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신대성 기자] 한국거래소가 신명난 한해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시장 개장 기념식 1시간에 무려 5억원을 쓰고, 정장도 두벌씩 돌리는 등, 전년 예산에 30배나 되는 비용을 탕진한 것이다. 돈 쓰는데 ‘신이 났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이 같은 방만경영을 한데에는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서 예산을 펑펑 썼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최근 4년간 증권시장 개장 기념 대내 행사 비용 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매년 평균 2천만 원 수준의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는 증권시장 기념 대내 행사에 올해에는 약 25배가 넘는 5억 478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집행 내역을 살펴보면, 직원 785명에게 1인당 60만 원 상당의 기념품을 지급하는데 4억 7천만 원을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기념품은 다름 아닌 LG패션 그룹에서 구입한 정장 2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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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담당자는 “공공기관 지정당시에는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복리후생비 등이 대폭 감축되었고, 증권시장 개장 60주년이라는 의미에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차원에서 근무복을 2벌씩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채 의원은 “증권시장 관리 운영 업무를 거의 독점적으로 영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거래소의 특성과,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 실태 등에 비추어 볼 때 공공기관에서 지정해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부득불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해줬다”고 지적하며, “이는 친박 출신 낙하산 최경수 이사장의 소원수리였다”고 말했다.
또한 채 의원은 “한국거래소는 일반 회사가 아니라 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며 “그런데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되자마자 임직원의 보수를 올리고 1시간짜리 행사에 5억을 집행하는 것도 모자라, 차은택 감독에게 몰아주기 위해 급조된 창조경제 광고비용을 떠안고 이 사실을 국회에 은폐하는 등, 최소한의 자정능력도 없어 외부의 감독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 기관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따라서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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