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뜨겁다. 주가가 뜨겁고, 배터리가 열을 받아 뜨겁다. 급기야 화재까지 발생한 LG화학 배터리, 그 실체가 궁금해 진다.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LG화학이 뜨겁다. 주가가 뜨겁고, 배터리가 열을 받아 뜨겁다. 급기야 화재까지 발생한 LG화학 배터리, 그 실체가 궁금해 진다.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최근 주식시장 속 뜨거운 감자는 당연 LG화학(대표: 신학철)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 계획 발표 후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 매도에 주가 하락 현상이 벌어졌다. LG화학은 다행히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하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를 하면서 주가 회복에 성공했다. 증권사들은 외국인 투자자 매수량을 두고 LG화학 목표 주가를 최고치로 선정하는 등 주가 폭등을 분석했다. 동학 개미의 화력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LG화학은 그대로 질주할 기세였다.


LG화학 뜻밖의 위기 봉착. 배터리 문제로 기업 전체 흔들릴 수도


이변이 발생했다. 지난 8일 현대자동차 코나 EV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코나 EV는 현대자동차에서 제조한 전기자동차로 배터리 부품은 LG화학이 담당했다. 국토부에서 코나 EV 화재 사고 원인을 중국 남경 공장에서 생산된 LG화학 배터리 셀이라고 지목하면서 LG화학은 곤혹에 빠졌다. 안 그래도 배터리 분할 사업 건에 관련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시기에 대형 폭탄이 터진 것이다.

국토부가 코나 EV 화재 원인을 LG화학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 결함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한 이유는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 막이 손상된 것이 확인되면서 ‘LG화학 제조 공정 불량’으로 내부 화재 발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국토부가 성급하게 입장문을 내놓았다며 그날 오후 반박자료를 내놨다. “리콜은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다”가 반박문 내용이었다. 추가 조사를 바라는 심정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이대로 결론난다면 코나 EV 리콜 비용은 LG화학에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17년 9월 말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생산된 2만 5600대의 코나 EV이다. 추가적으로 현대자동차가 국내 생산 후 유럽에 수출한 코나 EV까지 리콜 대상으로 선정된다면 그 수는 7만 6000대 정도이다.

7만 6000대의 배터리 교체 비용뿐만 아니라 LG화학은 원인 조사 및 향후 안전성 강화 비용 등의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거기에 현대 모비스와 함께 국내 전기차 첫 리콜 사태로 인한 이미지 손상 복구 비용까지 첨부해야 할 수도 있어 막대한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든 LG화학이 국토부의 발표를 번복시켜야 할 이유이다.


LG화학 위기 속 떠오르는 중국 CATL


배터리 업계에서는 LG화학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듯 보였다. LG화학의 신뢰성이 계속 떨어지게 되면 배터리 시장이 중국 CATL 기업에게 뺏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의 예상을 뒷받침하듯 중국의 여러 매체들은 LG화학 때리기에 앞장섰다. 코나 EV 결함 신고 중 대부분이 배터리 문제인데 중국 코나 EV는 LG화학 배터리가 아닌 중국 CATL 배터리 제품을 쓰고 있으니 안전하다며 차별화하고 있다. 이미 8월 LG화학은 중국 CATL에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역전을 당하기도 한 상태이다. 중국 현지에서 ‘K-배터리’ 흠집 내기 보도에 이어 국토부의 발표로 신뢰를 잃게 되자 LG화학의 글로벌 배터리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NHTSA 화재 사고 예비조사에 느닷없이 LG화학 또 등장


LG화학의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3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GM 자동차 쉐보레 볼트 EV 차량의 화재사고 예비 조사를 시작했는데 문제는 쉐보레 볼트 EV 차량 역시 LG화학의 NCM622배터리셀이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안전국은 쉐보레 볼트 EV의 화재 원인이 전기차 배터리에서 생겼을 확률이 크다고 바라보고 있다. NCM622배터리셀은 현대 코나 EV 배터리와 동일 모델이다.

미국에서도 볼트 EV 차량 화재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결정한다면 LG화학은 정말 큰일이다. 또한 역설적으로 국토부의 입장이 성급한 결정이 아닌 정확한 판단이었다는 게 입증될 것이다. 하자투성이 배터리를 만들었다는 기사가 나오게 된다면 물적 분할로 배신감을 느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추가적인 집단 매도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역대급 실적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주가는 오르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의 선택이 옳았던 것이다. 기업 실적에도 기업 운영 방식에 마음을 돌린 투자자들 잡지도 못하고 배터리 문제로 남아있던 투자자도 잃게 생겼다. 대박과 쪽박 한 끗 차이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LG화학은 이 위기를 앞으로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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