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황규성 기자] 서울의 상권 움직임에 따라 상가의 임대수익률도 달라진다. 사람이 많이 찾고 이럼으로 상권이 크게 형성되면 상가 수익 즉 임대수익률은 자연히 상승하게 된다. 최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소재 상가 평균 임대료는 전분기대비 9.3% 오른 3.36만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상권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낸 가운데 강북 지역 상권 임대료 상승이 두드러 지는 모습이다.

도심권역은 전분기 두드러진 상승폭을 나타냈던 광화문상권이 5.8% 하락했다. 신규 오피스 상권 중심으로 수요자는 꾸준하지만 전분기 임대료 상승폭(23%)이 유독 높았던 영향으로 당분기는 소폭 조정이 된 듯 하다. 한편 종각역 상권은 임대료 수준이 높아 공실이 발생함에도 임대, 임차인 간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듯, 임대료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 외 종로3가는 3.0%, 종로5가는 0.7% 상승했다.

상권별로는 문화행사 개최로 관광객 수요가 증가한 상암DMC상권(20.0%)의 강세가 지속됐다. 오피스 상주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활기가 이어졌다. 북촌 상권도 인기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관광객뿐 아니라 내국인 수요까지 겹치면서 북촌 상권 임대료는 당분기 19.3% 상승했다. 그 외에도 이면상권이 자리잡은 합정역, 이태원 등의 상권 임대료가 올랐다.

강남권역은 △강남역(8.6%) △압구정(3.7%) △삼성역(3.7%) △신사역(2.2%) 순으로 임대료가 상승했다. 강남역 상권은 글로벌 푸드 체인과 온라인 캐릭터 브랜드샵이 들어서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다양한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이 대규모 점포 형태로 자리잡으며 강남역 상권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대로변 점포의 높은 임대료는 강남역 상권의 리딩업종의 변화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압구정상권은 성형관광객 감소추세로 비교적 한산하다. 당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과 가까운 이면상권 내 점포가 매물로 출시되며 임대료가 3.7% 상승했다. 삼성역 상권은 특급 지하도시 조성으로 기대감이 형성돼 있긴 하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는 적다. 완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대료에 반영되기에도 이른 감이 있어 보인다. 주로 오피스 밀집 지역 내 상권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가 되고 있다.

신촌 마포권역은 상암DMC상권 임대료가 3분기 연속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미디어관련업체 들이 밀집해있는 오피스 상권 일대 요식업종들이 들어서고 있다. 한류페스티벌 등 행사 개최로 관광객 수요까지 몰리면서 한동안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합정역 상권 임대료 상승도 두드러졌다. 합정역 인근 이면상권에 소규모 점포들이 들어서고 대형 기획사 주변으로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수요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한편 이화여대는 2분기 연속 임대료가 상승세다. 중국인 관광객과 대학생 유동인구가 꾸준한 가운데 당분기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한 매물이 출시되면서 임대료 수준이 상향 조정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대상권은 올해 연말까지 이화패션문화거리로 조성될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공실을 확보해 패션디자이너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이면대로를 새롭게 꾸며 한동안 위축됐던 이대 상권의 앞으로가 주목된다.

한편 영등포권역은 △영등포역(10.7%) △영등포시장역(6.3%) △여의도역(5.5%) 순으로 임대료가 변동했다. 영등포역 상권은 지하상권, 복합쇼핑몰, 백화점과 요식업종 밀집지역이 시너지를 내는 특수 상권이라 할 수 있다. 입지와 유동인구가 받쳐주기 때문에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아 매물 출시 여부에 따라 임대료 수준의 등락이 좌우된다.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 상권은 최근 면세점이슈로 관광객 수요가 증가한 모습이다. 하지만 9월 말 시행된 김영란법 영향으로 한식, 일식 전문점의 매출 감소가 4분기 점포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서울 기타권역 내에서는 북촌 상권 임대료가 19.3% 오르며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다. 인근 광화문 오피스 상주수요 및 방문객이 꾸준한 가운데 최근 경복궁, 창덕궁, 한옥마을 등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임대료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태원 상권도 당분기 12.4% 상승했다. 이태원역 주변 및 경리단길에서 해방촌까지 상권의 범위가 넓어지며 이면상권을 찾는 수요자들이 꾸준하다.

분당 상권 임대료는 △미금(7.2%) △서현(2.9%) ▼야탑(-0.3%) ▼정자(-2.7%) ▼판교(-11.4%) ▼수내(-18.5%) 순으로 변동했다. 엠코헤리츠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는 미금은 임대료 수준이 높다 보니 업종의 손바뀜이 자주 일어나는 모습이다. 요식업종 중에서도 디저트 관련 업종이 그나마 꾸준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거주민 위주 상권임에도 임대료 수준이 높다보니 공실이 발생하기도 하며 신분당선 환승역이 개통(2017년)하면 일대 상가 임대료는 더 높아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편 판교는 주상복합몰인 라스트리트가 수요자들의 주목을 끌면서 백현동 카페거리와 아브뉴프랑 인근 상권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라스트리트는 객단가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다양한 요식업종 등이 입점해있고 몇몇 점포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당분간 방문객들이 꾸준할 것으로 보여진다.

일산 주요 상권 임대료는 △백석(0.7%) ▼마두(-2.3%) ▼정발산(-3.2%) ▼대화(-5.4%) ▼주엽(-6.7%) 순으로 변동했다. 백석은 오피스텔 밀집 지역 내 오피스텔 하층부의 업종전환사례가 늘면서 임대료가 상승했다. 또한 인근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내상가 내 다수의 앵커스토어의 입점이 예정돼 있어 이슈다. 신규 점포 입점 이후 집객효과로 백석역 자체 상권 경쟁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오피스텔 밀집 지역 내 상권이 되려 위축될 우려도 공존한다.

최근 임대료 상승폭이 두드러진 상권을 살펴보면 내국인과 관광객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지역인 경우가 많다. 당분기 상암DMC, 북촌, 합정동, 이태원 등의 임대료 상승폭 확대도 내국인뿐 아니라 관광객 수요가 늘면서 상권 임대료가 상승했다. 하지만 해가 바뀔수록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제공 입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입국관광객 수가 2014년 이래로 2년 연속 줄었고 그 감소폭은 올해 13.3%로 전년감소폭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또 최근 중국정부는 한국행 중국인관광객을 줄이라는 지침을 일선 여행사에 내려 보내기도 했다.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이나 관광객 방문 비중이 높은 상권의 경우 향후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엿보여 관광객 유입을 위한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초대형 복합몰 오픈, 지하도시 조성 등 이슈가 되는 요소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것, 큰 것 인 것 같다. 언제나 처음은 이슈화돼 수요자들은 해당 점포나 상권을 방문 한다. 하지만 문제는 처음만 이슈라는 점이다. 변화에 민감한 수요자이기에 그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새롭거나 큰 상권은 금방 힘을 잃게 된다. 수요자를 유인하는 매력의 지속성이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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