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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제이엘케이 : 기업진단] 2014년 2월 설립된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은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활용하여 디스플레이 결함을 찾아내는 검사장비를 생산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 12월 11일에 기술성장기업의 코스닥시장 특례상장했다. 이후 2020년 3월 이루어진 주주총회를 거쳐 기업이미지 제고 및 사업다각화를 위한 변경을 목적으로 현재의 사명 제이엘케이로 변경했다. 2020년 1분기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취급하는 제품은 인공지능 산업 및 보안 분석 솔루션과 인공지능 의료분석 솔루션 두 가지가 있다. 둘 중 인공지능 의료분석 솔루션 제품의 매출 비중이 98.3%를 차지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에서 합격점을 받아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 후 6개월이 된 지금, 제이엘케이는 잘 운영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회사 전체 매출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챙기는 3인의 이사


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 기관을 통해 시사를 거쳐 수익성이 좋지 않더라도 상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2005년 도입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논란이 많다. 특히 최근 들어 기술특례 상장을 한 기업이 하루아침에 상장폐지 위기가 거론되며 되려 투자자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라 인공지능, 블록체인, 바이오, 핀테크 등 신기술 위주의 혁신기업의 기업공개를 원활하게 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추진 배경이다.

특례사장 질적심사 요건이 일반상장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혁신기업의 상장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시장 내 일반적인 평가를 반영하여 상장심자 기준을 개선했다. 위 표의 내용상 눈에 띄는 점은 현 영업 상황에 대한 부분을 아예 배제했다는 점과 성장성에 대해 상장 이후 이른 시간 내 실적을 내야 하는 것보다 4차 산업에 대한 성장과 확장 가능성이라는 애매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영업실적보다 4차 산업과의 연관성이나 기술성에만 포커스를 맞추게 됐다.

제이엘케이가 상장하기 전 실적 2017년과 2018년 실적 등을 보면 상장 요건 자체가 완화되었기 때문에 상장이 가능했다고 분석된다. 2019년 5월 설립된 미국법인과 같은 해 7월에 설립된 일본법인의 실적을 모두 합친 연결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에는 매출액이 1억원도 채 되지 않으나 영업손실은 21억원, 당기순손실만 84억원이다. 2018년 들어 매출액이 331.6% 급등해 3억6291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적자 폭이 늘었다. 글로벌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19년 435억원으로 전년 273억원 대비 59.3%나 시장 규모가 늘었는데도 상장한 해 매출액은 2억3000만원으로 퇴보했다. 위 그래프 대로 영업적자는 108억원으로, 순손실은 잠시 회복되는 듯 했으나 107억원으로 3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등기이사(사외이사, 감사 제외) 1인당 지급되는 평균보수액은 매출보다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내이사는 총 세명으로 김원태 대표이사(경영총괄), 김동민 대표이사(경영 및 연구총괄), 이명재 부사장(기술영업 총괄)로 구성되어 있다.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억3000만원데 반해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액은 3억6000만원이 지급됐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의 내용에서도 연결기준 매출액이 1억1882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100만원 많은 1억1901만원을 세 명의 이사가 평균 보수를 수령했다. 세 명의 사내이사와 임성묵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이사에 대한 보수 승인에 대한 건이 가결되었는데 아직 회사가 매출도 불안정하고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굳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인공지능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출 등이 안정적인 상태에 접어들기 전부터 실적 대비 고액의 연봉이 지급된 것 자체는 다소 의아하다.


이제 막 상장해 앞으로 돈 나갈 일은 산더미, ‘가능성’에 기대는 실적


제이엘케이는 2019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적자 및 순손실의 폭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인공지능 솔루션 제품의 매출이 1.8억원 감소와 우수인력의 선제적 채용 등으로 인한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이 상승한 것으로 설명했다. 판매비와관리비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21억원이었으나 매해 엄청난 속도로 증가했고 이는 2019년에 이르러 110억원까지 올랐다. 회사 측의 설명대로 2018년 9억원이었던 급여가 2019년에 3배 증가해 27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이외에도 이 회사는 아직 과도기에 해당하는 4차 산업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이므로 연구 개발 비용으로도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실제 제이엘케이는 2019년의 경우 매출액 대비 판관비로 적용된 연구 개발 비용의 비중이 무려 1096.07%를 기록했을 정도다. 2020년 1분기에는 투자에 대한 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 439.5%가 됐지만 여전히 투자 비용의 비중이 높다. 이때문에 연구 개발 비용 증가는 판관비를 증가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된다.

판관비를 상승시키는 또 다른 원인은 주식보상비용이다. 2019년 주식선택매수권의 행사로 주식보상비용으로 20억원이 반영됐다. 올해 1분기에 비용으로 인식한 주식보상비용은 5억7980만원이다. 현재 부여된 주식선택매수권은 거의 대부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3년 이내로 정해져 있으며 미행사 수량의 총합은 177만9975주가 남아 있다. 스톡옵션 잔량이 아주 많은 편이기 때문에 공정가치를 곱하여 행사기간 동안 주식보상비용으로 처리되는 금액 자체가 커서 한동안 제이엘케이의 수익성 개선의 발목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비용 등을 생각해보면 돈 나갈 일만 잔뜩 쌓인 셈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추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기업은 3년 내내 영업활동에서 계속 현금을 까먹었다. 앞서 판관비 등을 살펴보며 유추 가능한 것은 계속 늘어나는 영업비용 등으로 인해 현금 까먹는 수준도 해를 거듭하며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업공개를 통해 재무활동현금흐름이 크게 증가해 현금및현금성자산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영업활동에서 계속해서 현금을 감소시키게 되면 이 기업의 유동성에도 큰 문제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급여, 연구 개발 비용이나 주식선택매수권 등은 유능한 인재를 도입하고 인공지능 산업과 관련하여 꾸준한 기술력 확보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 성장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드는 비용이다 그래도 비용 증가 속도에 대비하여 매출액 증가 속도가 너무 느리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억원 늘어날 때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의 적자 폭이 각각 7억원, 6억원이나 커졌다.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상장에 성공한 제이엘케이의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무조건 오를 것이란 확신도 없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 초반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라서 가능성 하나만 가지고 투자를 결심한 투자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적자를 4년 이상 연속으로 기록한다 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다. 다만 제이엘케이와 같이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인 기업은 6년째부터 적용 대상이 되며 또한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이 잠식되거나 영업손실이 7년째 이어지게 되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제이엘케이가 막대한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매출을 늘리지 않는다면 완화된 상장폐지 요건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의료헬스 인공지능과 관련된 산업이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2025년에는 보건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서비스 시장 규모 자체가 무려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은 무궁무진하다. 즉 경쟁률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이므로 제이엘케이의 무작정 장밋빛 미래만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물론 올해 들어 뉴질랜드 식약처로부터 인공지능 기반 의료 솔루션 뉴질랜드 의료기기 총 7건에 대한 품목허가 완료를 받는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엘케이가 국내 무대가 아닌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만큼 초반의 불안정한 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구름 잡는 기업이 되지 않으려면 무조건 가능성 하나만 바라보는 것보다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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