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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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생산성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반도체 장비 개발


지난 6월 11일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프로텍과 합동으로 반도체 후공정의 생산성을 1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Gang-Bonder(갱 본더)’ 장비를 개발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Gang Bonding(갱 본딩)’ 방식이란 낮은 온도에서 반도체칩을 기판에 대략적으로 배열한 후 열과 압력을 가하여 정확한 위치에 여러 반도체를 동시에 일괄적으로 조립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계연 연구팀에 따르면 갱 본딩 방식을 채용할 경우 기존에 적용되었던 후공정 방식인 ‘TC 본딩’ 방식에 비해 시간당 반도체 생산량이 100배 이상 향상될 정도로 생산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20㎛급 유연 반도체 칩을 ±2㎛ 이내의 정밀도로 파손 없이 기판에 배열하고 조립하는 것이 가능하며, 300㎜×300㎜ 이상의 대면적 유연 반도체 패키지 패널 조립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접촉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수기체를 이용하여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300㎜×300㎜ 이상의 대면적을 20℃/sec 이상으로 고속 승온 및 냉각할 수 있는 다중 셀 세라믹 히터를 개발하여, 생산 공정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불량률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카드, 메디컬 디바이스, Micro-LED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패키지와 같은 웨이퍼 및 패널 레벨 패키지 초정밀 조립 분야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 소재, 부품, 장비 분야 연구하는 대학을 적극 지원하기로


지난 9월 11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5개 권역별 소부장 특화분야에 “대학 소부장 혁신연구소”를 선정하여 가동한다고 밝혔다.

5개 권역은 ①수도권, ②충청·강원권, ③호남·제주권, ④경북권, ⑤경남권으로 수도권에서는 ‘연세대’가 충청·강원권에서는 ‘순천향대’, 호남·제주권에서는 ‘전북대’, 경북권에서는 ‘경북대’, 경남권에서는 ‘울산과기원’이 5개 거점 대학으로 각각 선정됐다.

연세대는 차세대 박막 공법으로 평가받는 ‘원자층 증착(ALD)’ 관련 소재와 부품 개발을 담당하고 순천향대는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용 발광체 잉크 소재와 잉크젯 인쇄 장비 개발을 담당한다.

전북대는 의료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나노탄소복합소재 상용화에 나서며 경북대는 전기차용 복합성능 모터 및 배터리 관리 시스템 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울산과기원은 친환경차용 초경량 고내식성 마그네슘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에 지역 거점으로 선정된 대학은 참여 기업들과 협력하여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권역 내 소부장 기업에 대해서는 기술자문, 장비·인력 지원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을 위해 2020년 42억 원을 포함하여 3년간 총 228억 원을 지역거점 대학에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산업생태계 조성위해 범부처가 뛴다


지난 9월 10일 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출범식’과 함께 국내 반도체 선순환 생태계의 구축을 위한 ‘공공과 민간의 역량을 결집하는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과기부는 이날 행사에서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와, 반도체 주요기업-기관 간 연대와 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소부장 개발 기업 외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과 같은 소부장 수요기업도 참가하여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탤 것을 분명히 했다.

산업부와 과기부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 관련 기업 애로 해소 및 제도 개선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며, 반도체산업협회, 나노종합기술원, 융합혁신지원단은 개발된 소재 부품 장비가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업수요를 반영한 인프라 구축, 기초 적용평가와 양산평가 간 연계, 패턴웨이퍼 지원 사업 관련 협력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오늘 이 자리가 반도체 분야 산ㆍ학ㆍ연이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여 우리나라가 반도체 종합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의지를 굳건히 했다.

현재 코로나19와 아베 총리의 사임 등으로 작년에 촉발되었던 수출규제 이슈는 적극적으로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포함한 타국과 무조건적인 분쟁을 일으키는 싸움꾼이 아니므로 표면화되지 않는 갈등을 우리 측에서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은 적다.

다만 산업 구조적으로 한국 산업이 일본 소재, 부품,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 현상은 향후에도 일본발 수출규제가 발생할 여지를 남겨둔다는 점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

일본 국민과 기업의 생각이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은 어렵지만, 일본 정부는 극우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한국 산업을 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할 경우 언제든지 일본발 수출규제 혹은 경제보복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언급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한국이 위법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일본 의회 내에서 강력한 파벌을 가지고 있는 아소 다로 부총리 또한 한국에게 더 강한 규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는 등, 향후에도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를 유지 혹은 더 강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신뢰를 깨는 것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어렵지 않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로 한국의 경제시스템에 부당한 간섭을 취한 이상 더 이상 일본 경제산업계에 대해 우방과 동등한 무제한적인 신뢰를 보내기는 어렵다.

타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을 협력의 대상으로 취급할 필요는 있지만 과거처럼 일본의 소부장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되며, 국산화와 수입의 다변화를 통해 일본 소부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하고 한국과 협력 의사를 밝히고 한국 국내 생산을 원하는 일본 소부장 기업이 있다면 그 또한 포용하는 방식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전쟁억지력’이란 개념이 있는데 이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 상대를 압도할 필요는 없다는 개념을 포함한다.

전쟁이 날 경우 상대도 만만치 않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진 상대라도 전쟁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쟁억지력의 핵심이다.

아베 총리는 수출규제로 일본 기업을 포함한 일본은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 하에서 한국 산업계에 대해서 부당한 간섭을 취했다.

아베 총리의 잘못된 전제란 일본이 자국의 소부장을 한국에 제공하지 않으면 한국은 망할 것이므로 한국은 물러설 것이며 이에 따라 일본은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한국은 민관이 총력을 다해 국산화와 수입 다변화로 대응했으며, 그 결과 한국 산업계의 피해는 경미한 반면 일본 소부장 기업은 한국 국내 생산을 타진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

표면화되지 않은 갈등을 일부러 심화시킬 필요는 없지만 한국 산업계가 일본 의존도를 점차 낮추어갈수록, 일본 소부장이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져 일본 소부장 기업이 결국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밖에 없으므로 수출규제와 같은 부당한 간섭을 취하기 어렵다,

결국 전쟁억지력과 같이 한국 반도체 산업계가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면 일본의 부당한 간섭 가능성 또한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쉽지는 않겠지만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지속적으로 성숙한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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