 멈칫 하더라도 남북관계는 그 자체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하며, 남북은 다시 마주 앉아야 한다”며 “서로 간의 신뢰를 확인하고 약속을 실천해 멈췄던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움직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앞서 ‘작은 교역’을 북측과 해 나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작은 교역은 이 후보자가 앞서 제안한 인도협력 분야의 물물교환 구상으로, 그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예를 들면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 우리의 쌀, 약품 이러한 것들을 현물대 현물로” 거래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자는 특히 이같은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북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접근방식”이라고 밝히며 구체적인 장소도 생각했음을 시사했다. 작은 교역의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도 나름의 방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보다 더 구체적인 남북 협력 방안을 밝히면서 북한이 남측의 이같은 메시지에 어떻게 호응할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이 후보자는 북한이 남측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테이블로 끌어낼 솔깃한 보따리를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어느 정도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을 시사하면서, 실제 그가 임명될 경우 이런 방안들은 실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北, 당분간 상황 관측할 가능성…남측 제안에 반응 보일까


이 후보자를 비롯해 새 외교안보라인 인선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지난 14일에 나온 바 있다. 당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남측 인터넷매체인 자주시보의 기사를 부분적으로 게재하고 “이번 인사에서 이인영, 임종석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도 많다”는 문장을 인용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두 사람이 다 ‘한미워킹그룹’ 문제에 비판적인 말들을 한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는 표현도 보도하면서 우회적인 기대를 내비쳤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대북제재를 효율적으로 풀어내는 기능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미워킹그룹은 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질의하자 이 후보자는 “대북제재를 효율적으로 풀어내는 기능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제재 영역이 아닌 인도적 협력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측은 이 후보자가 임명된 후 정책 진행 상황을 당분간 관측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8월 15일 광복절을 계기로 대화 물꼬가 트일 수 있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북한이 남측과의 대화에 냉랭한 입장인 것으로 보여지면서, 어떻게 교착 국면이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