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금융감독원
경동제약의 실적이 악화됐지만 갑작스러운 배당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그 원인이 증여세 재원마련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코로나19와 제약업계 5. 경동제약 편] 경동제약은 류덕희 회장이 1976년 2월 12일 의약품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했으며 1992년 12월 1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류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경영 활동에 여전히 참여하고 있지만 2014년부터 장남 류기성 대표이사를 30대 초반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선임했고 2016년 말에는 2세 경영체제로 본격 전환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실적 악화에 갑작스러운 배당, 증여세 재원 마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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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류덕희 회장의 배우자 김행자 씨가 별세하며 김 씨가 보유하던 주식 대부분을 증여받아 6%대로 지분율이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이듬해 류 회장이 추가로 주식을 증여하며 370만주를 보유하게 되어 올해 반기 말 기준 13.9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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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제약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약 828억5458만원으로 전년 동반기 대비 약 2.6% 감소했다. 회사 측은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내수 시장의 경기침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매출액 뿐만 아닐 영업이익도 함께 줄었다. 지난해 2분기 말 누적 영업이익은 136억4233만원이었으나 올해 반기 말 95억9584만원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는데 인건비 증가로 인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환율 상승 등 직, 간접 매출원가의 상승과 신제품 개발로 인한 임상 비용 증가 등 기술개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당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반기 대비 증가했는데 이는 종속기업투자주식의 처분이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들어서 경동제약의 영업 활동만 두고 보면 뒷걸음 쳤지만 경동제약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이를 두고 2019년 이루어진 증여에 따른 증여세 재원 마련의 목적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류기성 부회장이 내야하는 100억원 대 증여세를 내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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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희 회장을 비롯 직계 가족은 상당한 지분율을 통하여 쏠쏠한 배당수익을 챙겨왔다. 중간배당을 제외한 연차배당만 해도 류 회장 일가가 챙겨온 배당 수익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총 20억원에 달한다. 연차배당이야 주주환원정책을 목적으로 매해 실시했다고 해도 갑작스러운 중간 배당은 다소 낯설다. 이번 중간 배당으로 류기성 부회장이 가져간 배당 수익만 해도 3억7천만원이며 지난해 연차배당으로 이미 14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100억원대의 증여세를 5년에 걸쳐 납부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미 1년치 증여세를 2019년 배당과 2020년 중간배당을 통해 확보한 셈이다. 그리고 류 부회장은 이미 2014년부터 올해 중간배당까지 합산하여 총 43억6409만원의 배당수익을 수령했다. 증여세 부담은 앞으로도 배당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예상된다.


친인척 기업 몰아주기, 류 회장의 넘치는 가족愛


경동제약은 지분 관계가 없는 기타 특수관계기업과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로 도매업을 영위하는 곳이며 모두 류덕희 회장의 친인척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오너 사기업과 다름없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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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제약의 지분 0.02%를 보유한 제이씨헬스케어는 류 회장의 조카인 정원희 씨가 지분율 49.7%로 최대주주이며 대표이사는 류 회장의 매제 정상욱 씨다. 정원희 씨와 정상욱 대표는 경동제약의 지분을 각각 1.35%, 0.02%씩 보유하고 있다.

경동제약은 제이씨헬스케어로부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9억원, 22억원, 1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20년 반기 말까지 약 6억원 이상을 수익을 냈다. 이곳은 의약품도매 및 의약품 위수탁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참고로 정상욱 대표는 현재 경동제약의 비상근 감사를 맡고 있는데 오너일가 친인척이 감사 업무를 한다는 것은 오너경영 체제 상 의사회의 중립성을 지키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녀 류기연 씨가 대표인 알피에이치코리아에는 차녀 류연경 씨가 등기 이사로 등재된 곳이며 원료 의약품, 식품 및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할 목적으로 도매업과 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경동제약이 이곳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원재료 매입을 통해 매출을 올려주기도 했으나 최근 그 수치가 크게 줄었다. 2017년과 2018년 판매비와관리비 명목으로 5천만원 정도가 거래 내역의 전부였다. 그러던 중 지난해부터 경동제약이 이 회사를 통해 41억원의 수익을 내기 시작하더니 올해 6월 말까지 24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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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회장의 동생 류찬희 씨가 최대주주이며 조카 류기만 씨가 대표인 대일양행은 의약품 도매업을 하는 곳이다.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96.1%로 사실상 오너일가 개인 회사다. 이곳은 경동제약과 경동제약의 계열사 케이에스팜과의 거래대금 비중이 총 매출액의 10% 이상이다. 가장 많은 거래를 하고 있는 곳이 케이에스팜이며 류기정씨가 최대주주인 동시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곳이며 대일양행 류 대표가 2대 주주다.

2019년 대일양행은 케이에스팜에 126억원 어치 의약품을 팔았고 이외에도 임대료 수익 1449만원, 수입 수수료 1336만원을 거뒀다. 또한 이곳은 최대주주 류찬희 씨에 임차료 9천만 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경동제약은 총 매출액에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비중이 5% 이하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류덕희 회장의 친인척 회사와 경동제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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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들어 경동제약 특수관계인들은 장내매수 등을 통하여 보유주식수를 소량 늘리며 전체 지분의 44.21%의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다. 류덕희 회장 직계 가족은 물론 친인척은 소량이라고 하더라도 지분 관계에 있고 또한 이들이 소유하거나 경영하고 있는 도매업체 네 군데와 꾸준한 거래를 하는 것은 자칫 추후 통행세 등과 관련해 리스크 요소가 될 수 있다.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 1765억원으로 제약업계에서 중소형 규모인 경동제약은 2세 경영 체제가 이제 막 시작하며 큰 회사로 발전하기 위해서 이러한 문제는 안일하게 대처하기보다 사전에 해결의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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