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으로 넘어간 탈북민 김모씨의 동선이 알려지면서 그의 월북 당일 행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발생한 월북 사건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경계태세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탈북민 김모(24)씨는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로, 배수로의 철제 장애물을 손으로 벌리고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박한기 합참 의장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배수로에서 강으로 이어지는 곳을 차단하기 위해 철근으로 마름모꼴의 장애물이 있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면 윤형(바퀴 모양) 철조망을 감아놨다”며 “일단 차단할 수 있도록 장애물이 설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중으로 설치된 장애물은 낡은 상태로 파악됐다. 김씨가 왜소한 체격이었기 때문에 장애물을 뚫고 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신장 163cm에 몸무게 54kg…장애물 극복하고 나갈 여지있었던 것으로 확인”


박 의장은 “(김씨는) 신장이 163㎝, 몸무게 54㎏으로 왜소하다”면서 “장애물을 극복하고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김씨의) 몸이 야위어서 넘어갔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예”라고 밝혔다. 그는 ‘장애물 자체의 문제는 없었느냐’는 질의에는 “장애물이 좀 오래돼서, 윤형 철조망의 경우 많이 노후화한 부분이 식별됐다. 장애물을 벌리고 나갈 여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의장은 “아침과 저녁에 (장애물을) 정밀 점검하는데, 그날도 현장을 보고 거기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장애물에 대한 훼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북한이탈주민 재월북' 자료를 보면 김모씨는 탈북 전 개성시 개풍군 혜평리에 거주하며 농장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씨는 2017년 6월17일 해평리 월포해안으로 헤엄을 쳐 18일 오전 2시26분께 김포 해병2사단 초소로 귀순했다.

김모씨는 재입북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여진다. 국방부는 지난 6월12일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같은 달 김포 소재 임대아파트를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국방부는 해병2사단 지역(김포반도~서측 도서) 정밀점검을 위해 인원을 투입한 상태다. 현장에는 국방조사본부와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단 등이 나와 다른 정황들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강화도 인근에서 가방 등 유기물을 발견해 해당 장소에서 월북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정밀 분석 중이다.

또한 국방부는 “사실관계 확인 후 은폐·축소 의혹이 없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경계작전 관련 후속조치 과제를 도출해 제대별 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술한 軍 경계태세 한동안 도마위에 오를 듯


한편 이번 월북 사건으로 인해 군의 허술한 경계태세는 한동안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월북 인지 시점에 대한 질의에 “북한 방송이 나온 후 확인하고 인지했다”고 밝혔다.

군이 북한 발표 전까지 인지하지 못한 것은 ‘경계실패’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 장관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다만 정 장관은 “이 시간에도 지상, 해상, 공중에서 24시간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우리 장병들이 있고 부족한 부분은 확실히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목선 상황 후 여러가지 경계작전 실패와 관련, 시스템적으로나 감시장비 전력과 관련한 부분, 근무 인원에 대한 보강,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정말 많은 부분을 보완해왔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해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돼 죄송하지만 많은 부분이 보완이 돼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정 장관은 “기본적으로 일선부대 경계작전 장병부터해서 책임요소가 있겠지만 모든 국방관련 책임은 장관에게 있다”며 “저는 무한책임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