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반도체 종합강국으로 거듭나려 하는 한국

한국의 산업기술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의 성장기반은 세계 유례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폭풍에도 든든한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한국의 산업기술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의 성장기반은 세계 유례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폭풍에도 든든한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메모리 분야 초격차로 선두 유지한다


최근 코로나19와 심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전 세계 산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지만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계는 기술 초격차로 선두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0월 6일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에 특화된 차세대 ‘DDR5 D램’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출시된 DDR5는 DDR4와 비교하여 전송속도는 1.8배 빨라졌으며 동작전압이 1.1V로 낮아져 소비전력은 20% 정도 감축되었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

게다가 칩 내부에 오류를 스스로 정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한 관계로 SK하이닉스의 DDR5 램을 채용한 시스템의 신뢰성은 20배정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며,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의 개발로 256GB(기가바이트)의 고용량 구현도 가능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11월 16Gb DDR5 D램을 개발했으며 다양한 항목의 테스트와 검증을 성공적으로 거쳤지만 당시에는 DDR5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출시시기를 조율한 바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DR5의 수요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여 2024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43%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의 신제품 관련하여 ‘인텔(Intel)’, ‘시높시스(Synopsys)’, ‘르네사스(Renesas)’ 등 협력업체의 평가도 박하지 않아 향후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 지난 8월 30일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서 세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하여 스마트폰용 ‘16Gb LPDDR5 모바일 D램’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생산된 제품은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모바일 D램과 비교하여 동작속도는 16% 빨라졌다.

게다가 8개의 16Gb LPDDR5 모바일 D램 칩만으로 16GB(기가바이트) 제품을 구성할 수 있어 기존의 12Gb 칩 8개 와 8Gb 칩 4개로 16GB 제품을 구성한 것에 비해 30% 더 얇은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부품인 반도체 패키지의 두께를 얇게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스마트폰의 두께를 줄일 수 있으므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제품 자체의 성능도 우수하다는 평가지만, 평택 2라인에서는 ‘EUV 공정’을 적용하여 기존 공정에 비해 훨씬 세밀한 반도체 제작이 가능하고 공정 수도 줄이는 것이 가능하므로 타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생산기술 면에서도 격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13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의 EUV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인 ‘ASML’을 방문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향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기술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에 ASML과 협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도래할 AI, 5G, 자율주행 분야 등에는 초고성능, 초절전, 초소형의 반도체가 요구될 것이 분명한데 이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제작 기술이 필요하므로 EUV 노광기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등도 ASML과의 협업 정도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ASML외에 EUV 노광기술의 확보와 발전을 위해서 미국의 ‘듀폰(DuPont)’도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한국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하는 등 산업생태계 측면에서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전략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삼성전자 포함한 한국 업체 이미지 센서 분야에서 일본의 소니 맹추격


비메모리 분야 특히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업체들은 기존 1위 업체인 일본의 소니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부분 점유율은 소니(44%), 삼성전자(32%), 옴니비전(9%), 기타(15%) 순으로 나타났다.

비록 올해 상반기에도 일본의 소니가 이미지센서 분야 점유율에서 1위를 유지했지만 작년 상반기와 비교할 때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의 선전이 뚜렷하다.

2019년 상반기 기준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분야 점유율은 소니(50.1%), 삼성전자(29.0%)로 점유율 차이는 21.1%P에 달할 정도로 그 차이가 컸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소니는 점유율이 6.1%P 하락한 것에 반해 삼성전자는 3.0%P 상승하여 점유율 차이를 12%P로 좁히는 것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소니를 맹추격하고 있는 이유로 ‘샤오미’, ‘오포’, ‘리얼미’ 등 중국 스마트폰 회사들에게 이미지센서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이며, SK하이닉스도 구체적인 점유율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강력한 후발주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현재 애플이 소니에게서 주로 이미지센서를 공급받고 있지만 공급선 다변화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점유율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국 정부, AI 반도체 강국 위한 지원 추진


지난 10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AI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과기부는 AI 반도체 분야가 아직 지배적 강자가 없는 초기 단계로 판단되므로, 앞으로의 국가적 대응 노력이 글로벌 주도권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AI 반도체 산업 육성에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성전략은 크게 ‘선도형 혁신 기술·인재 확보’, ‘혁신성장형 산업 생태계 활성화’ 두 개로 나뉘어 추진된다.

한국 정부는 선도형 혁신 기술인 데이터 센터용 고성능 ‘NPU’,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통합한 ‘PIM’ 등의 개발에 역량을 투입하며, 국가 인공지능과 데이터 댐 사업에 AI 반도체를 도입 실증함으로서 초기 수요를 창출할 예정이다.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 아카데미 사업을 신설하며 석박사급 설계인력을 집중 양성하는 선도대학을 설치하는 등 2030년까지 3000명 규모의 고급인력을 육성한다.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반도체 연구 개발에서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IP(특허 등 지적재산권 보유기업)의 공동 R&D를 지원하고,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파운드리 기업의 공정 개방 확대도 추진한다.

또한 AI 반도체 기업이 신속하게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뉴딜 펀드와 반도체 펀드를 통해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은 AI 반도체 분야는 민관이 합심할 경우 세계 최고 분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력한 분야로 디지털 뉴딜의 핵심이라고 밝히며, 대형 R&D와 인재 확보뿐만 아니라 디지털 뉴딜과 연계한 초기 수요창출로 AI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또한 AI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핵심으로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AI 반도체를 포함한 종합 반도체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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