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_뉴스워커]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주요 외신은 일본이 지난해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한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정책의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소형 칩 시장에서 이미 일본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회의론과 함께, 정부 정책으로 우리 기업이 품질이 보장되지 않은 반도체 부품을 이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정부, 반도체 시험 시설 증설로 삼성과 협력”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 지난해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한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정책의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 지난해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한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정책의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야후뉴스, CNBC 등 외신은 15일(현시시각) 일본의 한국에 대한 칩 수출 억제와 미·중 긴장 강화로 인한 한국 기업들의 전망을 분석했다.

외신은 지난달 한국정부가 반도체 시험 시설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과의 협력을 공표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해당 시설은 국내 공급업체들에게 포토 레지스트와 같은 정교한 칩을 제조하고 테스트하도록 동기부여하기 위한 계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외신은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이 마이크로 칩을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한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추진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일본의 칩 수출 제한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문제, 미-중 간 긴장 악화 등 칩 기술에 대한 자립의 필요성으로 대두되고 있다.

삼성이 이전에 재료의 출처와 관계없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최상의 부품을 공급받는데 집중했다면, 최근 코로나19와 일본 수출 억제로 인해, 칩 공급 중단이 없는 지역 공급업체를 육성하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관측했다.

현재 삼성은 네덜란드 ASML에서 만든 ArF 액침노광기(Immersion Lithography)를 공립 연구소에 공급했으며, 해당 기술은 삼성이 칩 테스트를 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ASML은 반도체 노광장비 부문 세계 1위 업체로, 해당 ArF 액침노광기 새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최대 1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외신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삼성은 차세대 칩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삼성은 국내 칩 부품 및 테스트 장비 업체 2곳인 S&S테크와 YIK에 총 약 1,1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S&S는 현재 호야(Hoya)와 같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90% 이상 공급되는 칩 제조 부품인 마스크 블랭크를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삼성은 공립 연구소에 기계를 공급하는데 최종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며 “기계를 구입하고 수리하는데 약 200억원이 책정됐다”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이와 같은 고가의 장비를 공립 연구소에 제공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상당히 높은 곳에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우위 시장에 돈 쏟아붓는 것 위험”


일각에서는 한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달성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는 경고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현재 일본에서 주로 공급받고 있는 반도체 100개 품목의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2022년까지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외신은 실제로 우리나라가 지난해 목표 삼았던 세 가지 반도체 재료에 대한 공급을 이미 다각화했으며, 현재는 국내 및 벨기에, 대만, 중국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국내 소형 칩 소재 시장에서 일본이 이미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첨단 기술 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또한 우리 정부가 국내 대기업들이 현지 공급업체들을 이용하기를 원하지만,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이는 쉬운 선택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삼성,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퀄컴, 화웨이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에 칩과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칩 부문은 아시아 4위 경제국인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은 “일본은 전 세계 포토 레지스트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첨단소재를 국산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칩 제조 장비에 대한 제한을 확대할 경우, 한국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만약 일본이 재료보다 취약한 반도체 생산 장비 부품 수출을 제한하면 한국의 칩 생산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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