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1월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이날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내용으로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된 때이기도 하다.

‘4차산업 혁명’ 이 말은 지난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6차 세계경제포럼(WEF) 에서 처음 언급됐다. 다보스포럼이라고 부르는 이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처음 이 말을 언급하면서 중요한 논의 과제가 되었다.

4차산업혁명은 아직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그 만큼 그 개념정리가 아직 덜 된, 미흡한 부분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4차산업 혁명이 정확히 IT산업을 얘기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을 얘기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1969년 이후 컴퓨터와 인터넷이 이끈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AI(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통해 실재와 가상현실이 통합되는 새로운 혁신을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하는 정도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회장도 “인공지능, 소재과학, 유전자가위, 양자컴퓨터,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미지의 세계로 우리가 겪어야 할 변화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정의할 수 없다”고 했을 정도다.

다만 대략 4차 산업혁명, 일명 인더스트리 4.0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 정도로 이해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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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의 과정을 보면 우선 1차 산업혁명은 수력 증기기관을 사용한 기계화 과정을 말한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술로 대량생산 체제를 건설하게 된 것이다. 3차산업 혁명은 컴퓨터와 정보기술의 접목으로 자동화된 생산체제를 만들었다.

▲ 산업혁명의 발전 과정/자료 : UBS white paper 참조 및 저자 재구성

그리고 다시 얼마 되지 않은 시기가 지나 지금의 4차 산업혁명이 언급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은 3차산업 혁명의 정보통신 기술의 기반 위에 만들어진 산업이다. 그 특징으로는 융합과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대량의 정보를 다양한 기기들이 공유할 수 있는 상태, 그 정도를 우리가 부르는 4차산업 혁명이라는 틀 속에 넣을 수 있는 정도다. 이는 아직 그 모습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이러한 모습들은 현재 IoT라 부르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하나의 통합 체계로서 사이버 및 물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이러한 초연결성으로 축적된 막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 출처: comsoc.org/blog

여기서 되집어봐야 할 문제가 한국은 이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쓰나미 물결에 어디쯤 와 있냐라는 것이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은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을 중심으로 헤게모니를 잡으려는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일단 이들 국가에선 인공지능, 로봇기술 연구가 상업화 단계에 와 있다. 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빅데이터, 클라우딩 컴퓨터 등의 생태계를 선점하고 있으며 일본도 로봇을 통해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독일도 제조 시스템을 통한 인더스트리 4.0을 중심으로 내세우고 있고, 중국은 거대 자본과 시장을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기술이나 의지에서 이미 두세 발짝 뒤처져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올 초 다보스포럼에서 내놓은 ‘4차 산업혁명이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 대상 139개국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나라 25위로 기록됐다. 미국은 4위, 일본은 12위로 우리보다 앞섰고, 중국은 28위였다. 노동시장 유연성 등 5개 부문에 걸쳐 진행된 이번 평가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83위에 그친 게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4차 산업과 연관된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세 역시 크게 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련 상장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2006~2010년 연평균 9.7%에서 2011~2015년 1.8%로 감소했다. 이와는 달리 경쟁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오히려 크게 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은 같은 기간 역성장(-3%)에서 4.3% 성장으로 돌아섰고 중국도 12.6%였던 성장세를 13.2%까지 끌어올렸다. 미국은 4.5%에서 6.5%로, 독일도 4.5%에서 5.3%로 각각 매출액 신장률을 키웠다.

▲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

미국의 4차산업 혁명 경쟁력을 크게 올리고 있는 곳은 애플과 구글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못한다. 지금 애플이나 구글이 이러한 산업혁명을 실현시키는 기업에 한층 가까이 다가갔음을 그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구글이나 애플 이들 두 기업은 스마트폰이라는 휴대용기기를 인간에게 심는데 성공했고, 그 휴대기기를 통해 모든 행동이나 패턴 등 움직임, 생각, 목소리 등을 수집한다. 그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경제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또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된 정보는 해당 기업의 매출증대로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낸다.

결국 4차산업의 혁명은 구글과 애플이라는 거대 기업만을 남기고 그 외 기업은 종속기업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런 우려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으로 보이며, 다만 지금의 4차 산업혁명은 대표적으로 생명과 의료분야, 자율주행 자동차,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3D프린팅, 나노기술, 신소재 사업 등이 언급되고 있다. 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확실한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모바일 인터넷과 클라우드를 통한 데이터 축적, 이렇게 쌓인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의 발달과 딥러닝은 앞으로의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요소로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 3D프린팅

과거 1차와 2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던 기술들은 사회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3차 산업 이후 주요 기술들은 사람의 생활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4차 산업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생활에 편리함과 익숙함을 통한 자연스러운 생활 밀착형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기술이나 정책 또는 현상들이 그렇듯 4차 산업혁명 또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현재의 상황은 마치 폭풍전야 같기도 하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의견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 변화의 바람이 크게 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가장 크게 거론되는 것이 바로 일자리 문제다. 현재 국내는 일자리 창출에 많은 정책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 층의 일자리 창출은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적 요건의 회복으로 소비가 증가하게 되며, 결혼으로 인한 출산문제의 해결, 다시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일련의 문제를 일자리 창출 하나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인데, 4차 산업혁명은 이런 일자리 문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의 다보스포럼에서도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기존의 일자리 710만개가 소멸하고, 새로운 일자리 200만개가 창출돼, 결과적으로 총 510만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자리의 형태만 바뀔 뿐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낙관론도 있다. 산업혁명을 포함해 기술혁신은 일자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삶의 질을 끌어올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는 의견이다.

과거의 산업혁명 과정에서 생산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린 노동자가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는 이미 역사의 기록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생산의 자동화가 이뤄지면 인간의 더 많은 여가생활을 누리고 윤택해지리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결국 엉뚱한 결과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 다포스포럼의 의제

하지만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거역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이미 우리의 생활 속 밀접한 곳에서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관론이든 부정론이든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이고 또 우리에게 유리한 낙관론이 될 수 있도록 어떻게 만들어가는가가 주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이곳 다보스포럼은 초청된 사람만이 참석할 수 있는 배타적 민간경제 회의라는 점에서 부자들의 잔치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매년 각국의 최고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세계경제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본 내용은 전자통신연구원, 삼성전자, 현대경제연구원, 미래창조과학부의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 됐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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