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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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지금 북한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서 총 26종 220대의 무기를 공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는 분석이다.

통일연구원은 13일 ‘북한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난 10일 노동신문에 실린 열병식 행사사진이 모두 127장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개최된 9차례의 열병식 중 가장 많은 수의 사진이 관영 매체를 통개 공개된 것이다.


통일연구원 “127장 중 62장이 무기사진”…당대회 21년 1월 1일 전망


특히 이 중 62건의 사진이 무기 사진이었다. 그러나 과거 열병식에서 공개됐던 무기의 규모면에서는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 기념과 2015년 10월 10일 당 창건일 70주년 기념으로 개최된 열병식보다는 다소 적었다. 각각 2013년 전승절에는 무기 38종 280대, 2015년 당 창건일에는 31종 290대가 공개된 바 있다.

이번 열병식에서 주목되는 것은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기존 화성-15형보다 길이가 3m 가량 늘어나고 직경이 굵어졌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이동식발사차량의 바퀴가 11축 22륜으로 기존에 가장 컸던 화성-15형의 9축 18륜을 넘었다.

또 '북극성-4A'로 표기된 무기도 주목받고 잇다. 이는 열병식에서 ‘수중전략탄도탄’으로 소개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관측된다. 2019년 10월 2일 실험 발사한 북극성-3형(직경 1.5~1.6m)보다 직경이 더 굵어졌다는 점에서 기존 잠수함용보다는 신형잠수함 탑재용으로 추정된다고 통일연구원은 밝혔다.

또한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8차 당대회를 2021년 1월 1일에 개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16년 7차 당 대회가 '70일 전투' 종료 후 3∼4일 뒤 열렸던 점으로 미뤄 8차 당 대회는 연말 80일전투가 끝난 직후인 내년 1월 1일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美 전문가들, ‘김정은 눈물’에 “北 정권 압박 가중된다는 증거”


한편 미국 언론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주민들의 자연재해 복구 노력을 언급할 때 “미안하다”며 안경을 벗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고,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언급을 할 때는 “고맙다”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폭스 뉴스는 “김정은이 감정적인 사과 연설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흠모하는 대중에게 시적인 겸손을 보여주는 드문 광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폭스 뉴스는 김 위원장이 이렇게 감정을 쏟아내는 모습은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눈물을 흘린 데 대해 주민에 대한 사랑을 부각하는 ‘애민정치’를 연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우는 모습을 통해 북한 내부에 보낸 메시지는 “자신이 주민들의 지도자이며, 주민들을 아끼고, 진심으로 주민들이 잘 되길 바라며,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도움을 못 줘서 미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통치스타일의 특징은 당국자들의 책임을 묻는 것인데, 이같은 행동은 자신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 북한정보 분석관을 지낸 이민영 연구원은 VOA에 김정은 위원장이 ‘80일 전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연설을 들은 북한 주민들은 더 단결해서 더 잘 살아보자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북한의 선전선동 기법이 계속 세련되고 현대화된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 중앙정보국 CIA 출신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애민 지도자’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지만, 실제로 주민들을 사랑했다면 당 창건 행사를 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열병식은 주민들의 시간과 노력이라는 희생을 토대로 이뤄진다고 설명하며 “만일 김 위원장이 진실로 주민들을 아꼈다면 이런 대규모 열병식을 열지 않고, 대신 관련 자원을 주민생활 향상에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워장의 눈물에 대해 “주민들을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국제사회의 동정심을 이끌어 내 지원과 원조를 짜내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팀 케인 상원의원은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미국 국가안보 및 외교 강화’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열병식 평가 질문에 대해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계속될 것이고 북한이 현재 극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인 의원은 북한이 미국에 무기를 사용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파멸을 초래할 것이란 점을 북한도 알고 있다면서, 다만 그 과정에서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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