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수시로 무작위 전화나 기존 가입자 또는 가입해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을 권유한다. 권유되는 보험은 대부분 금융소비자에게 무조건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듯이 말한다. 정말일까.

사실 상당수 금융소비자가 가입하는 보험 예를 들어 실손보험이나 상해보험, 저축보험, 연금보험 등에 가입해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등의 위험 또는 저 수입으로 인한 노후걱정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지금 상품은 특약상품으로 지금이 아니면 가입이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금융소비자는 전화상담원의 설명만을 믿고 선뜻 또는 여러 차례 가입권유 전화로 인해 가입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과연 상담원 또는 모집원의 말대로 금융소비자가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것일까. 그것에 대한 판단은 금융소비자 개개인의 몫이지만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바로 금융사도 기업으로 이익이 남아야 기업이 유지되고 영유한다는 점이다.

그러면 그 이익은 어디서 가져오는 것인가. 금융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하고 매월 보험금을 납입하면 금융사는 적립된 보험금으로 일명 ‘돈놀이’를 하게 된다. 3%의 이익을 금융소비자에게 돌려주기로 했으면 보험사는 4~5%의 금리로 때로는 더 높은 금리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돈놀이’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하면 보험사나 해당 보험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는 이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보험사가 점점 거대해지는 것은 단순 대출 차익으로 돈을 벌지 않고, 해당 보험에 가입한 금융소비자가 가져가야 할 몫도 일부 빼낼 수 있다는 점도 역시 고려할 수 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경기가 악화될수록 늘어나는 것은 실업자다. 특히 40대 이상 중고령 실업자의 경우 재취업이 쉽지 않아 사업을 고려하고 특히 경험부족으로 인해 프랜차이즈 등 음식업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때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주가 돈을 벌어야 프랜차이즈 본사도 돈을 버는 구조다”며 “가맹점을 차리시면 무조건 도움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정말일까. 최근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는 커피프랜차이즈가 바로 ‘카페베네’다. 이곳은 한 때 전국 최대 가맹점을 가졌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바 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이곳 카페베네의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왜 그럴까. 프랜차이즈 본사의 설명대로라면 분명 카페베네는 큰 인기와 더불어 매출은 날로 증가해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음이 알려졌다.

그 이유는 이렇다. 프랜차이즈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프랜차이즈 가맹에 따른 매출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되려면 우선 가맹비와 로열티 그리고 집기물품, 초기물량, 인테리어 비용 등을 지불해야 한다.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 인테리어다. 이 때 지급되는 비용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인한 본사 수익부분인데 이것이 프랜차이즈 본사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 커피사업이라면 커피원두 등의 물량을 공급하는데 이것은 전체 매출의 20% 안팎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는 예비가맹점주에게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산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사례도 있다. 증권사의 경우 매달 또는 분기별로 주가가 급등할 수 있는 유망주 또는 유망업체를 발표한다. 또 예상 주가까지 정하면서 이 주식을 사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일까. 증권사가 가져가는 수익의 상당수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조사한 결과 거래수익이 상당히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거래에 따른 수익이 증권사의 수익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이 이야기는 증권사가 종목을 고르고 투자자들에게 이 종목이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크니 우리 증권사를 통해 매매를 하라! 그리고 치고 빠지는 시기를 알려주겠다 등의 말로 유인을 하게 된다. 사실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당 상품의 주가가 오르면 좋지만 하락해도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주식투자자가 사고팔고만 자주하면 그것으로 인해 매매수수료가 생기게 되기 때문에 떨어지든 올라가든 무조건 이익이 되는 구조다.

투자자가 돈을 벌어야 증권사도 돈을 번다는 것은 전적으로 맞지 않다는 얘기다.

다시 보험사 얘기로 돌아가 보자. 7년여 전 한 생명보험사는 복리이자로 12년 또는 15년 납입을 하면 큰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금융소비자들에게 전화를 하고 가입을 권유한 바 있다. ‘복리’란 금융의 마법과도 같다. 이자에 이자가 거듭 쌓이는 효과이기 때문에 한때 금융권에서는 복리상품을 취급했지만 지금은 거의 적용하지 않고 있다. 그 만큼 금융소비자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금융사에게는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한데, 해당 보험사는 보험모집원을 통해 보험가입을 권유했다. 복리이자로 지급하며 그것도 시중 이자가 아닌 대출이자 즉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대출해주는 이자를 그대로 적용해 준다는 것이다.

혹하지 않을 수 없다. 복리가 좋다는 것은 이제 초등학생도 안다. 그리고 저축이자가 아닌 대출이자로 적용한다는 것은 소비자입장에서는 무조건 이익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소비자가 한 가지 생각지 못한 점이 있다. 하나는 보험이 만기까지 도달되는 율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장기간일수록 만기 도달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알다시피 보험은 만기를 채우지 않으면 해약에 따른 손해가 발생한다. 적립한 돈의 액수가 많게는 80%, 적게는 10~20% 정도 손해를 보고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

적립원금을 손해보고 해지하고 싶은 금융소비자는 없다. 한데, 경제가 어려울수록 직장이 위태 롭고, 매달 들어가야 하는 돈은 많아지는 현대인으로써는 우선 끌어 모을 수 있는 돈부터 빼 써야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금융권의 경제 예측이 소비자로서는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사의 경제 예측 또는 금리변화가 ‘무조건 맞다’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개인인 소비자가 예측하는 것과 전문가가 예측하는 사항은 분명 다르다. 금융사는 향후 30년 미래를 내다보고 금융상품을 설계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도 또는 결정도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금융사는 가능하다. 거대 조직을 이끌면서 그리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다. 그런 점에서 보험사는 어떻게 하면 이익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이 보험사가 대출이자수준으로 복리상품을 팔았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향후 국내 경제는 위태롭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만기 도달 비율은 낮아지고 또 경기의 위축은 저금리를 불러오기 때문에 해당 금융 상품에 가입한 금융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몫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을지도 모른다. 금융사는 이렇게 적립된 돈을 가지로 또 ‘돈 놀이’에 매진하는 모양새를 보일 것이 자명하다.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금융소비자에게 미래의 삶이 풍요롭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지만, 실제 만기까지는 먼 미래의 이야기고 또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은 고스란히 가입한 금융소비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 신대성 산업부 부장

나는 나의 글이 ‘바람’이었으면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글이 ‘음악’이거나 ‘노래’이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뭇사람의 가슴에 머물러 있기를 고대하는 것이다.
난 나의 글이 ‘바람’이기를 원하는 것은 오랜 글쓰기의 습관 때문인지도 모른다. 신문기사는 지나간 글에 대해 추억을 살릴 수는 있지만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울먹임은 갖기 어렵다. 바람은 흐른다. 시대를 풍미했던 기사도 흐른다. 그래서 바람은 추억이 되고, 지나간 추억은 좋았건 나빴건 희미하다.
나는 나의 글에서 바람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바람소리는 때로 산들바람처럼 시원하지만, 격랑의 폭풍우처럼 거세기도 하다. 들녘에 부는 바람은 마른 풀잎사이를 지나며 야릇한 소리를 만든다. 바람은 지나고 다시 오지 않는다. 시대의 글이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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