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형 종합건설사 대림산업은 토목•건축, 플랜트, 발전, 제조•상사, 임대, 석유•화학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건설회사인지 아니면 석유화학기업인지 구분이 안 간다.

아래 표를 보면 매출액 기준으로는 건설부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2005년 기준으로 대림산업은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회사로 나타난다. 대림산업은 지난 1987년 호남에틸렌을 인수한 뒤 꾸준히 석유화학 부문 사업의 덩치를 키워왔다. 건설 부문은 원가율이 안정되지 않아 수익 변동성이 큰 반면, 석유화학 부문에선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 대림산업 사업부문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2015년도 기준)

◆ 대림산업의 꾸준한 성장 비결은 실속있는 '정상화' 작업

대림산업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실적 정상화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영지표는 올해 건설업계의 몇 안 되는 기대주 중의 하나임을 분명히 말해 준다.

그 이유를 보면 첫째, 대림산업은 지난해 ‘턴어라운드(turn-around)’에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1분기에 영업이익 (연결재무제표 기준)이 흑자 전환한 이후 꾸준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결과 2015년 영업이익과•당기순이익의 흑자전환으로 ‘실적 턴어라운드’ 또한 성공했다. 매출액은 9조5,117억원, 영업이익 2,656억원, 당기순이익 2,107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부동산시장 회복으로 건축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저유가로 석유화학사업도 기지개를 켠 덕분으로 분석된다.

둘째, 올해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는 연결 자회사 부문도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특히 유화부문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55억원)를 기록하면서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매출액은 2조 2,540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08억 원으로 전년대비 32.2% 증가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011년 3분기부터 18개 분기 연속 분기매출 2조 클럽을 달성한 것이다.

셋째, 작년 대림산업의 부채비율은 151%이며, 보유현금은 2조 2,088억원 규모다. 순차입금은 7,458억원으로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수준이다.

넷째, 이외에도 올해는 대림산업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해이기도 하다. 바로 지난 1월 이란의 경제 제재가 37년 만에 풀리면서 다른 건설회사 보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돌파구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대림산업은 이란 경제제재 기간에도 현지 지사를 운영하는 등 관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 대림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가 또한 화답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으며, 올해 보다 내년이 기대되는 대림산업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은 대림산업 본사와 이해욱 부회장)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공습을 받아 직원 13명이 숨졌지만 철수하지 않고 잔류하면서 공사를 계속한 전례가 있다. 이렇게 구축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림산업은 이란 알와즈와 이스파한을 잇는 49억 달러 규모의 철도 공사와 20억 달러 규모의 ‘박티아리댐 수력발전 공사’ 가계약을 맺었고, 이외에도 27억 달러 정부 계약(GA) 등 9개의 사업 수주가 추진 중에 있다. 이 때문에 대림산업은 이란을 포함 중동시장에서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로 뽑히게 됐다.

◆ 실적에 주가가 화답하다

기대대로 올해 건설업종의 주가는 상승추세를 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림산업의 주가흐름이 매우 견조하다. 올해 52주 최고가를 달성한데 이어 작년 8월 52주 최저가에 비하면 벌써 4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승흐름은 하반기 건설업 실적개선에 힘입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연말이 더 기대되는 회사, 대림산업

향후 대림산업에 대한 투자판단의 기준은 다음 세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하나는 연결자회사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 DSA의 적자폭 감소규모다. DSA의 적자규모는 2015년 2,180억원에서 올해는 780억원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우디 내 대다수 프로젝트 공정률이 1분기까지 대부분 90%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하반기 적자규모 축소는 가능할 전망이다.

다음은 비핵심 계열사(대림자동차, 대림C&S)의 상장 또는 매각계획 여부이다. 어떤 형태이든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핵심사업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림산업이 핵심경영전략으로 밝힌 디벨로퍼 사업운영 및 확대의 실행 여부가 관건이다. 그룹 오너 3세인 이해욱(사진) 대림산업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해 건축, 토목, 유화, 에너지 등 주요 분야에서 우리의 실력으로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리드 디벨로퍼 프로젝트를 발굴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사는 민자발전(IPP)분야 육성, 뉴스테이 신사업(기업형 임대주택), 해외 SOC 민간개발사업 확대를 중장기 전략방향으로 정했다.

25일 대림산업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를 받았다. 그 동안 건설기업이 리츠 AMC의 주주로 참여한 적은 있지만 주도적으로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동사가 처음이다.

대림산업은 ①우리나라 해외건설 외화획득 제1호 건설회사이자, ②국내 최초 브랜드 아파트 도입, ③국내 업계 최초 미국에 석유화학 제조기술 수출, ④제1호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자 등등 이런 역사를 가진 회사가 바로 대림산업이다.

하반기에도 주요 건설업체들이 국내 주택 부문 호조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 개선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동사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 뉴스워커는 글로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가장 전진배치되고 있는 건설산업분야의 주요 기업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분석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및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총 10회에 걸쳐 홍은기 본지 편집위원의 산업분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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