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추석 풍경은 코로나 방역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오는 10월1일은 추석명절이다.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하는 때이며, 오랫동안 뵙지 못한 부모님과 친지분, 형제자매를 만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 같은 일상이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어디서도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오는 10월1일은 추석명절이다.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하는 때이며, 오랫동안 뵙지 못한 부모님과 친지분, 형제자매를 만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 같은 일상이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어디서도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다가오는 추석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전년도 추석보다 택배 물량이 늘어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택배 물량이 이렇게 늘었다는 것은 곧 그만큼 많은 사람의 이동이 줄어든다는 뜻일까. 사람들은 과연 이렇게 단시간에 변화할 수 있을 것인가.


보건복지부에서는


추석 연휴 코로나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여,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 기간을 특별방역 기간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공원 야외공간 이용 증가에 따른 한강공원 및 시 직영공원 25개소 방역 관리 강화할 것이며, 인천가족공원의 경우 연휴 기간 전 시설 폐쇄를 예정하며 ‘미리 성묘’, ‘온라인 성묘’를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특별방역 기간 관련이 아니더라도, 정부는 추석 방역 대책을 내놓았다. 이동 시 개인차량 이용, 대중교통 이용 시 음식 섭취 자제, 휴게소 이용 시간 최소화 등이 그것이다. 그에 더해 철도 승차권과 대중교통, 고속도로 휴게시설과 관련한 방역 대책도 내놓았다. 지난 20일에는 추석 대비 전통시장 방역 및 비대면 판매 지원 대책도 내놓았다.


세대 간의 갈등


이러한 방역 대책을 따라가며, 누군가는 고향으로 움직인다. 둘 이상의 세대가 만난다. 추석 명절과 세대 간 갈등은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였다. 그리고 이번에 코로나가 만든 세대 간 갈등은, 기존의 것과는 다소 달라 보인다. 갈등 양상을 설명하자면, 귀성에 찬성하는 부모 세대와 반대하는 자녀 세대 간의 다툼이라고 적을 수 있겠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 어느 시골의 마스크 착용률이 낮았는데 어떤 이가 ‘코로나로 돌아가시면 가족들이 임종도 지킬 수 없다더라’ 말했더니 다음 날부터 마스크를 꼬박꼬박 착용하고 다니시더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이가 있을 것이다. 이는 언뜻 우습지만, 끝내 등골이 서늘하다. 코로나라는 전염병 속에서, 노인들은 사실 가장 취약한 약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세대 갈등


청년 세대의 집단 감염은 장년층이, 장년층의 집단 감염은 청년층이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존에 존재하던 세대 갈등이 코로나 19를 계기로 표출된 것이라고 보았다. 이번 추석 귀성 문제를 두고 일어나는 다툼은, 집단 감염 없이도 세대 간 갈등에 열을 올릴 장작이 되었다.


움직이는 사람들


앞에서 언급한 방역 대책인 ‘철도 승차권 전체 판매 비율 50% 제한’ 때문일까. 코레일 홈페이지에서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 서울에서 출발하는 기차표가 전부 매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택배 물량과 함께 고통받는 택배 기사는 늘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움직인다.


복불복 추캉스


추석과 바캉스를 더해 ‘추캉스.’ 매년 이맘때면 이루어졌던 대대적인 여행 프로모션을, 올해는 찾아볼 수 없다. 여행사들의 눈치 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어떤 숙박시설은 만실을 기록했다. 주로 강원/제주지역이었는데, 이는 두 곳이 청정지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지역에 따라 관광객이 없는, 숙박업소주들에게 그야말로 ‘복불복’인 추캉스가 된 것이다.


조삼모사 방역


전년도와 비교하여 1/3이 줄어들었으니, 고향으로의 이동 자제 캠페인은 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줄어든 그 인원이 리조트로 출발한다면. 이번 추석에도 ‘민족 대이동’은 여전할 것인가. ‘청정지역’으로 몰리는 객과 함께 방역은 ‘조삼모사’가 될 것인가.


추석은


추수를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는 날. 멀리 지내던 가족들이 만나는 날. 식사와 대화와 놀이를 함께 하는 날. 세대 간 갈등도, 조삼모사 격인 방역 캠페인도 어느 하나 바랐을 사람이 없는 날. 비록 몸은 멀어도, 마음은 함께.

“서로의 건강을 기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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